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대구·경북 행정통합, 어떻게 되나

지방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추진 중이던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코로나 사태와 정치 일정 등에 밀려 애초 계획했던 내년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이와 관련해 향후 재추진 여부 그리고 그 계획 등이 포함된 최종 입장을 5월 초께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지난해 초 출발 단계부터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그리고 그 실무 계획을 준비했던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에서 최근 입장 변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그 핵심 내용은 행정통합을 하긴 하되 시한에 쫓기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기대와 우려 속에 추진되던 행정통합이 결국 중단 위기에 내몰린 것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찬성 여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았던 점이 우선 지적된다. 시·도가 여론조사와 순회대토론회 등을 열며 분위기 조성에 애썼지만, 최근까지도 지역민들 사이에선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게다가 안동, 예천 등 경북 북부권에선 물리적 반대 움직임까지 있었고, 또 정치권의 부정적 분위기와 중앙정부의 외면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이런 분위기와 함께, 근본적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생활이 어려워진 지역민들로서는 행정통합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는 점이다. 행정통합이 의제로 본격 거론됐던 지난해 초, 공교롭게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로19 사태가 발생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시·도는 의욕적으로 행정통합 추진 일정을 이어갔지만 결국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찬성 여론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게 됐다.그러나 행정통합 추진 중단이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에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금의 지방 위기를 가져온 정치, 경제 등 주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고, 또 현재 광주 전남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 들의 행정통합 움직임을 보더라도 이대로 주저앉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곧바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상황을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지적된 여러 문제를 미리 관리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행정통합을 중장기 과제로 가져갈 경우 자칫 그나마 마련된 추진 동력마저 사라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장은 불가능’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월20일 간부회의에서 “당장은 대구와 경북을 통합할 수 없다. 우선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행정통합 추진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반대보다 조금 높았으나, (행정통합은) 실질적으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야만 가능하다. 국회의원들도 대통령선거 등을 고려해 행정통합을 장기 과제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고 여론조사에서도 중장기 과제로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결과물이 나왔다. 미래는 반드시 통합으로 가야 하나 지금은 이를 위한 전초전으로 먼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서 중장기적으로 행정통합을 준비하자”며 입장 변화 배경을 설명했다.이에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 역시 3월17일 대구시의회에 참석해 시정 질의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통합 시점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라는 데 공감하며 시민들이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다면 장기적 관점으로 진행하라는 제언도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권 시장은 행정통합 완료 시점과 관련해 “시한을 정해두고 무조건 추진한다는 의도였다면 공론화위가 아니라 추진위를 만들었을 것이다. 행정통합은 시·도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해 주민투표로 최종 결정한다”고 강조했다.또 시·도가 출범시킨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김태일 공동위원장은 3월18일 브리핑에서 지역사회 관심 미흡과 팽팽한 찬반 여론, 지역의 사회·정치의 균열 조짐 등을 들어 예정됐던 숙의공론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의 발표 전에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태일·하혜수 공론화위 공동위원장이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도가 어느 정도 입장 정리를 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예상보다 컸던 반대 여론행정통합 추진이 중단된 데는 무엇보다 지역 여론이 따라주지 않은 게 크게 작용했다.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압도적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일부 지역에서는 반대 시위도 있었다.4월1일 경북도청 일대에서는 안동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선거 일정에 맞춰 졸속으로 처리되는 행정통합 추진을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또 통합은 안동과 예천, 경북도청 신도시까지 모두 다 공멸하는 길이다. 통합 논의를 즉시 중단하고 도청 이전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안동에서는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안동지역범시민연대가 행정통합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예천군의회 역시 임시회를 열고 ‘행정통합 추진 중단 촉구 건의안’을 발표했다.한편 공론화위가 3월31일부터 4월11일까지 대구·경북 성인남녀 1천 명(대구·경북 각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45.9%, 반대 37.7%, 모름·무응답 16.4%의 결과가 나왔다.이 조사에서 대구는 찬성이 1.8%포인트, 경북은 찬성이 14.6%포인트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 동부권(수성구 북구 동구)과 경북 동부권(포항 경주 영천 등)에서 찬성이 많았고, 대구 서부권(달서구 달성군)과 경북 북부권(문경 봉화 상주 등)에서 반대가 더 많았다.찬성 이유로는 ‘지방정부 권한 강화로 인한 경쟁력 확보’, 반대 이유로는 ‘균형발전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경제발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또 행정통합 추진 시점에 대해서는 63.2%가 ‘202년 지방선거 이후 중장기 과제로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처음 계획대로 내년 7월에 해야 한다’는 응답은 18.3%였다. 이에 앞서 3월에 실시한 공론화위의 1차 여론조사에서는 찬성이 40.2%, 반대가 38.8%였다. 공론화위는 4월29일 대구시장, 경북도지사에게 최종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며, 시장과 도지사는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5월 초께 행정통합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망과 과제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성공적으로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정치권과의 협력 강화, 시·도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철저한 준비,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의 의제화, 행정통합을 추진 중인 다른 광역자치단체와의 논의 상설화 등이 대구시와 경북도가 풀어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권영진 대구시장은 4월 초 언론인터뷰에서 “행정통합은 잠시 보류하는 것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국가적인 과제로 광주·전남, 대전·충청, 부산·울산·경남이 함께 추진하면 자연스레 대구·경북이 미국이나 독일 등의 하나의 주처럼 단일 행정체계로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행정통합 추진 중단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행정통합으로 바뀌게 될 일상의 편리함을 시·도민들이 여러 분야에서 미리 체험할 수 있다면 향후 재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공감대를 모아내는 데 도움이 될 거란 말이다. 가령 대구시와 인근 경북 시·군 간의 대중교통 광역환승시스템 도입이 그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대구 시계와 경북 도계를 오가는 대중교통 편은 48개 노선에 575대가 운행 중이다. 그런데 이중 시·도 간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한 지역은 경산시와 영천시 등 2곳뿐이고, 나머지 성주 칠곡 청도 고령 구미 등 5개 시·군에서는 환승이 안 돼 주민들이 교통 비용을 더 비싸게 치르고 있다.

/이슈추적/ LH 땅 투기 사태 한 달여, 대구·경북은

3월 초 한 시민사회단체의 폭로로 드러난 LH 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땅 투기 의혹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전국 각지의 LH 사업지로까지 투기 의혹 범위가 넓어지고, 또 투기 의혹 대상자도 공무원, 정치인 등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정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부동산투기사범특별수사단(특수본)을 차려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의혹에 비해 수사에서는 아직 그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애초 땅 투기 의혹 수사에 대해서는 투기성 거래 성격상 은밀하게 진행된 사례가 많고 특히 지인 등의 명의로 한 차명거래도 적지 않을 것이므로 적발해 내기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있었다.특수본에 따르면 한 달여 기간에 170여 건, 700여 명을 내·수사해 이중 혐의가 인정된 40여 명은 검찰에 송치하고 혐의 인정이 어려운 60여 명은 불입건·불송치했으며, 나머지 600여 명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지방정부와 지방경찰청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조사 대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대구·경북에도 LH 땅 투기 의혹 사건의 불똥이 튀었다. 지역에서는 대표적인 LH 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대구 연호지구와 경산 대임지구가 첫 번째 투기 의혹 조사 대상지가 됐다. 이곳에는 현재 LH 직원뿐 아니라 해당 지역 공무원이 땅 투기에 연루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또 선출직 공무원 가족과 선거캠프 관계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은 4월 초 연호지구, 대임지구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대구경북본부 대구동부권보상사업단을 잇따라 압수 수색했고, 그리고 4월12일에는 대구경찰청이 대구시청 도시계획과를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확보해 개발 정보 사전 유출과 불법 활용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경찰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지만, 전담수사팀을 꾸린 만큼 관련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한 수사와 함께 의혹이 드러난 투기자금 및 범죄수익에 대한 자금추적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또한 LH 땅 투기 사태는 지역의 다른 대규모 개발 사업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그동안 대구도시공사, 경북개발공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공공개발 사업지와 관련된 투기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해당 기관에서는 자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대구에서는 수성의료지구 대구국가산업단지 안심뉴타운 금호워터폴리스 대구대공원 식품산업클러스터 복현주거환경개선지구 등, 2012년부터 현재까지 토지 보상이 이뤄진 사업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경북에서는 도청신도시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사업지 등을 포함한 공공개발 사업지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그러나 경북도의 경우 대구시와 달리 조사 대상자 분류에만 한 달 가까이 걸리면서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한 경북 지역 조사 대상자 규모는 경북개발공사 임직원과 도청 직원, 시·군 관련 부서 직원 등을 합쳐 4천여 명이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일단 자체 조사를 한 뒤 투기 의혹이 드러날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경찰청은 13일 땅 투기 의혹을 받는 지자체 공무원, 지방의원 등 26명을 수사 중이며, 이 중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대구 연호지구대구시는 땅 투기 의혹 조사와 관련해 시 공무원 3명과 구청 공무원 1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4월8일 밝혔다. 이들은 토지나 건물 매입 과정에서 거래한 토지의 형태나 구입 목적 및 시점 등에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앞서 대구시는 40명 규모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3월15일부터 4월5일까지 시청 및 산하 기관 소속 직원 1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투기 의혹 1차 전수조사를 벌였다. 또 4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는 5급 이상 공무원과 대구도시공사 임직원 등 1천500여 명과 그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등 6천200여 명을 대상으로 2차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사업지는 △LH 주관 사업지구인 연호지구 공공주택,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등 5개 지구 9천159필지 △대구도시공사 주관 사업지구인 수성의료지구, 안심뉴타운 등 7개 지구 4천761필지 등 총 12개 지구 1만3천920필지다.조사 대상에 포함된 거래 시기는 △보상 완료된 개발사업지구는 지정 5년 전부터 보상 시점까지이며 △보상 완료 전인 경우 현재까지 거래된 모든 토지거래 명세가 해당한다. 