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맞은 ‘백신 주사 바꿔치기’ 가짜뉴스 파문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로나 백신에 대한 불신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라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주사를 놓은 보건소와 여직원에 대해 협박 전화까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즉각 가짜뉴스라며 사실 해명과 함께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어쩌다가 이런 파문까지 나왔나. 백신 불신이 커질까 우려된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문 대통령의 백신 예방 접종과 관련, “캡이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 뽑고 칸막이 뒤로 가 캡이 닫혀있는 주사기가 나온다”며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방역당국은 이 글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자 해명과 함께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 커뮤니티 주소지인 대구경찰청이 내사에 들어갔다.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극우 성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시 주사기 바늘에 다시 캡을 씌웠다가 접종 직전 벗기고 접종하는 것은 분주(백신 추출) 후 접종 준비작업 시간 동안 주사기 바늘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 가짜뉴스는 계속 확산됐다. 심지어는 해당 보건소와 간호사에 대한 테러 위협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가짜뉴스는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백신 불신이 가중될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백신 주사 후일담을 내놓으며 백신의 안전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접종 상황을 짚어보면 오해 소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 정황상 충분히 의심할 만한 여지가 있었다. 계속 터져 나오는 백신에 대한 불신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거기에다 현 정권에 대한 불신과 증오가 가세, 가짜뉴스에 불을 지른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괜히 의심 살 행동은 하지 말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원인 제공은 역학 당국의 미흡한 준비와 서툰 접종 과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국의 대응은 민첩했다. 백신 불신 확산을 우려한 조치다. 하지만 다소 지나친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해명만으로 끝내고 가짜뉴스 확산 차단에 주력할 일이었다. 굳이 경찰 수사를 의뢰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뭔가 켕기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백신 바꿔치기 가짜뉴스 소동은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초래한 측면이 많다. 국민들도 더 이상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말고 정부의 백신 접종 일정과 안내에 잘 따라 주길 바란다. 그것이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왠지 씁쓸한 해프닝이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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