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 이름 적힌 팻말 죽창으로 찌르는 퍼포먼스

▲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와 장기면 주민들이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 반대와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면서 국방부 장관의 이름이 적힌 깃발을 태우고 있다.
▲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와 장기면 주민들이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 반대와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면서 국방부 장관의 이름이 적힌 깃발을 태우고 있다.
국방부의 포항 수성사격장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 재개 방침에 주민 반발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유예한 이후 주민들과 소음피해 지역 이주 방안 용역 등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협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는 아파치헬기 사격을 미룰 수 없어 불가피하게 이달부터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 8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헬기의 전투준비 태세 유지를 위해 사격훈련 숙달이 반드시 필요하며, 수성사격장은 사격훈련 조건을 충족하는 사격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가 이 같은 방침을 세우고 오는 4일부터 사격훈련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하자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포항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반대위)는 2일 오전 사격장 출입 도로에서 주민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군 헬기 사격훈련 중단과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반대위는 “국방부는 아파치헬기 사격훈련 유예를 통보할 때 주민 협의 없이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훈련을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위는 집회에서 국방부 장관과 한미연합사령관 이름을 써놓은 팻말을 죽창으로 찌르는 퍼포먼스를 하고 불로 태웠다.



또 트랙터 10여 대로 사격장 출입구를 막아놓기도 했다.

반대위는 앞서 지난달 말 주민 2천8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에 수성사격장 폐쇄 민원을 신청했다.



조현측 반대위원장은 “지난 60여 년 동안 군부대 사격훈련으로 각종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감내해왔는데 또다시 주한미군 헬기 사격훈련이 시작돼 주민 고통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헬기 사격훈련을 강행하면 온몸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1965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수성리에 조성한 수성사격장은 50여 가구, 130여 명이 사는 수성리 마을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