한편 대구 연호지구 조사는 LH 땅 투기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LH 직원 카톡방에서 연호지구가 언급된 것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연호지구는 LH가 대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규모 개발사업지로, 현재 수성구 연호동과 이천동 일원 89만7천㎡에 법조타운 산업단지 주거시설 상업시설 등이 조성되고 있다. 2008년 착공, 2023년 준공 예정이지만 토지 보상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현재 연호지구 땅 투기 의혹 관련자로는 유력 인사도 거론된다. 대구 한 기초단체장의 부인이 개발지구 지정 전인 2016년에 밭 420㎡를 2억8천500만 원에 매입한 뒤 2020년에 3억9천만 원을 받고 LH에 매도한 것이 확인됐으며, 대구시장 선거캠프 한 인사도 2016년에 토지 1천400여㎡를 사들여 지번을 나누고 주택 4채를 지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분석에서도 연호동과 이천동의 토지 거래량이 2015년 110건, 2017년 152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52.8%와 8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 3월은 대구고법이 LH대구경북본부에 법원 이전 후보지 검토를 요청한 시기이고, 2017년 3월은 두 기관의 협의가 마무리된 시점이다. 또 2018년 5월은 공공주택지구로 확정되기 직전이다.◆ 경산 대임지구연호지구와 함께 투기 대상지로 거론되는 대임지구는 경산시의 대평 대정 중방 계양 임당 대동 일원의 167만여㎡로, 1만1천478세대가 들어서는 공공택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곳은 경산시가 2017년 9월 국토교통부에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제안하고, 국토부가 2017년 11월29일 공람공고를 거쳐 2018년 7월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고시했다. LH에서 사업 시행을 맡고 있으며, 2020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다.공공택지지구 지정 시기를 전후해 토지 거래가 급증한 것이 드러나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2017년 공람공고일 기준으로 1, 2년 전에 토지 거래가 급증했는데 그중에는 여러 명이 공동구매해 지분을 나눠 등기하는 소위 지분쪼개기 사례도 확인됐다.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임당동 토지거래 건수는 2014년 26건, 2015년 88건, 2016년 45건, 2017년 66건 등이었다가 지정 고시가 끝난 2018년에는 16건으로 많이 감소했다. 대정동에서도 2014년 24건, 2015년 37건, 2016년 48건, 2017년 27건 등이던 거래 건수가 2018년에는 10건으로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지분쪼개기 투기 의혹 사례도 있다. 대정동 논 1천210㎡의 경우 2016년 경산과 대구에 주소를 둔 3명이 4억여 원에 공동구입해 3분의 1씩(403㎡) 지분을 나눠 등기한 것이 확인됐으며, 또 같은 동네 2천㎡의 논은 2016년 6월 3명이 6억 원에 공동구매해 지분등기한 것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임당동의 논 1천964㎡는 4명이 6억5천여만 원에 공동구입해 지분등기를 한 것이 확인됐다. 공동구매자 중에는 경산시청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공공택지 사업지의 끊이지 않는 땅 투기 의혹과 관련, LH의 현행 토지협의 보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지분등기를 한 지주라면 LH로부터 해당 토지에 대한 현금 보상 외에 택지지구에 조성되는 단독주택 용지를 일반수요자보다 우선으로 받을 수 있어 지분쪼개기 투기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슈추적/ 갈 길 먼 대구·경북 집단면역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월26일부터 시작된 이래 1차 접종을 마친 접종자 수가 85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4월1일부터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과 65세 이상 노령층 중 미접종자, 학교·돌봄 공간 종사자, 집단감염 및 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등으로 접종 대상이 크게 확대되는 등 본격적인 전 국민 예방 접종이 시작된다.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인프라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지고 기피 없이 순차 접종이 진행될 경우 정부의 애초 목표대로 9월까지 국민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1월께는 국내에도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그러나 현재 전체적인 접종 속도가 처음 계획보다 더뎌지고 있는 데다, 특히 국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내의 집단면역 형성 시기에 대해서도 11월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올해 안에 집단면역도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이런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최근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접종 다음 날 하루를 쉴 수 있게 하는 백신 접종 휴가를 4월1일부터 도입하기로 했고, 지방정부도 접종 시설 확대를 위해 예방접종센터를 조기 개소하기로 하는 등 접종률 높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특히 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이상 반응으로 신고된 사례를 토대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논의한 결과 현재로선 백신과 직접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계획대로 백신 접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 그리고 효능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안심해도 된다는 말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보다는 부작용 사례를 더 수집해 그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해 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최근 국내 여론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가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이 백신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3월22~24일 18세 이상 1천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대구·경북에서는 고령층의 백신 접종 동의율과 우선 접종 대상자들의 접종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역의 우선 접종 대상자 접종률을 보면 3월25일 기준으로 경북이 대상자 7만1천780명 중 3만7천623명이 접종을 마쳐 접종률 52.4%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구가 6만710명 중 3만5천268명으로 58.1%의 접종률을 보인다. 이 기간 대구시에 들어온 이상 반응 신고는 45건이었다.또 최근 들어 대구·경북의 확진자 추이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다. 대구의 경우 3월17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명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그 전주(3월5일~16일)보다 2배 이상 는 수치다. 경북 역시 3월 들어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를 오락가락하며 큰 등락 폭을 보인다. 감염경로도 가족, 지인, 직장동료 등 일상 속 감염과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연쇄 감염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백신 접종 이후 나타나고 있는 거리두기 완화 분위기, 그로 인한 느슨해진 경각심에다 봄철 이동량이 증가한 점 등이 확진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경북 고령층 접종 동의율 낮다대구·경북에서는 만 65세 이상 노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이 모두 60%대로 낮아 지역의 집단면역 시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획대로 순차 접종이 이뤄져야 11월께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는데 지금처럼 접종을 기피하거나 접종 시기를 미루는 사례가 많아지면 그만큼 집단면역 시점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3월23일부터는 만 65세 이상 노령층 중 요양병원 입원 환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미 시작됐으며, 4월1일부터는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약 364만 명이다.대구시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등에 따르면 3월22일 기준으로 대구지역 8개 구·군의 요양병원 77곳(1만673명)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65세 이상 노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동의율은 62.2%였다. 특히 중구와 북구는 41.6%와 49,3%로 동의율이 채 절반에도 못 미쳤다. 경북 역시 동의율 68.5%로 전국 평균 76.9%보다 낮은 수준이었다.또 노인요양시설, 정신요양 및 재활 시설의 입소자나 종사자 중 우선 접종 대상자 조사에서도 접종 동의율(3월22일 기준)이 대구 60.4%, 경북 70.1%로 낮게 나왔다.대구시 관계자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불신으로 인해 접종에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접종을 마쳐야 이른 시일 안에 집단면역을 갖춰 마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안전하다’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에 따르면 3월31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의 1차 접종자는 85만2천202명(아스트라제네카 79만1천454명, 화이자 6만748명)으로, 전 국민(5천182만5천932명·2021년 1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의 1.64% 수준이다. 2차 접종자는 8천185명이다. 1, 2차 접종자 가운데 이상 반응 의심 신고 사례는 접종자의 1.23%인 1만575건이며, 사망 신고 사례는 26건이다.신고 사례 가운데 98.6%인 1만430건은 일반 이상 반응으로 예방 접종 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근육통 두통 발연 메스꺼움 등 경증 사례이며,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는 누적 106건이다. 백신별 이상 반응 신고율은 아스트라제네카가 1.29%, 화이자가 0.49%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매주 열고 사망 등 중증 이상 반응 신고 사례와 백신 접종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있다.국내외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진행한 새로운 임상3상 시험에서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79%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월22일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사에 따르면 자사의 백신은 코로나19 증상 발현을 예방하는 데 79% 효능을 보였으며, 중증으로 진행을 막는 데는 100%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또 65세 이상 노령층에 80%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논란이 되는 이상 반응인 혈전 형성과 관련해서는 위험성을 높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전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평균 면역 효과가 70.4%로, 화이자 95%, 모더나 94.5%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의 보건·감염병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도 3월22일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외 자료를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지속할 것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인구 100만 명당 1명 내외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의 발생 보고에 대해서는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청(EMA), 영국의약품규제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와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생존 위기에 몰린 지방대학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규모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이 3월17일 자로 김상호 총장을 직위해제했다. 공식적인 징계 마무리 절차는 추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김 총장은 지난 3월4일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이번 대구대 총장의 자진사퇴 표명과 학교 측의 직위해제 조치는 지역사회에도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벌써 오래전부터 떠돌았던 지방대학의 위기가 마침내 현실이 됐다는 점도, 그리고 총장이 이를 이유로 직을 던져야 할 만큼 대학들의 사정이 다급하게 됐다는 사실 모두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올해 대학 입시에서 대구·경북권 대다수 4년제 대학이 유례없는 미달 사태를 겪었다. 한때 지방대학 중 전국 최고 위상을 자랑했던 국립 경북대를 비롯해 사학 명문인 영남대와 계명대가 추가모집을 통해 가까스로 등록률을 끌어올려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지만,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 등은 여러 차례 추가모집에도 등록률이 80%대에 그쳤다.전문대학의 사정은 더 어려웠다. 영진전문대 대구보건대 등, 한때 높은 취업률로 인기가 높아 모집 정원을 100% 가까이 무난히 채웠던 대학들마저 올해는 예외 없이 미달 사태에 휩싸였다.그러나 지방대학의 올해와 같은 미달 사태는 사실 알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예상했던 일이다. 모집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은 수급 역전 현상이 여러 관련 통계에서 예견됐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를 토대로 입시 학원가에서 내놓은 자료만 봐도, 2021학년도의 경우 정원이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합쳐 55만5천여 명인 데 비해 입학자원은 49만3천여 명에 그쳐 단순 계산으로도 정원이 6만2천여 명이나 더 많은 상황이었다.게다가 지방대의 경우는 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학생들의 수도권 소재 대학 선호 성향까지 더해지면서 더 힘든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일이다. 국가적 현안이기도 한 저출산 문제가 단기간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이의 영향이라 할 수 있는 대학 입학 학령인구의 감소도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만큼 지방대학은 예전처럼 일단 한고비만 넘기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기도, 그리고 그에 맞춘 대책만으로 위기를 넘기기도 힘든 시대를 맞게 됐다. 실제로 정원은 놔놓고 지원자만 봐도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5만5천여 명이 감소했다.