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국민의힘, 보궐선거 벽 넘어야

홍석봉 논설위원

눈앞에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가덕도신공항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형국이다. 서울 시장 선거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샅바 싸움이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힘은 죽을 쑤고 있는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할 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좌표도 방향타도 모두 잃은 채 난파선같이 떠돈다. 문재인 정권에 등 돌린 유권자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아선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모이지 않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꾸린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환골탈태는커녕 새 바람도 불어넣지 못했다. 전쟁을 앞두고 자중지란만 초래하고 있다. 중진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비대위원장 체제가 흔들린다.

21대 총선 직후, 당을 해체하고 밑바닥부터 재건하라는 당안팎의 요구가 많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이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젠 개혁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냥 시류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저 집권 여당의 잦은 헛발질에 반사이익만 쳐다볼 뿐이다. 무능한 웰빙 정당의 한계다. 서울과 부산 시장 보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년2개월 남은 차기 대선도 힘들어 보인다.

-존재감 없는 제1야당, 보궐선거 적신호

당 안팎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중도층을 우군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조원진 등 강성 우파도 끌어안아야 한다. 범 야권을 결집, 대선 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차기 대선도 어렵다. 정권 교체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노선과 정통성 싸움은 그 뒤의 일이다.

코로나19 속에 대히트 친 미스·미스터 트롯 식 경연이 보궐선거와 대선 후보 선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물을 찾고 당을 조직화하는 것 말고는 길이 안 보인다. 의문부호가 없진 않지만 대권후보 1순위의 윤석열을 영입, 대권 판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빅 텐트 아래 우파의 힘을 모아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궐 선거가 코앞인 지금이 적기다. 주도권과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던 부산 시장 선거가 가덕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가덕도에 올인했다. TK와 PK가 파열음을 내는 동안 여당은 마구 달려가고 있다.

서울 시장 선거는 현재 안철수 후보가 부동의 1위다. 다른 야당 후보로는 결정적인 우세를 잡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현재 지지율에 안주,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 야권의 승리는 물 건너 갈 수 있다.

-중도·강경 보수 끌어안는 빅 텐트 꾸려야

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개방형 통합경선 주장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마이웨이다. 단일화는 제쳐둔 채 4·7 재보궐선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가능해졌다.

국민의힘은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의 합당으로 정권을 창출한 DJP식 연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중도와 강경 보수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정부 여당의 잇단 헛발질과 윤석열 솎아내기의 독선과 오만으로 떠난 민심을 품어야 한다. 반 문재인과 반 민주 세력의 결집도 필요하다. 이번 보선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특히 오른쪽으로 걸음을 떼고 있는 안철수와 국민의힘 서울 시장 후보 단일화는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이를 야권 통합의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4월 보선에서 민주당에 패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렇다고 안철수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면 제1야당의 입지가 좁아진다. 딜레마다. 그래도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지금은 똥오줌 가릴 때가 아니다. 빅 텐트 아래 보수세력을 모두 그러모아야 한다. 자존심과 유불리의 계산도 필요 없다. 통합과 융합으로 대어를 낚아야 한다. 그래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정과 정의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이제 한국의 바이든이 필요하다. 답은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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