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수 대표
▲ 오용수 대표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살다보면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자주 본다. 변혁기에는 특히 그렇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비즈니스가 흥하고, 기존의 대면 업체들이 뒤로 밀렸다. 카카오, 네이버가 소통, 검색 1위를 기반으로 유통, 금융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쿠팡은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로켓배송으로 단숨에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되는 쾌거를 거뒀다. 배달의 민족은 배달업체에서 소비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물류의 중심으로 발전했다.

일본도 비슷하다. 아사히맥주가 슈퍼드라이 인기에만 도취돼 정체하는 사이,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료로 반격한 기린에게 뒤쳐졌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온라인뱅킹 추세를 읽고 지점 축소에 나선 반면 미쓰비시UFO은행은 머뭇거리다가 선두가 뒤바꿔졌다.

학교나 관광도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초·중·고·대학에서 줌(Zoom) 수업을 하고, 누구나 유튜브로 명 강의를 듣는다, 출생률 저하, 정원미달로 지방대학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학력파괴 온라인 학습법 보편화로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할 것 같다. 또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으로 각광받던 회의, 전시도 줌으로 어느 정도 대체하게 됐다. 코로나가 끝나도 미팅 등 가벼운 출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여행총량이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휴양, 취미, 식도락 여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도 2월 말부터 시작해 50만 명이 맞았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면 조만간 해외여행도 풀릴 것 같다. 다보스포럼은 전자 백신접종증명서나 백신여권 발급으로 국경통과가 쉬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은 외국의 백신 접종자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고, 중국은 접종결과를 QR코드에 담은 국제여행 건강증명서를 발급한다고 했다. 우리도 디지털 접종증명서 발급을 검토 중이다. 최근 미국의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이제 거의 다 끝났다”며 팬데믹 끝이 가까워지고, 머지않아 여행·외출이 더 자유롭게 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이 갖춰져야 여행도 본격화된다. 그런데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데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고만 한다. 아스트라제네카(AZ)를 주로 접종하는 우리나라 부작용 수치가 화이자 등을 맞은 외국보다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층에도 AZ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국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대통령, 지자체 단체장 등 지도층 인사들이 곧바로 접종을 하고 우려를 해소시켜주면 좋겠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총 3단계에서 5단계로 바뀌더니 다시 4단계가 됐다. 자주 바뀌다보니 제한·허용범위도 혼란스럽다. 그런데 단체여행은 이번에도 1단계부터 자제, 2단계에서 9인 이상금지다. 국제여행에서 단체여행은 15명 이상을 말하고, 패키지여행은 2명 이상부터 단체로 취급한다. 9명이란 기준도 모호할 뿐더러 단체여행이 반드시 개별여행보다 위험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행사 직원들이 버스, 식당, 숙소를 점검하고 고객들에게 안전수칙을 수시로 알려주기 때문에 단체여행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 여행을 보다 따뜻하게 보길 권한다.

코로나를 겪으며 여행사들의 부침(浮沈)도 심하다. 온라인여행사(OTA), 국내여행 운영사, 전국 단위 여행사는 흥하고, 오프라인 여행사, 국제여행 취급사, 지역 여행사는 존폐기로에 서있다. 최근 국제 OTA 익스피디아는 올해도 짧고 자주하는 충동여행이 대세를 이루고, 맛난 음식이 여행목적 1위라고 밝혔다. 이런 흐름을 읽은 경북은 최근 야놀자, 여기어때 등 OTA와 스마트여행협회 회원사들과 함께 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경북으로 관광객도 보내주고, 지역 주도형 관광 소재 개발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자문을 하기로 했다. 한편 2년 전만 하더라도 탑승객 성장률이 전국 최고를 달리던 대구공항이 한산하다. 하루빨리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항공노선을 재개하고, 수용태세도 점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또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구가 자랑하는 명소에다 미나리, 치킨, 빵집 등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고, 홍보에 온 힘을 기울이자.

흥하고 망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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