이제 대학의 자구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올해 입시가 끝나자마자 대구·경북권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대책 수립에 나서 정원 축소, 일부 학과 폐지 및 통합, 학과 신설 등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놓고 혁신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그러나 대학의 노력만으로 위기를 벗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지방대학의 주장이다.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위기인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대책 마련에 대학들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결국 올 것이 왔다’“결국 올 것이 왔다.” 올해 나타난 대규모 미달 사태에 대해 지역 대학 관계자들은 이 한마디로 평가한다. 일부 대학의 경우 2월 말 추가모집을 수차례나 횟수를 늘리면서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섰지만 결국 정원 100% 충원에 실패했다.4년제 대학에서는 경북대가 4천624명 모집에 4천555명이 등록해 최종등록률 98.51%였고, 계명대가 98.46%, 영남대가 99.4% 등으로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대구한의대와 경일대의 최종등록률은 지난해보다 하락한 96.2%와 97.6%였다.그러나 대구가톨릭대와 대구대는 최종등록률이 각각 83.8%, 80.8%로 낮게 나와 대학가에 충격을 던졌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16.2%와 19.1%나 하락한 것이다. 지역 전문대도 올해 최종등록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100% 등록률을 기록했던 영진전문대가 올해 90.4%로 낮아졌으며, 대구보건대 역시 89.4%로 지난해보다 5.2% 떨어졌다. 또 계명문화대가 88.4%, 대구과학대가 89%, 수성대가 91.6%로 최종 집계됐다.◆ 혁신으로 돌파구 찾는다지역 대학들은 충격 속에서도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충격적인 입시 성적표를 받아들고 총장 사퇴 사태까지 벌어졌던 대구대는 3월9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대학 운영은 일단 학내 구성원들의 협의 시스템인 집단지도체제에 맡겼고 후임 총장은 5월 전후로 선출할 예정이다.대구가톨릭대는 체질 개선을 위한 경쟁력강화위원회를 개학과 동시에 가동하는 한편, 대학 시스템 개선을 위해 새로운창학기획단을 2학기에 출범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수급 불균형이 근본 원인인 만큼 정원 감축이나 일부 학과의 폐지, 새로운 학과 신설 등 혁신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100명이 넘게 정원을 못 채워 자존심을 구긴 경북대는 당장 상주캠퍼스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게 됐다. 통합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통합 효과는 고사하고 매년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지역 전문대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신임 총장이 3월 초 취임한 영남이공대는 총장 주도로 변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학사 운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한편, 다른 지역의 우수 전문대의 모집 노하우를 수집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대구권 전문대의 경우 당장 2022학년도부터 최소한 10% 안팎의 정원 감축과 또 시대 변화에 맞게 학과 신설 및 퇴출, 학생 모집 강화를 위한 입학처체제 강화 등이 학교별로 추진될 것이란 게 지역 전문대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앞날이 더 걱정이다지방대학의 고민은 미달 사태가 한차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분석한 ‘대학 신입생 예상충원율’을 보면 오는 2024년에는 지방대 전체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중 정원을 70%도 채우지 못할 지방대학이 무려 34%나 될 것으로 예측됐다. 물론 이는 모집 정원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추정한 수치이긴 하다.또 교육부의 대학 입학자원 추이를 봐도 2018년 49만7천218명에서 2021년 42만893명, 2024년 37만3천470명 등으로, 입학자원이 향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모집 정원이 지원자보다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으로 발생했다.수급 불균형 외에도 인구, 자본,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현실과 지방대 출신을 차별하는 사회 분위기 등도 지방대학의 학생 확보에 어려움을 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이는 단기간에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들이다.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이 당장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대다수 지방대학이 등록금 수입에 학교 재정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표상 효과가 클 학생 정원 감축에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을 거란 것이다.이는 또 현행 정부의 대학지원 제도와도 관련된 문제다. 지난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나 현 정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모두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해 평가 점수가 높은 대학에 정부 지원금이 많이 가도록 하고 있다.그런데 지방대학의 경우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책이라야 기껏 신입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대폭 올리거나 그 대상자를 크게 늘리는 것뿐이라는 지적이다. 빠듯한 학교 재정에서 장학금으로 많이 빠져나가게 되면 결과적으로 학교 중장기 발전을 위한 교육투자금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결국 지금의 대학지원 제도로는 현실적으로 수도권 대학만 혜택을 입게 돼, 그 결과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격차만 더 벌려놓는다는 게 지방대학의 불만이다. 물론 지방대학이 지역에 특화된 산업 분야나 시대 흐름에 따라가는 신산업 수요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학교마다 특화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신호위반 외국인 차에서 필로폰 40g 나와

신호위반으로 붙잡힌 외국인의 차량에서 다량의 마약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구미경찰서는 10일 태국인 남성 A씨 등 2명을 무면허 운전, 불법체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A씨 등은 이날 0시30분께 임은동 상림지구대 앞 사거리 앞에서 신호를 위반한 뒤 2㎞ 정도를 달아나다 쫓아온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은 이들을 신호위반 혐의로 조사하던 중 이들이 몰던 차량에서 필로폰 40g을 발견해 압수했다.A씨 등은 현재 비자 발급기간이 만료된 불법체류자로 현재까지 정확한 거주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구미경찰서 이봉철 형사과장은 “이 정도의 마약을 소지했다면 단순 투약자가 아니라 유통·판매책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의 투약 여부를 확인한 뒤 마약 유통 경로와 추가 투약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고령경찰서, 보이스피싱 점조직 일당 일망타진

고령경찰서가 최근 전국을 무대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점조직 일당의 현금 수거 및 전달책 전원을 일망타진했다.고령서는 지난 1~2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건 11건의 현금 수거 및 전달책 전원을 검거해 이 중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특히 형사팀 막내 형사가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을 활용, 조직원 전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검거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은 경북·울산·대구 등 전국에서 피해자 13명으로부터 현금(2억4천700만 원)을 가로채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임상우 고령경찰서장은 “전화·메신저로 저금리 전환 대출을 권유하는 보이스피싱이나 가족·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은 응하지 말고 즉시 경찰서 및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이슈추적/ 신한울 3,4호기

국내에 건설 중인 마지막 원전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4년이 넘게 공사가 중단된 울진 신한울 3,4호기가 최근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이 결정돼, 최악의 상황인 사업 백지화 위기는 넘기게 됐다. 그러나 원전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울진군과 경북도는 시간만 끄는 기간 연장보다는 하루빨리 공사 재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현재 국내 원전 24기 중 11기가 있어 탈원전 정책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인 경북도는 신한울 3,4호기의 기간 연장 결정과 동시에 울진군을 비롯해 영덕군, 경주시 등과 함께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영덕의 천지원전은 최근 예정구역 지정 철회가 발표됐으며, 경주 월성원전은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재판이 예정돼 있다. 또 울진 한울원전단지에는 신한울 3,4호기 외에 건설 공사가 마무리된 신한울 1,2호기가 운영 허가를 2년 가까이 받지 못해 가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한울원전단지 내에 입지한 신한울 3,4호기 사업은 2017년 공정률 10% 상태에서 공사가 모두 중단돼 현재는 부지만 일부 조성된 상태로 4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4년 넘게 공사를 중단하게 되면 전체 사업의 취소까지도 가능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울진군과 경북도는 최근까지 발전사업 취소만이라도 우선 막기 위해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다행스럽게 공사계획인가는 2년 기간 연장이라는 정부 결정이 나와 지역에서 걱정했던 사업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이게 향후 지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사 재개로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업 취소도 현재로선 여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반쪽짜리 결정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울진 주민들 사이에서 기약 없이 2년간 또 희망고문을 시키는 것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신한울 3,4호기의 기간 연장 결정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절대 지역의 과민반응이라고만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발전사업허가를 해 놓고 사업 착수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공사계획인가를 4년이나 하지 않은 채 그동안 정권의 눈치만 살피며 시간을 보냈다.또 사업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초기 투자로만 이미 수천억 원을 해 놓은 만큼 당연히 벌여놓은 사업을 기간 내에 마무리 짓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산자부에서 후속 결정을 미루자 이도 저도 못하는 어정쩡한 입장에서 역시 세월만 흘려보냈다. 결국 정권에 따라 국책 사업이 표류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된 셈이다.이 와중에 그러나 가장 애가 타는 쪽은 울진군과 군민들이었다. 인구 감소와 일자리 만들기의 어려움으로 해가 갈수록 지역경제 악화라는 우리 농어촌의 보편적 현상을 겪고 있는 울진군은 발전사업을 지역경제 회생의 돌파구로 삼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주민 소득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그런데 이 사업이 첫 삽만 떠 놓은 채 4년째 중단되고, 급기야는 사업 백지화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거기다 공사 중단으로 울진군은 지역자원시설세, 기본지원금 등 연간 400억 원에 이르는 각종 지원금 손실까지 봐야 할 처지가 됐다.이 때문에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일단 파국은 피해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지역민들은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을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국회, 청와대, 한수원을 방문해 입장문을 전달했다. 경북도 역시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공사계획인가 문제에 대해 울진군과 보조를 맞췄다.그러나 지금도 울진군과 지역민, 그리고 경북도는 신한울 3,4호기 공사의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정부는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의 보상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지역 세수가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더 큰 문제는 3,4호기 공사 재개에 필수적인 조건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나 변경이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는 지난해 11월 확정된 9차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서 신한울 3,4호기를 전력 공급원에서 아예 배제하고,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 중 11기를 2034년까지 폐쇄한다는 결정을 했다.또 원전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환경단체 등에서는 울진 한울 원전단지에 대해서 안전성 우려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한울 원전단지에는 현재 운전 중인 원전 6기 외에 가동 전 운영허가만을 앞둔 신한울 1,2호기와 공사 중단 상태인 신한울 3,4호기 등, 가동 중이거나 계획 중인 원전을 합쳐 모두 10기가 들어서게 된다.◆ 공사 재개 여부는 2023년 말에야 결정산업통상자원부가 2월22일 22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 기간을 오는 2023년 12월 말까지 2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사 재개 여부의 결정은 다음 정권에서 하게 됐다. 산업부는 연장 결정을 하면서 ‘한수원이 귀책 사유 없이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를 기한 내에 받지 못한 것이므로, 공사계획인가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타당하고 판단했다’고 밝혔다.신한울 3,4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2017년 2월27일 정부의 발전사업허가는 받아 놨지만 올해 2월까지도 공사계획인가는 받지 못한 상태였다.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한 지 4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공사계획인가를 받지 못하면 발전사업 취소 사유가 된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기간 만료일인 올해 2월27일 전에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을 받기 위해 지난 1월 산자부에 기간 연장을 공식 요청했다.