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의 힘, 청년 예술가 〈22〉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춤에 대한 재미로 15

▲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
▲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
“유일하게 재밌었던 것이 춤이었는데, 인복이 컸던 것 같아요. 여러 선생님이 기회를 줬고, 그러한 조언과 제안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34)씨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룹 아나키스트는 현대무용 기반의 힙합, 재즈, 탭댄스 등 다장르를 소화하는 단체다.

이 팀은 리더인 김씨가 2017년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춤에 대한 갈망으로 학교 후배와 지인을 모아 팀을 만들게 됐다.

각자 춤의 전공이 다른 김학용(34), 김현아(29·여), 남승진(30), 배수하(29·여), 이재진(31), 이재형(31)씨가 하나의 영역을 넘어 4년 여를 함께해오고 있다.

그는 “학교 후배, 무대에서 만난 동생들과 뜻이 맞았다”며 “단순 극장 무대가 아닌 거리공연이 하고 싶은 친구들이 모였다. 아마 대구에서 유일하게 현대무용을 거리에서 선보인 단체”라고 자부했다.

▲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씨가 버스킹에서 춤을 선보이고 있다.
▲ 그룹 아나키스트 리더 김학용씨가 버스킹에서 춤을 선보이고 있다.
▲ 2021 남구청년예술제 ‘해야청청’ 공연 모습.
▲ 2021 남구청년예술제 ‘해야청청’ 공연 모습.
그룹 아나키스트는 제21회 전국차세대안무가전 대상 수상, 2021 남구청년예술제 ‘해야청청’ 최우수작품상 수상, 2021 청춘마이크 최우수 아티스트 선정 등 전국적으로 인정받으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리더인 김씨가 춤을 춰온 지는 15년가량. 춤에 재미를 느끼며 팀을 만들기까지 그 중심에는 항상 스승들의 조언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댄스스포츠에 심취해 방과 후 수업으로 댄스스포츠 교실을 만든 선생님을 만났다.

당시 수업에는 소위 ‘꼴통’이라 불리는 문제아들을 모아 둔 터라 학업에 큰 뜻이 없었던 본인 역시 억지로 수업을 듣게 되면서 우연히 춤을 접했다.

그렇게 춤과 중학교를 함께 졸업한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여전히 학교에 흥미를 못 느꼈고, 자퇴를 결정했다.

어찌 된 일인지 중학교 때 선생님이 그 소식을 듣고 연락이 왔고,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춤이 즐거웠다는 말에 그를 한 댄스스포츠 학원으로 인도했다.

김씨는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며 “학원에서 한 초등학생이 댄스스포츠 장르의 하나인 ‘파소도블레’를 추는 모습에 한눈에 반했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김씨는 학교가 아닌 댄스스포츠 학원에 다니며 청춘을 춤과 보내게 됐다.

그러면서도 선생님의 조언으로 검정고시를 보게 됐고, 대구예술대학교 실용무용학과에 입학해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대학 생활을 성실하게 보냈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히 현대무용 공연에 참여하게 됐고, 표현의 자유로움에 매료돼 댄스스포츠를 넘어서 현대무용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 무용 버스킹’을 꿈꾸며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았고, 자유로운 춤을 추며 국내에서 인정받고 있다.

▲ 김학용씨가 제21회 전국차세대안무가전에 참여해 무용을 추는 모습.
▲ 김학용씨가 제21회 전국차세대안무가전에 참여해 무용을 추는 모습.
▲ ‘해방1945’ 첫 시리즈인 시인 윤동주 이야기의 ‘서시’ 공연 모습.
▲ ‘해방1945’ 첫 시리즈인 시인 윤동주 이야기의 ‘서시’ 공연 모습.
최근 그룹 아나키스트는 일제강점기 시대 아픈 역사의 민족성을 모티브로 ‘해방1945’라는 시리즈 작품을 매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첫 번째로 시인 윤동주 이야기의 ‘서시’를 대구예술발전소 수창홀에서 공개했다.

올해는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담은 작품 ‘격동’을 대구무용제에 출품하며, 내년에는 마지막 시리즈인 이육사 시인의 이야기를 무용뿐 아닌 현대미술, 설치미술 등 융복합시켜 극장 공연이 아닌 야외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학용씨는 “그룹 아나키스트를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인 우리 팀만의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이 최종 꿈”이라며 “단발성 공연이 아닌 좋은 작품을 오픈런 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새로운 관객들에게 꾸준히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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