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할 LG BCM 구미공장이 11일 착공식을 했다. 국내 여섯 번째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이기도 한 구미공장은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향후 경북, 대구 경제발전의 새로운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착공식까지 오는 과정에서 보여 준 경북도와 구미시, 정부 간의 협력 모델은 정부에는 지역균형발전, 지자체에는 기업 유치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모범적 선례가 될 수 있을 거란 평가다.

이날 구미공장 착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지역 노사민정 위원, 주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이 배터리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BCM 공장은 구미국가5산단 내 부지 6만6천116㎡에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건립된다. 2025년까지 5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5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연간 6만t의 2차전지 양극재를 양산한다.

공장 준공으로 구미는 1천 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창출과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유발효과 7천여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2조4천50여억 원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구미시는 양극재 공장 유치를 계기로 2차전지 첨단소재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해 현재 관련 업체 10곳이 입주를 구체화하거나 상담을 진행 중이다.

공장 준공은 경북도와 구미시가 LG화학과 투자 논의를 시작한 지 2년 만에야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성과물이다. 앞서 경북도와 구미시는 2019년 7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LG화학과 상생형 구미일자리 투자 협약식을 가졌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척이 없어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LG화학이 LG BCM을 설립해 LG화학의 포괄적 지위를 양도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 11월10일 경북도, 구미시, 정부의 투자협약과 노사민정 상생협약 체결이 이뤄지면서 사업은 구체적 윤곽을 드러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처럼 구미를 배터리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만들려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핵심 소재와 부품의 자립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경북은 현재 소재, 장비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배터리 관련 분야 우수기업이 모여 있어 지역적으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지자체의 관련 기업 유치에 중앙정부 역시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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