◆ 일단 시간은 벌어놨지만신한울 3,4호기의 기간 연장을 앞두고 울진에서는 군민 전체가 한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은 “정부의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결정으로 최근 4년간 지역에서는 고용난과 인구감소 등 큰 고통을 받아왔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3,4호기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결국 문제도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됐고, 그 해법도 탈원전 정책에 있다. 신한울 3,4호기 사업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 2월 시작됐지만 그해 5월 정권이 바뀌면서 중단됐다. 애초 허가 당시의 계획대로라면 발전사업허가에 이어 공사계획인가가 바로 나왔겠지만, 탈원전 정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정부가 들어서면서 후속 절차 진행이 아예 중단됐다. 이어 2017년 말에는 신한울 3,4호기 사업이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아예 제외됐다.또 정부는 그동안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비록 나중에 공사가 재개되긴 했지만 신고리 5,6호기는 공사 중단, 월성 1호기는 조기폐쇄 조처를 했다. 특히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는 전면 중단 및 계획 백지화를 발표했으며, 기존 원전에 대해서도 설계수명을 60년으로 보고 수명 연장 불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상태이다.그런데 특이한 게 신한울 3,4호기 사업이다.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거나 처리한 다른 원전 사업들과 달리 백지화도 아니고, 계속 진행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신한울 3,4호기 사업은 현재까지 용지 매입 및 조성과 주기기 사전 제작 등에만 이미 7천900억 원 정도가 투입된 상태인데, 이 중 4천927억 원이 민간업체인 두산중공업의 투자금이다. 이 때문에 사업을 백지화할 경우 두산중공업과 원전 협력업체들의 소송으로 정부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예상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부로서는 그동안 여러 방향에서 진행해 온 법률적 검토 끝에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이라는 시간벌기용 결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사진설명)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4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가 최근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이 결정되면서 사업 백지화 위기는 넘기게 됐다. 그러나 원전 소재지인 울진군과 경북도는 하루빨리 공사를 재개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① 신한울 3,4호기의 공사 재개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집회 모습. ②울진의 한울 원전단지. ③ 신한울 3,4호기 건립 용지.울진군청 제공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대구·경북도 26일부터 백신접종

도입 시기와 물량, 효능 등을 놓고 말도 많았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국적으로 2월26일부터 시작된다. 대구·경북에서도 이때부터 의료인력을 첫 순위로 순차 접종이 이뤄지게 된다.국내에서 첫 접종이 이뤄질 백신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두 가지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국내에서 생산한 것으로, 75만 명분이 2월24일부터 수일간 순차적으로 공급돼 이틀 뒤인 26일부터 접종이 이뤄진다. 이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10일 코로나19 백신 최초로 만 18세 이상 성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허가했다. 또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프로젝트(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국내에 들여오기로 한 화이자 백신 5만8천500명분도 2월 말이나 3월 초에 도입된다.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대구·경북민들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지만, 한편으론 백신에 대한 우려도 있다.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 차질과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백신 수급에 대한 불안이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2월 초순에 백신 1차 접종을 모두 마친 상태지만, 이보다 다소 늦은 유럽연합은 백신 부족 사태가 우려되자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할 움직임이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외에 스푸트니크V 백신의 도입 여지를 열어놓고 만일의 백신 부족 사태에 대비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효능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남아공은 2월 초 변이 바이러스의 경증-중등증 감염에 대해 백신의 예방효과가 22% 정도로 나오자 백신 접종을 보류하기로 했다. 특히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이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것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라고 조언한다.국내 방역 당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 예방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환자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데는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특히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아직 크게 유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을 홍보하고 있다.많은 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개발된 대부분 백신은 업데이트할 수 있는 유전공학적 플랫폼에 기반을 두고 있어 일단 기본 백신을 접종한 다음 업데이트되는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이외에도 짧은 개발 기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통상 백신은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코로나19 백신은 1년 만에 개발에서 접종까지 이뤄지게 되면서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이미 접종을 시작한 유럽에서 고령층 효능 논란이 있었고 화이자, 모더나 백신 역시 유럽에서 부작용 사례 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유럽 각국 정부는 세 백신 모두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없으며, 발생률 역시 미미한 수준이라며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국내 전문가들도 백신 개발 과정에 생략된 부분이 없고 점차 백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있으므로 맞는 편이 낫다고 권고하고 있다. 김신우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은 ‘완벽히 안전하다는 것은 없다. 기대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백신을 맞고,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백신을 맞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다만 백신 접종 효과의 지속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아직 명확한 답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최소 2주 정도는 지금처럼 거리두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백신 선택권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국내에 가장 먼저 수입될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예방 효과가 70% 정도로, 모더나나 화이자 백신(90% 이상)보다 떨어지고 가격도 10분의 1 정도로 알려지자 일부 중증 질환자나 고령자 가족들은 “돈을 낼 테니 비싸더라도 예방 효과가 높은 백신을 맞고 싶다”는 의견을 온라인에 올리기도 했다.이와 관련, 김신우 단장은 ‘백신이 효과가 50% 이상 되면 예방접종이 가능한데 (거론되는 백신은) 현재 90%대나 70~80%가 나오고 있다. 집단면역 효과를 위해 먼저 들어오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한다. 정부도 접종 시 개인이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한편 정부는 1월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예방접종 순서는 의료, 방역체계 유지, 중증 진행 위험, 코로나19 전파 특성 등을 고려해 정해졌으며, 이에 따라 확정된 1순위 접종 대상자는 의료진 5만 명이다. 백신은 9월까지 전 국민 1차 접종을 마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 전인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그러나 애초 1차 우선 접종 대상자로 예정됐던 만 65세 이상의 요양 병원·시설 입소자나 종사자에 대한 접종은 백신 신뢰도를 높여줄 추가 임상 정보를 더 확인할 수 있도록 3월 말 이후로 연기됐다.◆ 대구 46만 명, 경북 65만 명 상반기에 접종올해 상반기 중으로 대구시가 최대 46만여 명, 경북도가 최대 65만여 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곧 도입될 화이자 백신을 2월 하순부터 대구의료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등 대구 7개 병원의 코로나19 의료진 3천 명에게 우선 접종한다.2분기부터는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41만3천여 명에 대한 접종을 시작하며, 3분기 7월부터는 만성질환자, 군인, 경찰, 소방, 사회기반시설 종사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 시설 종사자 등 160만여 명에게 순차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경북은 코로나19 치료종사자 1천100명,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노인요양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우선 접종한다. 3, 4월에는 의료기관 근무 보건의료인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119구급대 등) 1만7천여 명에게 접종할 계획이다.5, 6월에는 노인시설 입소자 등 3만6천 명, 의료기관 근무 보건의료인 1만1천여 명에게 접종하며, 하반기에는 이때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도민들에 대해 11월 전까지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구시, 경북도 백신 접종 준비 마무리대구시는 2월 말부터 시작되는 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 위해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추진단을 이미 1월 중 구성했다. 또 8개 구·군 당 최소 1곳씩 접종센터를 우선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있다.접종센터에서는 초저온 냉동이 필요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접종이 주로 이뤄진다. 또 상온 보관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지정의료기관 선정도 2월 중 마무리한다. 기존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했던 의료기관 1천160곳 중에서 신청을 받아 결정할 계획이다.경북도 역시 백신 접종을 위해 일선 시·군과 협력하고 있다. 애초 23개 시·군의 체육관이나 군민회관을 활용해 모두 24곳(포항 2곳)에 접종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오는 10월 구미를 중심으로 도내 71개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인 제102회 전국체전 준비로 인해 이 계획을 일부 수정했다.이미 선정된 백신 접종센터 가운데 경기장과 겹친 10곳을 제외하는 대신, 소규모 접종센터 여러 곳을 선정하거나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예정된 접종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접종센터마다 초저온냉동고를 설치하며, 지정의료기관도 1천여 곳을 운영한다. 지정의료기관에서는 비교적 운반·보관이 쉬운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 백신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슈추적/ 가덕도신공항특별법에 들끓는 TK 민심

‘외통수에 딱 걸렸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요즘 심정이 아마 이럴 것 같다. 반면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는 표현은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에 꼭 들어맞는 말일 듯하다.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두고 하는 얘기다.새해 들어 영남권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논란이 1일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결국 여야 합의로 이달 중 처리될 것 같은 분위기다.그러나 정치권의 이 같은 정략적 행보와 달리 영남권의 민심은 여전히 부산 울산 경남과 대구 경북이 판이하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믿었던 국민의힘이 선거에만 매달려 기준과 원칙도 없이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굴복해 배신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애초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5개 시, 도 단체장의 합의로 수용해놓고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확정 이후 나온 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카드에 여론이 급변했다.그러나 대구·경북에서 이를 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경제성 등 확인된 객관적 이유로도, 정서적으로도 가덕도신공항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경제성만 보더라도 가덕도는 2011년 이명박 정부에서 신공항 후보지로 ‘경제성 없음’이라는 평가 결과가 나온 곳이다. 당시 심사 주체였던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는 경제성뿐 아니라 환경성에서도 낙제점을 줬다.또 박근혜 정부에서도 가덕도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자연환경 영향성과 사회적 편익 비용 등 여러 면에서 공항 부지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곳이다. 이런 전문기관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2016년 당시 정부는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동남권신공항 건설을 결정했다.여기다 대구·경북에서는 정서적으로도 가덕도신공항은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밀양신공항 백지화 결정 과정에서 느꼈던 불편함과 함께,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과정에서 벌어졌던 TK 소외에 대한 불만도 있다.2002년 민항기 추락사고로 100여 명이 사망하자 당시 김해공항을 대체할 신공항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가덕도와 밀양이 유력 후보지로 부상했다. 