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앞바다 전복 어선에서 구조된 선원은 배가 뒤집히면서 생긴 ‘에어 포켓(air pocket)’에서 40시간을 버텨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 포켓은 선박이 뒤집혔을 때 선체 내부의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아 있는 공간이다.
22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50분께 경주 앞바다에서 9.77t급 홍게잡이 어선 거룡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 등은 야간 수색을 벌여 약 3시간 만에 신고 지점에서 4㎞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뒤집힌 어선을 발견했으며, 지난 21일 오전 10시23분께 한국인 선원 A(56)씨를 구조했다.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에 나선 지 40시간 만이다.
이 배의 기관사로 알려진 A씨는 구조 당시 배 뒷부분 어창(저장고)에서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에어 포켓에 목만 내놓고 물에 떠 있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태였다.
사고 당시 해역 수온은 12.6℃이었다.
이 같은 조건에서는 훈련된 구조대원의 경우에도 2시간 동안 살아남을 확률이 50%에 불과하다는 것.
해경은 A씨 몸이 물에 완전히 잠기지 않은 덕에 생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생존 선원이 기관사여서 선박 구조를 잘 알아 어창으로 가서 구조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A씨는 구조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저체온증으로 의사소통은 힘든 상태였지만 현재는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배에 타고 있던 승선원 6명 가운데 처음 발견된 생존자다.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이 사고는 지난 19일 경주시 감포읍 동쪽 42㎞ 해상에서 일어났다.
해당 어선에 탑승한 인원은 모두 6명으로 한국인 선원 2명과 베트남인 3명, 중국인이 1명이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