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유명작가 작품전 2천500회…대구 미술 발전 및 전통성 정립에 중추적 역할

▲ 1988년 3월 열린 대구백화점 갤러리 콜렉션전의 모습.
▲ 1988년 3월 열린 대구백화점 갤러리 콜렉션전의 모습.
‘대구백화점갤러리’ 50돌을 맞아 대백프라자갤러리가 오는 25일까지 12층 전관에서 ‘대구근대미술의 역사전’을 펼친다.

갤러리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개점한 대구백화점 본점(동성로) 4층에 1971년 5월13일부터 ‘대백갤러리’라는 이름의 40평과 30평 규모의 2개 화랑이 문을 열었다.

당시 대구 시내 한복판에 갤러리를 개관해 전국적 규모의 전시회를 유치하고, 향토작가 초대전과 동·서양화, 조각, 공예, 사진, 서화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회를 통해 대구화단 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미술애호가들로부터 깊은 관심을 모았다.

개관 당시 고 구본흥 명예회장은 화랑 옆에 ‘대구미술협회’ 사무실을 내어줄 정도로 일찍부터 대구의 문화발전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 1976년 5월 대백 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7인초대전에 참석한 박서보,김구림,심문섭,이강소 작가의 모습.
▲ 1976년 5월 대백 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7인초대전에 참석한 박서보,김구림,심문섭,이강소 작가의 모습.
20년이 훌쩍 넘어 1993년에는 규모를 키워 대백프라자 개점과 함께 프라자점 10층에 ‘대백프라자갤러리’로 갤러리를 이전해 운영하게 됐다.

2011년부터는 대백 프라자점 12층의 100평 규모로 백화점계 우수한 갤러리로서 품격을 높였다.

현재까지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 대백갤러리는 국내 백화점 전시공간으로는 최고의 시설 및 규모와 함께 문화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보유한 전문 큐레이터 배치를 통해 활발한 전시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이쾌대 작 부녀도, 캔버스에 유채, 73.0x60.0cm
▲ 이쾌대 작 부녀도, 캔버스에 유채, 73.0x60.0cm
▲ 이인성 작 정물, 1944, 캔버스에 유채, 45x53cm
▲ 이인성 작 정물, 1944, 캔버스에 유채, 45x53cm
▲ 배명학 작 정물, 1972, 캔버스에 유채, 50.0x60.6cm
▲ 배명학 작 정물, 1972, 캔버스에 유채, 50.0x60.6cm
대백갤러리의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기획 전시전에는 1920~1930년대 화단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대백프라자점은 대구에서 근대화단이 형성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고찰과 주요 작가 작품들을 통해 대구근대미술의 전통성을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모두 20명의 작가들의 작품 47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주요 작가로는 서양화 도입기 근대서양화가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대구를 대표하고, 대구미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서동진, 박명조, 이쾌대, 이인성, 이중섭, 서진달, 황술조, 손일봉, 이복 등이다.

특히 대구 서양화 도입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서동진, 월북화가로 유명한 이쾌대, 경주 출신의 손일봉, 대구 향촌동에서 생활하며 대구 전시회를 가졌던 이중섭 등의 수채화 작품을 통해 1920~1930년대 화단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 릴리안 메이 밀러 작 노인, 목판화
▲ 릴리안 메이 밀러 작 노인, 목판화
▲ 윌리 세일리 작 명상, 동판화
▲ 윌리 세일리 작 명상, 동판화
일제강점기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화가들의 눈에 비춰진 우리의 모습들을 판화에 담은 작품 13점도 함께 볼 수 있다.

미국 여류 판화가 릴리안 메이 밀러, 미국 판화가 윌리 세일러, 프랑스 출신 화가 폴 자쿨레의 판화 작품을 통해 우리의 근대가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대구근대미술의 출발점이 되는 대구미술전람회(1923년), 영과회(1927~1929년), 향토회(1930~1935년), 조선미전(1922~1945년) 관련 디지털 아카이브도 함께 전시돼 대구미술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김태곤 큐레이터는 “대백갤러리는 유명작가 작품전 2천500여 회를 통해 대구 미술 발전과 지역미술의 전통성을 정립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펼쳐왔다”며 “이번 전시는 나아가 아직까지 재조명되지 못한 근대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유작들을 확보함으로써 한국 근대미술의 근간으로 삼으려는 연구의 결과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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