이후 두 곳을 두고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백지화, 재추진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고 결국 김해공항 확장이란 애초 선택지에도 없던 결정이 나왔다.이 과정에서 영남권은 가덕도를 원했던 부산과 밀양을 지지했던 대구 경북 경남 울산으로 갈라져 심각한 갈등을 빚었고, 이렇게 팽팽하게 대립한 지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5개 시, 도 단체장들은 어떤 결과도 수용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서명서까지 발표했다.그런데 불과 4년 만에 이를 뒤집는 결정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새로운 곳도 아니고, 전문가들의 심층심사,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총리실 김해공항검증위원회의 ‘김해공항 확장안 재검토 필요’ 결정은 지금도 그 법적 절차와 정당성에서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검토와 평가 과정이 필요한 국책 사업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게 대구·경북의 판단이다.거기에는 또 여, 야의 지지 기반이 영호남으로 양분된 정치 현실도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가덕도신공항 문제가 텃밭인 영남권을 PK와 TK 둘로 갈라놓을 수 있는 사안인 데 비해, 민주당에서는 손해 볼 것 없는 이슈란 판단으로 얼마든지 정략적 접근이 가능했다는 것이다.실제로 그간의 사정을 봐도,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 대응하지도, 그렇다고 외면하지도 못한 채 민주당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반해 대선 이후 영남권에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민주당은 부산에서 민심을 한번에 만회할 수 있는 폭발력 강한 필승 카드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이었고, 실제로 최근 부산 민심의 추이에서도 이는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그러나 정치권은, 특히 집권당인 민주당은 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 혈세 수십조가 투입될 국가사업을 정치적 득실만으로 결정했다는 국민적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특별법, 2월 국회서 처리될 듯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고 공언해 왔던 민주당에 이어, 이를 반대해왔던 국민의힘이 최근 당론으로 특별법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월1일 부산에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가덕도와 일본 규수를 잇는 해저터널을 뚫어 부산이 하늘길, 바닷길, 땅길의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정부의 ‘선 공식 입장 표명, 후 특별법 논의’라는 주장을 견지해 왔다.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소속 국회의원 136명 이름으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을 공동발의하고, 당론으로 이를 2월26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민주당은 특히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를 1월에만 두 차례 부산을 방문한 이낙연 대표가 거듭 확인하고 부산에서 열린 당 싱크탱크 행사와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 선언하는 등 표심 몰이에 이용하고 있다.◆ 존재감 바닥으로 떨어진 TK 의원들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전략을 뻔히 알면서도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가덕도신공항에 PK와 TK의 이해가 상반돼 있어 당 차원에서 입장을 하나로 정리해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보통은 당내에 이견이 있으면 지도부가 나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마저도 서로 의견이 엇갈렸다. 게다가 선거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시간적으로도 묘책을 궁리할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 쪽이든지 선택을 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당론을 정하지 않고 대응하는 게 맞는 것인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만 깊어지는 분위기였다.이런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1일 특별법 지지라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 선택이 앞으로 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불확실하지만 당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TK 의원들의 입장이 궁하게 됐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당장 대구·경북 민심이 들끓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가덕도신공항을 찬성하고 이에 대해 지역 정치인들이 함구하고 있다는 점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가덕도신공항 절대 반대라는 게 지역 민심이다’ 등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1일 가덕도신공항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권 시장은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영남권 5개 시, 도 단체장의 합의에 따른 것인데 일방적으로 이를 무시하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까지 추진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했고, 이 지사 역시 “가덕도신공항은 사실상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그나마 TK 의원들 가운데 김상훈(대구 서구), 강대식(대구 동을) 의원 등 2명은 1일 ‘가덕도신공항이 절차적 정당성이 준수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를 위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여부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5개 시, 도 단체장 합의 △철저한 연구, 검증과 타당성 조사 등을 제안했다.한편 국민의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1월28일 TK 지역구 의원 및 TK 출신 비례대표 등 23명과 함께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법률안에는 민간공항 시설과 연계 도로 및 철도 등 인프라 사업에 국비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이 들어 있다.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을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가덕도신공항특별법과 병합 심사해 민주당의 가덕도특별법 처리와 동시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대한 국비 지원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복안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인구감소시대, 대구·경북은

지방소멸이란 용어는 2014년 도쿄대의 마스다 히로야 객원교수가 일본의 급격한 인구 감소 문제를 다룬 ‘마스다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당시 일본 사회는 2040년이면 지자체 중 절반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는 이 보고서를 보고 지자체마다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설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국내에서는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 이상호 연구원이 ‘한국의 지방소멸 2018’이란 보고서에서 지방소멸이란 말을 사용하며 농어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그는 2018년 기준으로 국내 228개 시, 군, 구 중 향후 인구감소로 인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전체의 39%인 89곳에 이른다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했다.그로부터 3년이 흐른 2021년, 국내 주민등록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한 나라의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압축적으로 말하면 결국 그 나라의 국력이 위축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내부 경제 측면으론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소비자가 줄어들어 내수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이고 대외적으론 국가 경쟁력이 약화해 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인구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하고 민감한 의제란 얘기다.그런데 지방에서 보는 인구감소 문제는 이와는 맥락이 조금 다르다. 당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손익과 연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인구 규모에 따라 자치단체의 위상이 결정되는 현실에서 지자체의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지자체의 세수입과 정부 지원 예산 등이 감소해 지방재정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경제 기반 붕괴를 걱정할 정도로 지역경제 침체와 인구감소의 연결고리가 구조화된다는 말이기도 하다.게다가 근래 지방의 인구감소는 정부의 지방분권화 의지가 무색할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으로의 경제 집중과 장기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지방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하려면 연금 등 복지 관련 정책을 재점검하고 출산 및 육아 지원금 증액, 그리고 제대로 된 보육시스템 갖추기, 청년층 일자리 창출, 주거 불안 해소 등 생애 전반에 걸친 종합적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그러나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는 이런 국가 차원의 대책 외에도 별도로 지역별 상황에 맞게 지속할 수 있고 현실 적용이 가능한 구체적인 맞춤형 대책을 요구한다는 게 지자체의 목소리다.◆ 인구도 수도권, 비수도권 격차 더 벌어진다행정안전부가 1월 초 발표한 2020년 12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민등록 인구는 5천182만9천23명으로, 전년보다 2만838명이 감소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다.특히 2020년에는 한 해 동안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도 처음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출생아가 27만5천815명인 데 비해 사망자가 전년보다 3.1% 증가한 30만7천764명이었다. 출생아는 2017년 4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3년 만에 3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인구 데드크로스는 고령화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비혼, 만혼 증가에 따른 출산율 저하 등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또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보다 많아지면서 그 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는 2천603만8천307명으로, 전체 인구의 50.2%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보다 인구(2천592만5천799명)와 비중(50.0%) 모두 증가한 것이다.감소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지방의 인구 변동은 출생, 사망에 따른 자연 증감 요인보다 전출입 등 사회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게 행안부의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자 2020년에만 45조695억 원을 투입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저출산 해결 노력이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더 큰 문제는 향후 인구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점이다. 국내 60대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20년 기준 24%에 달하는데, 이는 2011년과 비교할 때 8.2%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지방에서는 사회적 요인으로, 국가적으로는 자연 감소로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이 구조화된다면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인구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인구 줄어드는 대구·경북 어떡하나2020년 12월31일 기준으로 대구 인구는 241만8천346명, 경북은 263만9천42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대구는 1만9천685명, 경북은 2만6천414명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2011년부터 10년 동안 대구에서는 8만8천 명, 경북에서는 5만9천 명이 줄었다.경북의 경우 23개 시, 군 가운데 경산(543명 증가)과 예천(513명 증가) 두 곳을 제외한 21개 시, 군에서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이 감소했다. 특히 이중 포항은 4천109명이 줄어 최다 감소 지역이 됐으며 상주(3천460명), 구미(3천414명), 칠곡(2천289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대구에서도 8개 구, 군 중 달성군(2천799명 증가)과 북구(2천553명 증가)를 제외하고 6개 구에서 모두 인구가 줄었다. 달서구가 1만256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그 뒤로 서구 4천577명, 수성구 4천300명, 동구 3천549명 순이었다.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대구, 경북의 인구 감소는 자연 감소 요인보다 일자리나 산업구조 변화 등의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대구에서 2020년 감소 인구 1만9천685명을 보면 자연 감소가 3천180명인데 비해 국적 취득 및 이탈, 제 등록 등의 사회적 감소가 1만6천848명이었다. 대구는 특히 최근 10년간 사회적 요인에 의해 연 1만 명 안팎의 인구 감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경북은 2020년에 감소한 2만6천414명 중 1만6천954명이 사회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자체의 인구 감소 고민은 포항시와 구미시의 사례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포항시의 인구는 2015년 51만9천584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부터 연간 3천여 명씩 줄어들고 있다. 2020년만 해도 전입자가 2만534명인데 비해 전출자가 2만3천973명으로 전출자가 3천여 명이 더 많았다. 이 같은 인구 변동은 철강도시라는 특성상 경기와 이로 인한 근로자 수 증감과 관련성이 크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또 저출산, 고령화, 만혼 등도 인구 증감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19년 포항의 출생아는 2천742명, 사망자는 3천74명으로, 이때 처음으로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다. 혼인 연령도 2015년에는 남자 32.18세, 여자 29.79세였지만 2019년에는 남자 32.84세, 여자 30.51세로 높아졌다.인구의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유출이 늘고 자연 감소도 증가하자 포항시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50만 명 선 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당장 행정조직 축소를 비롯해 행·재정적 피해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50만 명 선 유지를 위해 범시민 주소갖기 운동 등 시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는 형편이다.구미시는 인구 정체가 고민이다. 2010년 이후 40만 명 선을 넘어선 구미는 그 후 10년 가까이 40만~42만 명대 사이에서 눈에 띄는 증감 없이 인구가 정체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큰 폭의 인구 감소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인구 예측에서 증가보다는 감소를 예상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은 점은 걱정거리다.이런 맥락에서 구미의 인구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근로자 수가 2016년 10만 명 선이 무너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되는 점이다. 구미상의 관계자는 “삼성, LG그룹 계열사 생산공장의 해외나 수도권으로의 이탈 가속화와 협력업체 생산비중 감소 등이 겹친 것이 구미의 인구 변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올해 복원 시작하는 임청각과 독립운동가 3대

