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철도 차량기지 이전과 관련, 이전 예정지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소음 분진 공해와 전자파 및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이전 반대 목청을 높이고 있다. 도시철도 차량기지는 혐오 시설이 된지 오래다. 노선 통과 지역 주민들은 편의성이 높아져 반기는 반면 차량기지 주변 주민들은 이전을 요구하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인다. 대구시는 통합 이전을 선호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대상 지역 주민 반대가 만만찮아 이전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민 이해 조정과 설득이 과제다.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 차량기지의 이전과 관련, 이달 말 용역 결과를 발표한다. 대상지 주민들은 발표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배차량기지 이전'은 달서구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다. 통합 이전이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대상지인 동구 안심차량기지 주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타지역의 경우 트램 및 역사 신설 등 호재를 기대하는 반면 ‘기피 시설’만 두 곳이나 떠안게 된 동구 주민들은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안심차량기지가 위치한 동구 안심3동 일대는 ‘주민 동의 없는 차량기지 이전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소음 및 분진, 재산권 피해 등 월배 주민들의 편의만 고려하고 정작 이전지 주민의 피해는 고려치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신설될 엑스코선의 종점인 이시아폴리스 주민들도 차량기지 건설 소식에 설치 반대 및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경제성 등을 종합 고려해 차량기지 이전 여부를 결정하고 주민 공청회를 통해 이전 불가피성을 설득할 예정이다.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대구시는 기피 시설인 차량기지에 대한 주민 피해 회복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차량기지를 주민 밀집 지역을 피해 설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과 접근성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해 어려움이 적지 않다. 차량기지 지하화 방안은 비용 대비 효과가 문제다.

달성군의 문양차량기지와 북구 동호동 칠곡차량기지의 경우 개소 당시 큰 문제가 없었다. 도심 외곽에 위치, 민원 소지가 거의 없었다. 엑스코선 차량기지도 동구 불로동으로 정해졌을 당시 주거지와 거리가 떨어져 민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점을 잘 살펴야 한다.

주민 밀집 지역은 피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도시 확대 등 아예 먼 장래를 내다보고 시설을 배치, 민원을 근원 차단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 이전이 불가피하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 최소화 및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해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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