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전병삼 작품전 개최

3~28일 대백프라자갤러리서 현대미술가 ‘전병삼 초대전’ 개최

전병삼, 얇은 마담 모네와 아들(Thin Madame Monet and Her Son)
‘사진인가요, 조각인가요?’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대미술가 전병삼 초대전이 열린다.

3~28일 대백프라자갤러리 12층 전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사진의 평면성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전이다. 사진인 듯 조각인 듯한 작품 7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주제는 ‘지금 이 순간(this very moment)’이다. 일상 속의 순간을 찍은 사진과 여러 조각으로 이뤄진다.

작가에게 사진은 작품의 출발점인 매체이자 기호로 작용한다.

전병삼은 사진 이미지를 사라지게 해 새롭게 드러나는 추상 화면을 탄생시켜 사진의 원초적 기능과 상반된 이중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회화나 조각으로 형상을 재현하는 고전적인 표현 방법 대신 평범한 사물들을 활용해 실체가 있는 대상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작업이 주를 이룬 점이 그의 작품에서 인상적이다.

전병삼, MOMENT


작가가 쓴 방법은 접기(Folding)와 펼치기(Unfolding)다.

접기를 대표하는 ‘MOMENT’ 작품은 사진 매체의 평면성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인쇄한 사진 한 장을 절반으로 접을 때 모서리 옆면에 살짝 보이는 이미지를 이용해 수천 장의 동일한 사진으로 쌓아 올려 작품을 만든 것이다.

펼치기를 대표하는 작품은 책 한 권에 들어 있는 모든 활자를 축소해 한 눈에 전체가 보이도록 캔버스에 펼치는 작업으로 만들어졌다.

성경이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애드윈 애보트의 ‘플랫랜드’ 등 서적을 이용한 작품들은 단순한 활자의 나열에서 벗어나 동일한 특정 단어를 부각해 조형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학의 무한수이자 초월수인 3.14로 시작하는 원주율(파이)을 소숫점 100만 단위까지 펼쳐놓은 작품과 영화 한편을 프레임 단위로 펼치는 작업들은 그의 독특한 제작방식에서 오는 경이로움을 더 해준다.

전병삼, COSMOS
또 다른 표현양식의 작품들도 있다.

모든 사진을 절반으로 접어 정 중앙부터 둥글게 카세트테이프를 감듯 원형으로 뱅글뱅글 감아서 완성한 ‘COSMOS’, 접힌 사진을 화면 중앙을 중심으로 시계바늘 세워둔 것처럼 원형으로 쌓아서 꽃 모양으로 만든 ‘BLOSSOM’도 눈여겨볼만 하다.

COSMOS는 브루나이 울루 템부롱 국립공원의 전망대에 올라 열대우림과 푸른 하늘이 보이는 한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다시 1m 크기로 5천 장을 인쇄해 제작된 작품이다.

인쇄한 사진을 각각 세로로 접고, 한 장씩 차례차례 원형으로 감아서 새로운 시공간을 만든 것이다.

전병삼, 얇은 모나리자(Thin: Mona Lisa)
특히 원작과 동일한 크기의 모나리자 인쇄본 3천 장을 0.25㎜ 간격으로 접어서 제작한 ‘얇은 모나리자(Thin:Mona Lisa)’는 원작 이상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전병삼은 홍익대 조소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 예술대학 미술석사, 캘리포니아 대학 공학석사를 취득했다.

주요 전시 경력으로는 대한민국 과학축전 개막 연출 총감독, 청주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총감독(2016) 등이 있다.

2015년 예술 감독을 맡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는 122일간 9개국, 31개 도시에서 288개 기관을 통해 2만7천912명의 시민이 기증한 폐CD 총 48만9천440장으로 높이 32.5m 길이 180m의 ‘CD 파사드’를 제작했다.

청주 옛 연초제조창 외벽 3면을 덮은 이 작품은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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