안동 ‘임청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간 가옥 중 하나로 그 자체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지만, 그보다 더 평가받고 그래야 마땅한 이유는 한 집안에서, 그것도 한 시대에 아홉 명이나 되는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집이란 점이다. 그곳에는 일제 강점기를 겪어야 했던 아픈 민족사와 독립운동에 헌신한 한 집안의 가슴 저리게 하는 가족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임청각이 일제에 의해 훼손된 지 80년 만인 올해부터 본격적인 복원 작업에 들어간다. 그동안 복원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일제 강점기인 1942년 2월 부설된 앞마당을 가로지르는 중앙선 철로가 지난해 12월 16일 밤 열차 운행을 마지막으로 철거되기 때문이다.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이고 임청각 주인이었던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은 1911년 쉰이 넘은 나이에 고향 집 임청각을 떠나며 쓴 ‘거국음’(去國吟)이란 시에 당시의 심경을 남겨 놓았다. ‘보배로운 우리 강산 삼천리/ 조선 500년간 문화를 꽃피웠네/ 고향 동산 근심하지 말거라/ 태평한 훗날 다시 돌아와 머무르리다’만주 땅 서간도로 떠나기로 결심한 선생은 임청각 사당에 올라가 신주와 조상들의 위패를 땅에 묻으며 ‘나라가 독립되기 전에는 절대 귀국하지 않겠다’고 망명의 각오를 다졌다 한다. 선생의 망명길에는 아들 이준형(1875~1942)과 손자 이병화(1906년~1952) 등 일가 수십 명이 동행했다.그때부터 이미 100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임청각은 당당했던 99칸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일제에 의해 훼손된 모습 그대로 40여 칸만 남은 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 집에는 근대사의 그늘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견뎌내며 살아야 했던 후손들의 아픔의 흔적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임청각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임청각은 아홉 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한 뒤 복원 작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 후 문화재청과 보훈청, 경북도, 안동시 등 관계 기관에서 복원 준비에 들어갔고, 2025년께 복원, 정비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항일 독립투쟁에 헌신한 3대정통 유학자이고 대지주였던 이상룡 선생은 1894년 청일전쟁이 발발하자 집을 떠나 은신하면서 1896년 가야산에 군사 진지를 구축해 의병 항전을 시도한다. 그러나 1904년의 러일전쟁마저 일제가 승리하자 국내에서의 의병 항쟁은 어렵다고 판단해 애국계몽운동으로 투쟁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1909년 의병 활동 관련 혐의로 일제에 의해 일시 구속됐다 풀려난 선생은 그해 3월 대한협회 안동지회를 결성해 시국 강연에 나서는 등 민중의 각성과 단결을 촉구하는 구국운동을 계속한다. 하지만 1910년 일제에 의해 대한협회마저 해산당하자 국내에서의 항일투쟁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다.경술국치 이듬해인 1911년 1월 선생은 전 재산을 처분해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한 뒤 아들, 손자 등 가솔을 이끌고 서간도로 떠난다. 2월 서간도 회인현에 도착한 선생은 한·만 관계사를 연구, 집필하고 4월에는 유하현으로 옮겨 산중 노천대회에서 항일 민족독립운동의 방략과 진로를 천명한다. 선생이 당시 제시한 방략은 산업, 교육 우선주의와 군사 중심주의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이를 실천하기 위해 그해 만주에 한인 자치기관인 경학사를 조직하고, 1919년에는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운동기지로 삼는다. 1919년 3·1운동이 있고 난 뒤에는 그해 5월, 만주 지역의 한인사회 자치기구인 한족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무장 항일투쟁단체이자 남만주 독립운동 총본영인 군정부(후에 서로군정서로 명칭 변경)의 총재로 추대된다.만주 일대에서 군 간부 양성과 군사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지만, 선생은 1919년 4월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한 나라에는 한 정부만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때까지 흩어져있던 독립운동군 여러 조직을 통합, 대한통군부를 조직한다.1924년 11월에는 항일 독립운동단체인 정의부에 참여했으며, 1925년 9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에 취임한다. 그러나 임시정부 내 사상적 대립과 파쟁으로 정치적 경륜을 발휘할 수 없게 되자 1926년 1월 국무령을 사임하고 서간도로 다시 돌아가 독립운동단체의 통합운동에 힘을 쏟다 1932년 5월 병으로 생을 마감한다.아들인 동구 이준형 선생은 망명 전 안동에 있을 때부터 이미 민중 계몽운동에 앞장섰던 독립투사였다. 1911년 만주로 망명한 후에는 아버지와 함께 경학사 조직에 참여하는 등 해외 독립운동 기지 건설에 힘썼으며 1919년 한족회, 1925년 군정부, 그리고 그 후 정의부 설립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1932년 아버지가 순국하자 안동에 돌아와 독립운동을 하다 1942년 9월 2일 국운을 비관하며 자결했다.손자 소파 이병화 선생은 1911년 할아버지, 아버지와 함께 만주로 망명해 그곳에서 신흥무관학교를 다녔다. 1921년부터는 농민운동을 하다 무장 독립투쟁단체인 대한통의부에 가담했으며, 1924년에는 평북 청성진 일본 경찰주재소를 습격, 이 일로 1934년 징역 7년 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러야 했다.아버지, 아들, 손자 3대에 걸쳐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이준형 선생과 이병화 선생의 항일 투쟁의 활동상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인지 이상룡 선생에 비해 후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 후손들이 제기한 이상룡 선생의 서훈 등급 재심의 요구도 현행 상훈법에 걸려 여전히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어 하루빨리 재평가가 이뤄져야 할 일이다.◆ 임청각의 역사와 복원 계획임청각 복원 작업은 대통령의 언급 이후에야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2017년 9월 안동시와 문화재청, 보훈청, 고성 이씨 문중 등이 참여하는 ‘임청각 종합정비계획수립용역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졌으며 그해 11월에는 추진위에서 정비 기준 시점과 범위를 설정했다.그리고 2018년 10월 문화재청, 경북도, 안동시가 공동으로 ‘안동 임청각 복원, 정비 종합계획 최종보고회’를 열고 복원, 정비 작업의 일정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임청각은 2019년부터 복원 작업을 시작해 2025년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7년간 280억 원이 투입된다.지금까지 나온 임청각 복원 원칙은 중앙선 철로 설치 이전인 1941년 모습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1763년 문집 ‘허주유고’ 속에 나온 그림인 동호해람과 1940년 전후해 촬영된 사진, 지적도 등 고증이 가능한 모든 자료를 수집했다. 허주유고는 18세기 임청각 주인이었던 허주 이종악(1706~1773년)이 남긴 문집이다.또 정비될 임청각 주변에는 멸실된 분가(출가한 자식들의 가옥) 3동과 철로 개설로 훼손된 주변 지형과 수목, 나루터 등도 옛 모습에 가깝게 복원될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는 복원, 정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주변 토지 매입, 발굴조사 등에 주력하고, 철로 이설이 끝나는 2021년부터 훼손된 건물 복원, 지형과 경관 복원, 편의시설 설치 등 본격적인 정비 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보물 제182호로 지정된 임청각(안동시 임청각길 63)은 조선 중종 14년인 1519년 당시 형조좌랑을 지낸 이명이 지은 집으로, 안동 고성 이씨의 종택이다. 고성 이씨는 세종 때 좌의정을 지낸 이원(1368~1429)의 여섯째 아들인 이증을 입향조로 하는 안동의 대표적 명문 사족 중 하나다.임청각은 원래 99칸 가옥이었으나 일제가 불령선인(일제가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을 일컫던 말)이 다수 출생한 곳이라 하여 1942년 마당 한가운데로 철길을 내며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 칸을 철거했다.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군자정을 비롯해 안채, 중채, 행랑채, 사당 등 40여 칸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지방자치법 32년 만에 전면 개정

지방자치법이 12월9일 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전면 개정이 이뤄지게 됐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그동안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거듭된 요구로 여러 차례 법 개정이 논의는 됐지만 국회 의결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최근만 해도 20대 국회 때 발의된 개정안이 정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논의조차 못 해보고 자동 폐기된 적이 있다.지방의 자치행정과 균형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본법인 지방자치법은 1948년 제헌 헌법에 있는 지방자치제 규정을 토대로 해 1949년 7월4일 법률 제32호로 공포된 게 최초의 법률이었다. 그러나 그 후 전쟁과 혁명, 정변 등 격변기를 겪으면서 지방자치법은 문서로만 존재하는 사실상 이름뿐인 법률이 됐다. 그나마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라도 지방자치법이 시행된 것은 문민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다.1991년에는 제9차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 군, 구의회 기초의원과 광역 시, 도의회 광역의원 선거가 있었으며, 또 1995년에는 광역, 기초 의원에다 광역, 기초 단체장까지 함께 선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처음으로 치러졌다. 이렇게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는 형식적으론 어느 정도 형태를 갖춰 갔지만, 그러나 지방에서는 그 후에도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나왔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재정과 권한을 지방정부에 대폭 이양하라는 것이었다.이런 민의는 결국 참여정부 때인 2003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지방분권특별법 등 ‘3대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그중 지방분권특별법에는 교육자치, 자치경찰제, 지방의회 활성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 역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국가실현 공약으로 내걸고 지방자치를 실질적으로 이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은 지방에서 요구하는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것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다.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향후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의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개정안에 담긴 내용은공포 1년 뒤부터 시행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크게 보면 지방의회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강화, 주민주권 및 주민참여 확대, 그리고 대도시 등의 특례부여 기준 마련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대도시 등의 특례 기준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하는 시, 군, 구에 대해 특례시 지위를 부여해 행정 및 재정 운영, 국가 지도 및 감독에 대한 특례를 둘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또 주민주권 확대와 관련된 내용으로는, 지자체의 정책 결정 및 집행 과정에 주민 참여권을 명시했으며, ‘주민조례 발안법’을 별도로 제정해 주민들이 조례·규칙의 개정·폐지를 청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주민조례발안, 주민감사, 주민소송의 기준 연령을 18세로 낮췄으며, 지역 여건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임 방법을 정할 수도 있게 했다.지방의회는 독립성이 크게 강화됐다. 현재 자치단체장이 가진 의회사무처 공무원의 인사권을 의회 의장이 갖도록 했으며, 의회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의원 정수의 2분의1 범위 내에서 충원할 수 있게 했다. 전문 인력은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충원된다.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지방의회의 책임도 강화했다. 지방의회는 투표 결과와 의정활동 등 주요 정보를 새로 구축할 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주민에게 공개해야 하며, 윤리특별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의원들의 겸직 신고를 의무화했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 행안부장관에게 지자체 경계변경 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했으며, 국가 중요정책 결정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신설한다.◆ 개정안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그동안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을 거듭 요구해 왔다. 대구시의회와 대구시의 경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 제도를 뒷받침해 줄 것을 주장했다. 