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1950년대, 대구 근대미술 작가 64인 140여 작품 출품
대구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구 근대미술을 조명하는 전시 ‘때와 땅’ 마무리 점검을 하면서 이번 전시가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는 5월30일까지 대구미술관 1전시실에서 이어지는 전시는 대구에 서양화구가 들어와 미술의 개념이 생긴 1920년대부터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는 1950년대까지의 대구미술을 다룬다.
대구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64명의 작품 140여 점이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는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예술과 함께 사회와 함께’에서는 대구의 전통 서화가 미술로 변천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3·1운동의 여운이 남아있던 1920년대 시작된 새로운 미술과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찾아 살펴보는 공간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섹션 ‘대구 근대의 색’에서는 서양화 도입 후 대구 최초의 양화 전문 단체인 ‘향토회’를 조명해본다. 김용준 등의 평론가들의 주장으로 향토성 논쟁이 일던 1930년 설립된 향토회의 특징과 이를 이끈 화가들의 면면을 만나볼 수 있다.
1930년대 일제 강점기의 조국을 그린 이인성과 1940년대 격동의 조국을 그린 이쾌대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섹션인 ‘회화 전문(專門)에 들다’에서는 근대미술이 성장하게 된 요인으로 사제관계와 교육의 영향을 다룬다. 일본인 교사와 일본 미술의 영향과 전문 교육을 받고 성장하는 미술인들을 담았다.
마지막 다섯째 ‘피난지 대구의 예술’에서는 해방과 전쟁의 혼란기에 지켜온 예술정신을 살펴본다. 피난지 대구에서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예술의 혼을 지킨 이들의 행적을 찾아보고자 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여러 대구근대미술전에서 찾지 못했던 새로운 작가를 발굴했다.
1920년대 대구에 처음 서양 화구를 들여온 독립운동가 이상정.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으로 망명한 후 전각에 심취한 이상정이 자신의 전각작품을 모아 편집한 인보집 2종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1934), ‘경주의 산곡에서’(1935) 등 민족적 특징을 보여주는 작품과 이쾌대의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1940년대 말), ‘군상’(1948~1949)시리즈가 공개된다.
대구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로서 대구가 지닌 문화적 자양분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전시”라며 “대구에 선보이기 힘들었던 이인성과 이쾌대의 최고 걸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더 의미 있는 자리”라고 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