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보훈병원 출근 앞둔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최범석씨

▲ 졸업을 앞둔 최범석씨가 대학 캠퍼스에서 활짝 웃고 있다
▲ 졸업을 앞둔 최범석씨가 대학 캠퍼스에서 활짝 웃고 있다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하고 몇몇 친구는 결혼까지 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저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 생각하니 막막하고 불안했습니다.”

오는 19일 졸업을 앞둔 영진전문대 간호학과 최범석(32)씨는 28살의 늦깎이로 대학 생활을 시작한 만학도다.

200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지역 국립대에 입학해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중퇴 후 클럽에서 디제이(DJ)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전문대에 재입학해 관광 분야를 전공하고 여행사에서도 일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자존감도 떨어졌던 시기”라며 “심리상담센터를 찾아 인적성 검사를 했더니 가장 적합한 직업으로 간호사라는 결과를 받았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2017년, 28살이라는 나이로 간호학과에 다시 입학한 그는 대학 생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참어린 동생뻘인 동기들과 흉허물 없이 어울렸고 1학년 때는 반대표도 맡았다. 막연한 불안감을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온 결과 졸업을 앞두고 대학병원 2곳에 예비 합격했고, 대구보훈병원에는 최종 합격했다.

최씨는 “30대에 취업 준비를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원하는 병원에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후배들에게도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4학년이던 지난해 본격적으로 취업 원서를 쓰기 시작해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최씨는 대학 입학을 앞두거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 취업, 학교생활 상담과 인적성 검사를 적극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간호사로 사회에 당당히 첫발을 내딛는 최씨는 “간호의 길이 비록 고되고 힘들겠지만, 누군가의 건강이 나아진다는 것은 매우 보람차고 행복한 일”이라며 “강의실에서 배운 내용에 더해 더 연구하고 공부하는 간호사,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간호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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