장상수 대구시의회 의장은 “1988년 전부 개정된 이후 30년 넘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었던 지방자치법이 이번에 전부 개정된 것은 지방발전의 새 전기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대구시의회 의원들은 지난달에는 의원 30명 전체 명의로 공동성명을 내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 국회 의결과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정부로의 대폭 이양, 실질적 재정분권, 그리고 국회법에 상응하는 지방의회법 제정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있다. 의회사무처 인사권을 의장에게 주더라도 국회처럼 의회직 공무원을 별도로 선발하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지금과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지자체의 입법권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빠진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실질적 지방자치는 재정분권이 핵심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자치행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게 됐지만 여전히 지방에서는 이걸로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보진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재정분권, 즉 재정자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영주영양봉화울진)은 얼마 전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지방자치의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균형발전과 지방재정 분권을 외치는 문재인 정부 아래서 오히려 지방은 신음하고 있다. 중앙정부가 사업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면서 정작 재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정부의 지방재정 분권은 실체가 없는 허구일 따름이다”라고 비판했다. 경북도, 전남도 등은 올해 지방이양사업의 재원 보전 기간을 5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거부했다.현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재정분권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인 8대2를 7대3을 거쳐 6대4까지 조정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지방소비세나 지방소득세 비중을 확충하고, 국고보조사업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재정분권 이행 결과를 보면 여전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7.5대2.5 수준에 머물고 있다.이렇다 보니 세수는 한정돼 있는데 쓸 곳은 점점 늘어나는 지자체로서는 오히려 더 곳간을 쥐고 있는 중앙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지방정부 자체수입은 115조 원인데 반해 써야 할 돈은 316조 원으로, 부족분이 210조 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재정자립도만 봐도 대구시가 2016년 47.2%, 2019년 41.6%, 2020년(6월 기준) 41.1% 등으로 4년 연속 하락했으며, 경북도 역시 2019년 기준 31.9%로 전국평균 51.4%보다 낮은 수준이다.중앙정부 사업 중 지방정부에 의무적으로 비용 분담을 강제한 매칭사업이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도 있다. 고정경상비와 매칭사업비 등 쓸 곳이 정해진 예산을 제외하게 되면 지역발전과 주민복리 등 지역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써야 할 돈이 없다는 게 지방정부의 하소연이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사진설명)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12월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2년 만에 이뤄진 전면 개정으로 지방의 행정자치는 어느 정도 진일보하게 됐지만, 여전히 재정분권 이행이 크게 미흡해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이뤄지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① 5월 개최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총회 ② 11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대구시청, 대구시의회 제공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호계서원과 병호시비 400년

퇴계 이황(1501~1570)의 수제자는 누구인가. 이는 1620년(광해군 12) 당시 서애 류성룡(1542~1607)과 학봉 김성일(1538~1593) 두 문중의 후손과 후학들에게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과 자긍이 걸린 문제였다.이황이 누구인가. 조선 중기의 대학자로 성리학을 체계화해 오늘날 ‘동방의 주자’라고까지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수석 후계자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기회가 바로 퇴계를 주향으로 모신 여강서원(훗날 호계서원)의 좌배향에 위패를 안치하는 것이었다.여기서 비롯된 서애 문중·후학들과 학봉 문중·후학들 사이에 벌어진 다툼이 ‘병호시비’라 불리는 영남 유림의 400년에 걸친 논란이었다. 이 병호시비의 현장인 호계서원의 복설 고유제와 추향제가 지난달 20일 안동에서 봉행 됐다. 이날 행사에는 두 문중 사람들뿐 아니라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 영남지역 관계와 학계, 정계, 교육계 등을 망라해 각계 인사들도 참석했다.호계서원의 복원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인 일이었지만, 무엇보다 400년을 이어온 병호시비의 마침표라는 의미, 즉 영남 유림의 두 기둥이랄 수 있는 서애와 학봉 두 문중의 화합의 자리라는 의미가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이 함께한 것이다.병호시비는 과학·기술 문명의 세례를 받으며 사는 현대인들의 시각으로는 체면만 앞세운 고리타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집안 간 싸움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조선왕조 500년의 정치지도이념이자 사회개혁 및 국가운영의 기본이념이었던 성리학의 발전 과정과 그 속에서 치열하게 학문했던 조상들의 정신이 들어 있다.◆ 병호시비퇴계 이황은 마흔여섯 되던 해인 1546년,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 안동에 돌아와 서당을 짓고 후학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는데 그의 학문적 명성에 전국 각지에서 제자들이 몰려들었다. 그 수많은 제자 중에 우뚝 솟은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학봉 김성일과 서애 류성룡이었다.전해 내려오는 얘기에 따르면 퇴계는 학봉을 보고 ‘이런 아이는 일찍이 보지 못했다’고 했고 서애를 보고는 ‘하늘이 내린 아이’라 했다고 한다. 그만큼 학문이나 인품 등 어느 면으로나 쉬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그들이 뛰어났음을 스승인 퇴계도 인정했음을 알 수 있다.이런 그들인지라 1620년 퇴계 이황을 주향으로 모신 여강서원에 학봉과 서애를 함께 배향하기로 한 것은 어쩌면 그 결정 자체에 이미 좌배향의 서열 다툼이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풍산 류씨와 의성 김씨 두 가문의 후학들은 당시 나름의 이유를 들어 상대 문중에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서애 측은 관직의 서열을, 학봉 측은 나이를 기준으로 할 것을 주장했다. 학봉은 나이로는 서애보다 네 살 위이고 퇴계 문하에도 먼저 들어간 입제자였다. 그러나 벼슬이 관찰사에 머물러 영의정을 지낸 서애보다 낮았다.결국 논란은 있었지만 학봉을 좌배향, 서애를 우배향하는 것으로 시비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에 순순히 승복할 수 없었던 서애 문중에서는 그 당시 관직에서 물러나 상주에 내려와 있던 영남 유림의 거두 우복 정경세(1563~1633)를 중심으로 ‘서애가 좌배향돼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1805년에는 영남 유림이 서울 문묘에 김성일, 류성룡과 함께 한강 정구(1543~1620), 여헌 장현광(1554~1637) 네 분을 종사하게 해달라고 상소를 올리게 됐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누구를 앞에 적느냐를 두고 문제가 생겼다. 나이순으로 학봉이 앞에 적히자 이에 반발한 서애 쪽에서 따로 상소를 올렸고, 일이 시끄러워지자 조정에서는 아예 이 사안 자체를 없었던 일로 해버렸다.이때 억울하게 문묘 종사의 길이 막혀버린 정구와 장현광의 제자들이 따로 두 분을 대구 이강서원에 모시는 것으로 결정하자 안동 유림은 이를 규탄하는 통문을 썼다. 그런데 통문에서 학봉이 앞에 나오자 서애 쪽에서 이를 다시 문제 삼는다. 200여 년에 걸쳐 이렇게 세 번이나 서열이 문제가 되자 서애파는 호계서원과 결별하게 된다. 그 결과 이황은 도산서원에, 학봉은 임천서원에, 서애는 병산서원에 따로 모셔진다.이런 두 문중의 수백 년에 걸친 다툼을 두고 병산서원과 호계서원 사이의 시비라 해서 ‘병호시비’라 불렀고, 또 병산서원과 호계서원의 앞 글자를 따 서애 후학들은 ‘병파’, 학봉 후학들은 ‘호파’라 했다.후손과 후학들은 이렇게 대립했지만, 사실 서애와 학봉은 요즘 말로 하면 절친이었다. 퇴계 문하에서 동문수학했고 왜국에 통신사로도 함께 다녀온 사이였다. 학봉 김성일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지방에서 제일 먼저 의병을 일으켜 항전하다 1593년 진주성에서 전사했다. 안동 유림에서는 퇴계의 수제자이자 학맥을 이은 학자로 존경받고 있다.서애 류성룡은 25세에 벼슬길에 나가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임진왜란 중인 51세 때 영의정에 오른다. 그러나 무고로 관직에서 물러나 1599년 나이 58세에 고향 하회마을로 돌아와 노년을 보내다 1607년 66세에 세상을 떠났다.◆ 400년 병호시비의 끝(?)서애 문중과 학봉 문중이 화해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2009년이었다. 당시 서애 종가의 종손과 학봉 종가의 종손이 만나 퇴계를 중심으로 서애는 좌배향, 학봉은 우배향하기로 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안동시와 경북도에서도 호계서원의 복원 계획을 세운다.그러나 다툼의 세월이 오래였던 만큼 두 문중 간 합의 소식에 여기저기서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퇴계 문중의 후손과 후학들은 ‘병호시비는 단순히 양 문중 간 서열을 따지기 위한 갈등이 아니다. 당대 영남학파를 대표하는 안동지역 두 거목에 대한 자존심과 자긍이 함께 담겨 있는 문제로 긍정적 시비는 계속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몇몇 특정 가문이 나서 배향 문제를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양 문중의 배향 합의와 더불어 전국 유림의 뜻을 받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13년 5월에는 ‘호계서원 복설 추진 확약식’이 경북도청에서 열렸다. 이날 확약식에서는 또 학봉 문중의 의견을 반영해 대산 이상정(1710~1781)을 추가로 호계서원에 우배향 추정하기로 결의했다.대산 이상정은 1711년(숙종 37) 안동에서 태어나 퇴계학파의 학통을 이었다. 25세 때 벼슬길에 나가지만 당시 영남 남인이라는 한계 때문에 젊어서부터 안동에 대산서당을 짓고 퇴계의 학통을 계승해 성리학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을 쏟는다. 31세 때 퇴계가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글을 모아 저술한 ‘퇴계서절요’는 퇴계학의 핵심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2014년에는 복원하는 호계서원의 위치가 문제가 됐다. 처음 정한 위치가 안동댐 인근 민속촌이었는데, 이 장소가 너무 좁다는 의견이 있어 나중에 한국국학진흥원 내 부지로 위치를 변경한 것을 두고 반대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일부 유림에서 ‘호계서원과 도산서원은 각각 안동과 예안 지역을 대표하는 서원이었기 때문에 복설 장소는 당연히 당초 위치나 그 주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계서원호계서원은 1573년(선조 6) 퇴계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영남 유림이 퇴계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처음에는 여강서원이란 이름으로 건립해, 퇴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1620년(광해군 12)에는 학봉과 서애의 위패가 이곳에 배향되고, 1676년(숙종 2)에 임금으로부터 ‘호계’라는 이름과 토지, 노비 등을 하사받아 이때부터 사액서원이 됐다.그러나 좌배향을 둘러싼 두 문중 간의 서열 다툼이 계속되자, 결국 1805년에는 퇴계와 학봉, 서애의 위패를 제자들이 각각 다른 서원으로 모셔가고, 모실 분이 없게 된 호계서원에는 강당만 남게 된다.그 후 고종 때는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1871년)에 따라 전국의 서원이 훼철되는 가운데 호계서원도 그 불운을 피해 가지 못했지만 다행히 7년 뒤에 강당은 새로 지어진다. 명맥을 이어오던 호계서원은 그러나 1973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될 처지가 되면서 임하댐 인근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김해신공항 백지화 후폭풍

김해신공항 사업을 두고 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의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발표가 사실상 김해신공항의 백지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에서 이에 보조를 맞춘 듯 가덕도신공항 사업 재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민주당은 당내에 가덕도신공항추진단을 구성하고 11월 중에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힘 소속 부산지역 국회의원 15명도 20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공동발의 하면서 가덕도신공항은 이제 입법 절차만 남겨두었을 뿐 사실상 본궤도에 오른 거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김해신공항의 백지화 이후 영남권에서는 부산, 경남, 울산과 대구, 경북 간에 예상대로 상반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가덕도신공항을 국가 균형발전을 유도할 핵심 기반시설로 보고 구체적 준비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대구, 경북에서는 이미 결정된 국책 사업을 명확한 근거조차 없이 무산시킨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대구·경북민들은 동남권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10년 넘게 갈라졌던 영남권 민심이 5개 광역지자체의 합의에 의해 가까스로 봉합된 것이 불과 몇 년 전인데, 이를 정부, 여당이 뒤엎어 다시 영남 민심을 갈라놓는다는 게 과연 국정을 책임진 집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이냐고 분노하고 있다.국책사업이 정치 논리에 의해 뒤집어질 수 있을 거란 의혹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로 인해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김해신공항 결정 이후 잠잠하던 ‘가덕도신공항’ 이슈가 구체적으로 다시 거론된 것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였다. 당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이를 공약으로 내걸며 여론몰이를 했다. 