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이태원길, 술집 닫자 편의점서 술 구입…야외 북적||야외음악당 옆 체육공원, 오후 1

▲ 가게가 문을 닫은 후 야외에서 음주와 취식을 하고자 몰린 인파가 지난 25일 오후 11시께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 옆 체육공원을 가득 메웠다.
▲ 가게가 문을 닫은 후 야외에서 음주와 취식을 하고자 몰린 인파가 지난 25일 오후 11시께 대구 달서구 코오롱야외음악당 옆 체육공원을 가득 메웠다.
대구지역 음식점과 술집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을 하자 광장과 공원 등에서 시민들이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밤늦게까지 술판을 벌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추석 연휴 직후 대구에서 연일 100명대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야외 술판이 자칫 확산의 불씨가 될까 우려가 높다.

지난 25일 오후 9시께 북구 동천동 이태원길 내 팔거광장.

오후 10시가 다가오자 손님들은 가게에서 쏟아져 나와 인근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민들은 주류를 구입해 팔거광장에 모여 술판을 이어나가 일대가 시끌벅적했다. 공원 내 돌벤치는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가득 찼다. 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음주를 하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나눴다.

코로나19 확산 우려 신고와 소음 민원으로 출동한 경찰이 귀가를 유도하는 방송도 해보지만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같은날 오후 10시께 수성구 수성유원지.

이곳에서도 팔거광장과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오후 10시가 되자 시민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들고 수성못 내 공원으로 모였다. 공원 내 비어 있는 벤치는 없었고 잔디밭 역시 돗자리로 뒤덮였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5인 이상으로 형성된 모임도 다수 있었지만 확인하는 공무원은 없어 방역 수칙의 의미가 무색했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 지난 25일 오후 10시께 대구 북구 이태원길 내 팔거공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
▲ 지난 25일 오후 10시께 대구 북구 이태원길 내 팔거공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
달서구에 있는 코오롱야외음악당 옆 체육공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체육공원 내 펼쳐진 돗자리 수는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서로 좋은 위치를 선점하고자 경치가 좋은 명당에 인파가 몰려들면서 돗자리의 간격은 30㎝에 불과했다. 이곳 역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시민들이 몰리는 화장실 등에서도 마스크를 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휴대용 스피커로 노래를 틀며 함께 흥얼거리는 모임도 있어 비말 전파에 의한 감염도 우려됐다.

코오롱야외음악당에 산책하러 나온 B(56)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아무리 야외라도 이런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방역당국이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방역 이행 점검을 강화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모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지난 25일 오후 10시40분께 대구 수성유원지의 벤치 및 잔디에 시민들이 자리를 채우고 취식을 하고 있다.
▲ 지난 25일 오후 10시40분께 대구 수성유원지의 벤치 및 잔디에 시민들이 자리를 채우고 취식을 하고 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권영진 수습 kwon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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