국내 3D 업종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건설현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인 근로자는 ‘귀한 몸’이 됐다.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등 건설업체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이들의 담합을 제재할 방법도 없다.임금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이는 곧 건축비 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외국인 근로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 건설현장 실태를 짚어보고 해결 방안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상〉 ‘귀하신 몸’들의 갑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구지역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상전’이 됐다.7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단순노무 직종에서 종사가 가능한 E9(비전문취업), H2(외국동포 방문취업) 비자 보유자 중 대구 체류 외국인 근로자 수는 2017년 9천241명, 2018년 8천834명, 2019년 8천235명 등 2017년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외국인 체류가 크게 줄었다.2020년 6천523명, 2021년 5천598명, 2022년 1분기(3월말) 5천519명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단순노무 외국인 근로자 중 대구 체류 비중도 2017년 1.85%며 2022년 1분기 1.67%로 감소했다.반면 한국인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은 높아지고 있다.대한전문건설협회의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근로자 나이대 비중은 2010년 기준 39세 이하 6.7%, 40대 45.3%, 50세 이상 48%였다. 2019년 기준 39세 이하 1.4%, 40대 22.3%, 50세 이상 76.2%로 집계됐다. 9년 만에 40대 근로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50대 이상은 50% 이상 늘었다.상황이 이렇자 외국인 근로자가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갑’이 됐다.한국인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이 높아 공사현장 상층부 일이나 위험이 따르는 일들은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으면 건설현장이 안 돌아간다는 말이 나온다.‘갑’의 위치에 선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런 상황을 악용, 담합을 통해 노임을 올리고 있다.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형틀목공 외국인 근로자의 일당은 25만 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30만 원을 넘게 줘고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단순노무직조차도 일당이 13만~15만 원 선이다.이마저도 노임이 맞지 않으면 팀 전체가 다른 건설현장으로 발길을 돌린다.지난 2년간 대구지역에 아파트 공사현장이 크게 늘면서 근로자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자 현장 소장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노임을 올려주고서라도 이들을 붙잡는다.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인 근로자들은 SNS를 통해 노임이 높은 공사현장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이들을 관리하는 에이전시 형태의 회사도 운영되고 있다. 대형 에이전시 운영자는 같은 외국인임에도 수억 원대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모습까지 목격되고 있다.지역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골조공사 상층부는 근무 강도가 높아 고령의 한국인 근로자가 하지 않으려 한다. 상층부 골조공사는 모두 외국인 근로자라 봐도 무방하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 팀장이 본인과 본인 팀 소속 외국인의 노임 단가를 더 올려 불러도 어쩔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현장으로 가버린다”고 하소연했다.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