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차량기지 유력 후보지 안심 일대 반대 현수막 뒤덮여||엑스코선 차량기지 이시아폴리스 일

▲ 21일 대구시 동구 한 네거리에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21일 대구시 동구 한 네거리에 월배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대구지역 교통 지도 대개편을 앞두고 동구의 민심이 심상찮다.

노면전차(트램) 및 역사 신설 등 호재는 다른 지자체에게 넘겨주고 ‘기피시설’인 차량기지만 두 곳이나 떠안는 모양새가 되면서다.

현재 안심차량기지가 위치한 동구 안심3동 일대는 ‘주민 동의 없는 차량기지 이전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으로 뒤덮였다.

이달 말 월배차량기지 이전 용역 발표가 다가온 가운데 안심차량기지로의 확장 이전(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돼서다.

주민들은 월배차량기지를 옮기는 동기와 과정 모두 석연찮다고 주장한다.

월배차량기지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분진, 재산권 피해를 막기 위해 이전을 결정했지만, 정작 이전지 주민의 피해는 고려치 않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용역 결과 발표도 수차례 연기되면서 특정 지역 내정설이 파다하다.

안심3동 양창국 주민자치위원장은 “달서구 주민들만 시민이 아니다. 왜 동구로 ‘혐오시설’을 보내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차량기지의 강한 조명 등으로 인근 연근 농사가 피해를 많이 봤다. 또 한번 이전을 강행한다면 대규모 집회 등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아폴리스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엑스코선의 종점인 이시아폴리스 일대 주민들은 노선 유치의 기쁨도 잠시 차량기지 동시 건설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이달 말까지 차량기지 설치 반대 및 이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예정된 차량기지와 공동주택이 불과 300m 거리에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변압기 전자파 및 소음, 분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부동산 가치 하락 등이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차량기지 부지를 결정했다.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서 “내년 하반기 무렵 그동안 검토된 자료들을 토대로 주민들을 설득하는 공청회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기피시설 이전이 확정되면 성난 민심의 파도를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들은 너도나도 차량기지 이전 반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구의회 차수환 의장은 “용역은 결국 대구시의 입맛대로 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라며 “30일 정례회에서 이전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고 시청에 항의방문을 할 예정”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대구 동구 사복동에 위치한 안심차량기지 전경.
▲ 대구 동구 사복동에 위치한 안심차량기지 전경.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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