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홍 봉합…‘파리떼’는 과제

발행일 2021-12-05 15:33: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준석 당 대표 ‘패싱' 논란으로 빚어졌던 국민의힘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이준석 대표와 울산 만찬 회동을 하며 다시 손을 맞잡았다. 부산에서 커플 티를 입고 선거운동을 함께 하며 지지층의 우려를 털어냈다. 삐딱선을 타며 애 태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합류했다. 국민의힘 내홍이 수습 국면이다.

윤석열이 아들 뻘 이준석에게 고개 숙였다. 백기투항 얘기도 나왔다. 지지자들은 대선후보의 사상 초유의 굴복이라며 떨떠름해 했다. 당 원로의 권유와 훈수가 한몫했다. 지지층 이탈 조짐이 약이 됐다.

윤 후보는 당 내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절실하게 깨달았을 터다. 젊은 당 대표의 투정 어린 반발을 달래고 끌어안는 모습이야말로 윤석열에게 필요했다. 강골 검사의 이미지를 벗는데 일조했다. 김종인은 비례대표로만 5차례 국회의원이 된 정치판의 여우다. 수를 읽는 귀재다. 그의 가세로 선대위가 골격을 갖췄다. 선거운동에 탄력이 붙었다.

아직 남았다. 비대한 선관위를 컨트롤하는 일이다. 문고리 3인방과 같은 측근 정치가 기생할 틈을 주어서는 안 된다.

중도표를 그러모아야 한다. 금태섭, 권경애, 윤진숙 등 반 민주당 목소리를 높였던 진보 쪽 인사들의 영입도 초읽기다. 논란은 있지만 국힘에게는 역량과 투쟁력을 겸비한 이들이 필요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잡는 일도 중요하다.

-국민의힘, 내홍 수습…중도 확장 급선무

국민의힘 선대위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경로당이다. 잔치판엔 파리만 꼬이고 있다. 사공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은 대통합을 내세워 오는 사람을 마다않고 쓰고 있지만 선대위엔 한물간 정치인과 해바라기 천지다. 머리만 큰 가분수 꼴이다. 선대위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의 문고리 3인방이 뜬금없이 등장했다. 일련의 내홍 사태가 ‘문고리’ 권력의 전횡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후보가 측근 파리떼들에게 포위돼 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파리떼는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잔치상에는 파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이번 대선판에 파리떼가 유난히 극성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런저런 연줄을 달고 기웃대는 정치 낭인부터, 떡 고물을 챙기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갖은 재료를 사용해 최상의 상을 차리는 것이 숙달된 숙수의 능력이다. 통상 대선때마다 유력 정당에는 수 백 명의 특보 명함이 난무한다. 명함 정치도 정치판의 적폐다. 과연 이번엔 어떨지 궁금하다.

홍준표 의원은 아킬레스 건이다. 그는 독불장군의 전형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대선 경선 후 청년층 지지에 고무돼 거침없이 마이웨이했다. 자신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년의꿈’을 통해 대선 후보 비평을 쏟아냈다. 한편인 윤석열 후보까지 대놓고 공격했다.

자기 정치에만 열 올리고 있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정권교체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홍 의원은 자신의 몽니를 개의치 않았다. 그런 홍 의원이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 앞에 고개 숙였다. 여전히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는 있지만 김종인의 합류와 이준석의 당무 복귀를 반기며 백의종군 입장을 밝혔다.

-잔치판 파리떼…배가 산으로 가지 않아야

이준석과 김종인은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준석은 조연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 대표의 권위와 무게를 내세워서는 안 된다. 김종인도 상왕 정치에 대한 유혹을 떨쳐야 한다. 국정을 파탄낸 현 정권을 아웃시키는 것이 그의 책무다.

그렇다고 캠프와 윤 후보가 이준석을 다시 따돌려선 곤란하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승리는 민주당의 헛발질과 자살골에 힘입은 바 크다. 거기에 2030의 가세가 결정타가 됐다. 이준석의 역할을 무시하면 안 된다. 그는 윤 후보에겐 없는 2030의 지지가 있다.

노욕의 김종인, 철부지 이준석을 끌어안고 보수와 진보를 함께 태운 마차를 채찍질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지 윤석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이 바라는 쇄신이라는 수술을 외면하고, 반창고로 땜빵한 불안한 봉합”이라는 민주당의 비아냥이 쓴 약이 돼야 한다.

홍석봉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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