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문 대통령 1호 접종 나서야, 민주당 대통령 1호 백신 접종 주장 백신 불안 증폭

여야가 22일에도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1호 접종을 주장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주말 사이 “국가 원수가 실험대상이냐”고 받아치며 논란이 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1호 접종’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누가 1호 접종자가 될 것인지 아직도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률도 문제지만 안정성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접종을 권할 것이라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서 백신 불안증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정부 차원에서 누가 어떻게 1차 접종을 해서 국민을 안심시킬지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국민은 조선 시대 기미 상궁이라도 되는가”라며 “대통령이 못 맞을 백신이라면 국민에게도 맞히면 안 된다”고 했다.

오신환 서울시장 경선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누가 대통령을 상대로 마루타 실험이라도 하자고 했나”라며 “내가 대통령이라면 ‘국민 여러분, 안심하세요’라고 하고,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통령 1호 백신 접종’ 주장이 오히려 코로나19 백신 불안을 증폭시킨다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국민의힘은 백신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기 위해 대통령 1호 백신접종까지 주장하고 있다”며 “제발 더 이상 코로나 위기를 정치공세 이슈로 삼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굳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만일 대통령께서 먼저 백신을 맞는다면 백신 특혜라고 할 것 아니겠나”며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유통하고 정쟁을 펼치는 것은 이적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경협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대선 후보까지 했다는 분이 최소한의 격에 맞는 말씀을 하셔야 한다. 백신 접종 불신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방 속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먼저 백신 맞을 용의가 있다”고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자는 아니지만 해당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정부가 허락한다면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먼저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이 ‘백신 1호 접종’을 해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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