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 행정복지센터 전체 중 중‧남구 14곳 신청||긴급생계자금 교부 일회성, 예산 낭비

▲ 대구 중구 동인동 행정복지센터에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자금 현금 등 보관용 금고가 놓여있다.
▲ 대구 중구 동인동 행정복지센터에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자금 현금 등 보관용 금고가 놓여있다.
대구지역 기초자치단체의 일부 동 행정복지센터가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자금 보관용 금고를 구입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긴급생계자금을 보관한다는 목적으로 구입했지만 긴급생계자금이 일회성이고 금고를 대체할 방안이 있음에도 세금을 들여 구입했기 때문이다.

6일 대구 8개 구·군청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자금 현금 등 보관용 금고를 지난해 4월 신청, 교부받은 동 행정복지센터는 14곳이다. 중구 11곳과 남구 3곳이다.

종류별 가격이 55만~99만5천 원으로 금고 구입에 들어간 예산은 모두 1천214만 원 상당이다.

중구의 경우 보관용 금고를 구입한 11곳 중 9곳은 이미 다른 금고 또는 철제보안캐비닛을 보유하고 있었다.

현재 금고는 긴급생계자금이 배부된 후 기능을 잃어버린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A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지금은 명절 등 구청에서 이웃돕기 성금이나 상품권이 내려오면 이를 보관다고 며칠 씩 쓴다. 1년 365일 돈이 들어 있는 건 아니지만 필요할 때가 간혹 있다”며 “이중캐비닛은 주민등록증 및 비문 보관용이며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금고보다는 보안이 허술해 불안하다”고 해명했다.

나머지 126곳은 긴급생계자금을 보관할 공간이 있거나 금고를 교부받아도 한 번 쓰고 말 것이란 이유로 지자체 예산팀에서 신청을 받지 않았거나,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B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대구시나 정부에서 내려온 긴급생계자금이 기존 사용하는 이중캐비닛 등에 안 들어갈 정도로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구의회 이경숙 의원은 “정말 필요했다면 긴급생계자금 교부는 일시적이므로 대여 방식으로 금고를 받았어도 됐을 텐데 굳이 구매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코로나19 긴급대응관리’ 관련 예산을 재배정을 심의할 때 금고 구입에 쓸지 생각도 못 했다”고 지적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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