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4·7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투표를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선거개표 상황실에 자신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당직자에게 행패를 부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에 벌어진 일이다. 민심이 집권 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심판한 날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처신과 행동을 한 이들이 과연 지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TK(대구·경북)의 자존심을 긁어 놓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사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숙지지 않고 있다.

대구 중·남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서울시장 투표를 했다”는 글을 올려 지역민들의 지탄을 받았다.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송파구 장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제3투표소에서 서울시장선거 투표를 마쳤다”며 서울시장 선거가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이번 선거에서 진절머리나는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 투표로 국민의 힘을 보여달라“고 썼다. 투표를 독려하려다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다.

곽 의원은 지역구에 주소를 두지 않았다는 점이 초점이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으로서 자질과 인식을 의심받는 상황이다. 대구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설을 밝히는 등 차기 대구시장 출마를 꿈꾸고 있다.

김천 출신의 송언석 의원은 7일 국민의힘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사무처 직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의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파문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 일동은 성명서를 내고 “오늘(7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은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본인의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사무처 국장 및 팀장급 당직자에게 발길질 등의 육체적 폭행과 욕설 등의 폭력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직자들은 이 폭력을 묵과할 수 없다며 송 의원의 공개 사과와 탈당을 요구했다. 당의 위신을 해치고 민심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벌어지자 더 겸손하겠다고 고개숙였던 국민의힘이다. 투개표 상황 속에 벌어진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지역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받는다. 지역구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당사자들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 이번 보선에서 드러난 준엄한 민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