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월드 국민청원글 현 상황 예견하듯 조직축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타성 지적 ||출장비

▲ 9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 9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으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 투기 의혹으로 조직 내 만연한 모럴해저드 민낯을 드러내면서 과거 지역 중소업체의 청와대 청원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LH 조직 기능 축소와 고착화된 프로세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타성을 지적하며 최근 투기 의혹 이후 불거진 LH의 구조적 문제를 ‘예견’했다.

지역 건설IT기업 군월드는 지난해 9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LH가 버려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청원서를 게시했다.

군월드는 해당 글에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쳐지면서 거대 조직이 된 LH의 기능 축소를 요구했다.

실제로 LH는 토지와 주택 정보를 모두 다루게 되면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토지거래와 지능화된 보상 수법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능 개편과 더불어 조직 해체 목소리까지 등장한 이유다.

군월드는 또 해당글에서 LH의 고착화된 프로세스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타성을 사과하고 탈바꿈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LH 감사실로부터 확보한 ‘LH 임직원 출장비 부정수급 자체조사(조사기간 2020년 3~5월)’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출장비 부정수급자가 2천898명에 달한다. 전체 임직원 수가 9천449명(지난해 4분기 기준)임을 감안하면 3명 중 한명꼴로 부정수급을 실행한 셈이다.

근속 연수 5년차 미만 직원도 1천335명(46.1%)에 달해 저연차때부터 도덕적 해이와 비리에 관용적이지 않냐는 지적이 나온다.

땅 투기 의혹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난 후에도 LH 직원임을 인증한 이용자들이 ‘한두 달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힌다’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쓴다’ ‘아니꼬우면 이직해라’ 등 조롱성 글을 올리며 내부 분위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LH 대구경북지역본부 간부가 지난해 국민임대주택아파트 대표에게 학력비하와 욕설을 한 것에 대해 최근 감봉1개월 징계를 내린 것과 같이 처벌에 관대한 LH의 기업문화 역시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월드의 경우 유사 사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과의 회의석상에서 LH직원이 물병을 던지는 폭행에 대해 감사를 요청한 민원을 ‘직원 개인의 일’로 치부하는 등 제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한편 군월드는 지난 2018년 입주자 모집을 끝내고 착공을 앞둔 주택사업지를 LH가 공공주택지구에 포함하면서 3년 간 착공을 못해 분양대금 입금지연, 자금유동성, 금융비융 증가와 기업이미지 실추와 같은 손실을 떠안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군월드는 당초 조성원가로 보상하겠다는 LH가 약속을 뒤집어 감정가 보상으로 통보하는가 하면 이와 관련한 언론보도 후 일방적 협상거부로 협의를 지연시키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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