그 후 문재인 정부는 부산시가 경남도, 울산시와 함께 김해신공항의 적합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재검증을 계속 요구하자 2019년 12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에서는 일각에서 이런저런 정치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설마설마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수십 조를 투입하는 대형 국책사업이고 이미 중립적인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거쳐 결론이 난 사안인데 아무리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다고 해도 정부가 설마 이를 뒤엎을까 하는 상식적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올해 들어 그 의혹을 더 키울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산시장이 4월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전격 사퇴하면서 내년 4월에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진 김해신공항 백지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마치 예정된 수순인 것처럼 진행되고 있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겠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산에서 구상하는 가덕도신공항 청사진을 보면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규모로 실질적인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것이다. 당연히 여기에 유럽과 미주 지역을 오갈 수 있는 중장거리용 대형 여객기가 취항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남권 전역을 배후로 하는 물류 허브공항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만약 부산시의 이 구상이 현실화하면 현재 이전지만 결정해 놓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경우 가덕도신공항과 여객과 물류 수송 등 여러 측면에서 중복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배후 인구와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작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타격을 받게 되리란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현 상황에서 고민은 대구·경북으로서는 대응 방법이 마뜩잖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역의 의견도 분분하다. 김해신공항 사업을 계속 주장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아예 원점에서, 즉 밀양, 가덕도 두 곳을 놓고 논의했던 시점으로 돌아가 동남권신공항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리고 가덕도신공항을 수용하는 대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국가에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 그리고 정부 움직임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에서 17일 ‘김해신공항은 안전, 시설 운영 및 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다.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수삼 검증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사업 확정 당시 비행 절차 보완 필요성, 서편 유도로 조기 설치 필요성, 미래 수요 변화 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 범위 확대 등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국제공항의 특성상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타이트한 기본계획안이라는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검증위 발표가 나오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바로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후속 조치 계획을 면밀히 마련해 동남권신공항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주관 부처인 국토부도 같은 날 ‘검증위 검증 결과를 수용하겠다. 조속히 후속 조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에선 강력 반대지역에서는 대구시, 경북도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정치권까지 합세해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7일 공동입장문을 통해 ‘510만 대구·경북민은 1천300만 영남권 시·도민의 염원이자 미래가 달린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절차에 대해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국민의힘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도 공동입장문을 내고 ‘월성 원전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경제성 평가가 뒤바뀌어 영구폐기에 이른 것을 기억한다. 김해신공항도 아무 권한이 없는 총리실 검증에 맞춰 백지화 수순을 밟는 건 국책사업을 신뢰하는 국민에 대한 횡포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판했다. 통합신공항대구시민추진단과 대구경북하늘길살리기운동본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이미 결정된 국책사업이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며 정부 발표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동남권신공항과 김해신공항 확장동남권신공항 사업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공론화된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대선 후보마다 공약으로 이를 내걸었다. 동남권신공항 사업이 지역에서 얼마나 예민한 사안이었는지는 입지검증 연구용역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아직 공론화되기 전인 김대중 정부 때 처음으로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때 두 번, 이명박 정부 때 두 번,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 한 번 등 여섯 차례 진행됐다. 여기에 최근의 김해신공항검증위 검증까지 더하면 총 일곱 차례나 된다.이 과정에서 동남권신공항 사업은 된다, 안 된다는 말만 오락가락했고 지역 여론은 분열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때인 2011년 4월에는 당시 최종후보지였던 가덕도와 밀양 모두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 자체를 아예 백지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산될 뻔했던 동남권신공항 건설은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공약하면서 다시 살아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될 거란 기대가 커지면서 수십조가 투입되는 동남권신공항 사업은 영남권 5개 지자체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는 사업이 됐고, 그만큼 지역 갈등은 격화하는 양상을 보였다.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2015년에는 영남권 5개 광역지자체 단체장이 모여 국익을 위해 전문기관의 입지선정 용역 결과를 수용하자는데 합의하고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서 입지선정 용역을 진행해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당시 발표된 ADPi용역 결과에 따르면 사업비가 김해신공항이 4조3천억 원, 밀양신공항(활주로 1본)이 4조7천억 원, 가덕도공항(활주로 2본)이 10조6천억 원이었다. 특히 가덕도신공항은 접근성 면에서 세 곳 가운데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김해신공항 사업을 2026년까지 완공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3호선 엑스코선 그리고 4호선 트램 시범노선

대도시의 도시철도 노선은 역세권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에겐 재산 가치와 직결된 문제가 된 지 오래다. 그렇다 보니 도시철도 노선이 연장되거나 신설된다는 얘기만 들려도 그 노선이 어디로 갈 것인지에 모두가 안테나를 높이 올리고 정보를 수집한다.그래서 노선이 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특히 역사가 들어서게 될 거라고 판단할 만한 비록 확인되지 않은 불확실한 정보라도 듣게 되면 너도나도 그 일대의 투자에 나선다. 당연히 그 지역의 집값이 들썩인다.최근 대구에서는 도시철도 3호선의 연장노선인 엑스코선의 착공과 도심 순환노선인 4호선에 적용될 트램(노면철도)의 시범노선을 결정할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대구도시철도는 1997년 11월 1호선 첫 운행을 시작한 이후 2015년 3호선 칠곡경대병원~용지 노선을 개통하는 등 20년도 채 안 되는 세월 동안 지금과 같은 3개 노선이 구축돼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확장으로 도시철도 수요 환경은 꾸준하게 변화했고 그에 맞춰 시민들의 노선 추가 건설 요구는 계속됐다.도시철도는 특히 역사를 중심으로 그 일대에 업무, 주거, 상업 시설이 몰리는 역세권이 형성되면서 도심 개발의 중심축이 됐으며, 그 결과 부동산 선택에서 역세권은 학세권과 함께 첫 번째 고려 요소가 될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졌다. 대구중장기철도망계획이나 2030대구교통계획 등의 발표에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엑스코선은 이미 노선 계획은 발표된 상태로, 국비 지원 여부가 12월께 결정된다. 7천억 원이 넘는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부담할 정부의 지원 결정이 있어야 엑스코선은 대구시의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또 도입을 추진 중인 ‘트램’은 올해 연말까지 시범노선이 우선 발표될 예정이다. 4호선 전 구간의 적용에 앞서 일단 시범노선을 운영해 본다는 대구시의 방침에 따라서다.트램은 지하철이나 경전철보다 저렴한 비용(지하철의 6분의1 수준)으로 노선 구축이 가능하고, 또 오염물질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이 있어 대구시가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기존 도로의 교통시스템을 변경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고 차선 하나가 별도로 필요해 좁은 도로에서는 교통 혼잡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현재 대구시가 추진 중인 트램 도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연말에 발표할 시범노선만 하더라도 이후 주민공청회, 정부 승인 신청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어 착공이 실제로 언제쯤 이뤄질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이런 가운데 트램 시범노선을 둘러싸고 노선 통과가 예상되는 지자체 간에 노선 및 역사 유치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유치 경쟁과 관련해 지역 여론과 교통 수용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엑스코선, 12월께 예타 통과 결정엑스코선은 도시철도 3호선인 수성구민운동장에서 이시아폴리스까지 이어지는 길이 12.4km 노선으로, 13곳에 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그동안 도시철도의 접근성 혜택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구 북동쪽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엑스코선을 보면 교통 수요가 많은 동대구역, 경북대학교, 대구시청 별관, 이시아폴리스 등이 포함됐으며, 또 지역의 물류·산업 중심지 역할을 하는 종합유통단지, 엑스코 그리고 2023년 준공 예정인 도시형첨단복합산업단지 금호워트폴리스 등이 연결돼 있어 교통 수용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대구시에 따르면 엑스코선은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2차 점검회의와 경제성평가(B/C)를 마친 상태이고, 지역균형발전을 포함한 정책성평가가 남아 있다. 11월 말이나 늦어도 12월 초께는 예타 통과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시는 예타 통과가 확정되는 대로 2021년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거쳐 2022년 착공, 2027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총 7천169억 원이며, 국비 60%, 시비 40%로 충당한다.예타 통과 가능성에 대해 대구시는 시의 교통량변화 반영 요구를 정부가 상당 부분 수용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교통량변화 반영 요구에는 현재 엑스코선 일대에서 공사가 진행되거나 예정된 91곳(5만7천84가구)의 대규모 신규 아파트건설 사업장이 포함됐다. 시는 엑스코선이 완공되면 환승 체계를 촘촘히 짜 대중교통 이용률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트램 시범노선은 지자체 간 경쟁 양상연말로 발표가 예정된 트램 시범노선을 둘러싸고 대구 서구와 달서구 간에 유치경쟁이 불붙고 있다. 시범노선 결정에 시청 신청사와 KTX서대구역세권이 핵심적 요소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다.서구에서는 서대구로를 중심으로 하는 선형 노선을 먼저 구축하고, 장기적으론 이 노선과 도심 노선을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와 달서구 지역만 운행할 경우 이용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용성과 지역균형 등을 고려해 서구와 도심을 잇는 방향으로 노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서구에 혐오시설이 밀집돼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점도 노선 결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구의회는 10월21일 ‘4호선(트램) 노선의 서구 중심가 경유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달서구에서는 서부권을 도는 순환노선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시청 신청사와 2021년 개통하는 KTX서대구역사를 아우르는 노선이 돼야 지역 균형발전과 도시성장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다. 달서구는 KTX서대구역~죽전역~본리네거리~서부정류장~두류공원~신평리네거리를 경유하는 노선안을 지난 8월 대구시에 전달한 바 있다.대구시에 따르면 트램 시범노선 계획을 포함한 ‘대구 신교통시스템 구축 타당성 조사용역(이하 신교통시스템 조사용역)’ 결과가 연말께 발표된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내년에 주민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토교통부 승인 신청에 들어갈 계획이다.도시철도의 트램 도입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걸면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권 시장은 4호선을 기존과 같이 지하철이나 모노레일 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은 대구시의 재정 형편상 어렵다며 그 대안으로 트램 도입 구상을 밝혔다. 도시철도 4호선은 황금역~만촌역~동구청역~복현오거리~침산교~만평역~평리네거리~두류역~안지랑역~황금역을 도는 도심순환선이다.이후 권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자 대구시는 2018년 7월 신교통시스템 조사용역에 착수하며 2020년 1월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 발표는 대구시청 신청사 결정, 서대구역세권 개발계획 발표 등의 변수가 생기면서 올해 연말로 미뤄졌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사진설명-대구 도시철도 3호선 연장노선인 엑스코선에 대한 국비 지원을 결정할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발표와 4호선에 도입을 추진 중인 트램의 시범노선 결정이 12월 중 이뤄질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①KTX서대구역사 ②두류정수장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③대구시청 별관 ④엑스코(조감도)대구시청 제공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