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14일 ‘당 해산’ 취지 발언으로 논란이 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오만방자하다”, “문재인 정권 하수인 시절 버릇”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당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14일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주요 당직자 간담회’에서 당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전날(13일) 제주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과 유승민 전 의원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우리 당 후보가 만약 된다면 (털려서 뭐가 나오는 데) 일주일도 안 걸린다”며 “정권 교체는 둘째 문제고,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참 오만방자하다.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며 “문 대통령과 한편이 돼 보수궤멸에 선봉장이 된 공로로 벼락출세를 두 번이나 하고 검찰을 이용해 장모 비리, 부인 비리를 방어하다가 사퇴 후 자기가 봉직하던 검찰에서 본격적인 가족 비리, 본인 비리를 수사하니 그것은 정치 수사라고 호도한다”고 적었다.

이어 “넉 달 된 초임검사가 검찰총장 하겠다고 덤비면 우스운 꼴이 되듯 정치입문 넉 달 만에 대통령 하겠다고 우기는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고 어처구니없다”며 “그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뭐가 두려워서 등 뒤에서 칼을 꽂나. 문 정권의 하수인 시절 버릇인가”라며 “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라고 비판했다.

또 “적폐라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 구속시킨 당에 들어와서 하는 스파이 노릇도 그만합시다. ‘조국 수사는 문재인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수사였다’고 말했죠?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키려고 우리 당에 온 거 아닌가”라며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들부터 챙기시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라”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 “검증하다 보면 후보 개인은 매우 불편하거나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게 낫다’는 발언은 분명한 실언이고 당원 모욕이다. 당은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를 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소속 경선 후보로서 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키라”고 했다.

지도부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준석 대표는 경기도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지기에 의아하다”며 “어쨌든 후보 간의 그런 설전이 지지자가 우려할 정도까지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경기도 당원간담회에서 전날 발언을 두고 “우리 당이 야당으로서의 투쟁성을 좀 많이 잃지 않았나. 그래서 우리 당이 정말 이럴 거면 문 닫아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그게 당의 문을 닫자는 게 아니고 우리가 더 정신 차리고 투쟁성을 더 강화해서 당내 독재로 병든 민주당이 국민을 상대로 더 이상 무도한 짓을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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