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 모교에 각별한 관심…12·12군사반란 등 과오로 외면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 중 1986년 모교인 대구공고 교정에 심은 나무. 연합뉴스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 중 1986년 모교인 대구공고 교정에 심은 나무.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별세한 가운데 12·12군사반란과 5·18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 등 전 대통령의 과오로 인해 학창시절을 보낸 대구에서도 외면 받는 모양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구공고와 고교 동문들은 전 대통령의 별세소식을 접하고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살아생전 모교인 대구공고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1986년 모교를 방문해 나무를 심기도 했다. 이 나무는 여전히 교정에 남아있다.

퇴임 후부터 2010년대 전후까지 대구공고 총동창회나 골프 대회에 참석하는 등 동문 행사에 자주 발걸음 했다.

하지만 대구공고와 총동창회는 전 전 대통령의 빈소 마련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사망 당일 경북고는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았다.

대구공고 측은 “현재로서는 빈소 마련 계획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재 대구공고 총동창회는 긴급 임시회의를 소집해 분향소 설치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분향소 설치는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공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선배가 돌아가신 건 슬프지만 5·18 무력진압에 대한 진실 규명을 외면한 평가는 동문회 차원에서라도 새로 이뤄져야 한다”며 “분향소와 관련해서는 현재 동문들의 생각을 듣는 단계”라고 전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별도의 빈소를 마련했던 동구청도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동구청 관계자는 “국가장이 아닐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구청에서 굳이 나서서 장례를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5세 때 집이 대구로 이사해, 대구공업중학교와 대구공고를 다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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