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속 단체연찬회 논란||도의원 등 18명, 지난 12일부터 2박3일 다녀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제주도 단체연찬회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원들은 연찬회 일정과 같은 시기에 지역에서 학생 진로 및 취업지원 행사가 있었는데도 불구, 제주도를 다녀와 교육위원 본연의 업무에 태만했다는 지적이다.

19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교육위원회 소속 도의원 8명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의원 역량강화 및 상임위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연찬회’를 다녀왔다.

이 연찬회에는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 총 9명 중 8명이 참석했다. 의회사무국 직원 9명, 수행비서 1명 등 10명도 동행했다.

이들이 제주도에서 지출한 예산은 약 1천200만 원이다. 숙박비 290여만 원, 식비 250여만 원, 일반경비(버스 임차료 및 강사료, 입장료 등) 370여만 원, 항공비 280여만 원 등 이다.

일정은 제주 방주교회 및 수목원, 제주교육박물관 방문과 행정사무감사 활성화 방안 토의 및 교육위원회 활동 간담회 등으로 알려졌다.

연찬회가 진행된 12~14일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 수도권이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를 적용하는 등 코로나 4차 유행이 본격화된 시기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지역민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경북지역 학부모A씨는 “방역에 앞장서야 할 도의원들이 타 지역으로 단체 연수를 떠나는 것은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기는 꼴”이라면서 “연찬회를 꼭 제주도까지 몰려가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반인들은 5명 이상 모이지 말라면서 의원들은 단체로 몰려 다녀도 되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이번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의원들은 본연의 업무에도 뒷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지난 14~15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경북교육청 직업교육박람회’ 참석 요청이 들어왔지만 제주도 연찬회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모두 불참했다.

연찬회를 다녀온 의원 중 한 명이 뒤늦게 행사 둘째 날인 15일 행사장을 방문했으나 나머지 의원들은 박람회가 끝날 때까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내 학생의 진로 지원과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직업교육박람회는 의원들의 제주도 연찬회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다.

제주도 연찬회를 다녀온 경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해당 연찬회를 3차례 이상 미뤄오다가 이번에 가게 됐다”며 “코로나블루 및 올 하반기 예산 편성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함이었으나 현시점에서 제주도 연찬회를 다녀왔다는 사실에 대해 무리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도교육청은 다음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도내 교사 110여 명의 제주도 집단연수를 계획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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