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사라진 ‘월요병’.., 주식투자용 계모임까지 등장.||뜨거운 주식투자 열풍…직장인

▲ 최근 회사원들 사이 뜨거운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직장 내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직장인 A씨가 본인의 휴대전화로 주식가격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 최근 회사원들 사이 뜨거운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직장 내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직장인 A씨가 본인의 휴대전화로 주식가격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대구 북구의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 이모(33)씨는 한 달 전 주식을 시작하면서 ‘월요병’이 사라졌다.

주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주말 이후 돌아오는 월요일이 끔찍했지만 이제는 손꼽아 기다린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이 더 괴로워 ‘주말병’이 생길 정도다.

이씨는 “요즘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평소 주식에 관심 없었지만 직장 동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 처럼 코스피가 3000을 넘기면서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수시로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MTS)을 들여다보며 투자 삼매경에 빠진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계모임 통장으로 주식거래 계좌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수성구 소재 회사에 다니는 이상학(32)씨는 계모임 통장으로 아예 주식거래 계좌를 만들었다. 마음 맞는 친구 5명이 월 1회 내는 곗돈을 모아 공동으로 주식에 투자한다.

그는 “개인이 투자보다 더 많은 돈을 넣어 이익을 보기 위해 시작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상의해서 종목을 정하고 매수매도 타이밍을 의논하며 공동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식투자 열풍은 직장 내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업무시작 전부터 식사 시간까지 최고의 대화 소재가 주식이 되고 있다. 중구 소재 회사에 다니는 최모(29·중구)씨도 그동안은 주식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주위 동료들의 수익률 소식에 주식거래 계좌를 만들었다.

그는 “주식에 입문한 동료들이 수익을 내는 것을 보고 분위기에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계좌를 만들었다”며 “수익을 많이 낸 동료에게 정보를 얻기도 하고 주식 공부도 틈틈이 해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주말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식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주식거래활동 계좌 수는 3천617만여 개다. 올해 거래 9일 만에 68만6천여 개가 늘었다.

일평균 7만6천310개가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일평균 증가 수(2만4723개)의 3배를 넘어섰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주식에 빠진 대한민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7.7%로 집계됐다.

주식투자 경험자 중 입문시기의 경우, 2020년 이후 투자를 시작했다는 사람의 응답이 49.8%였다.

한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롭게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유동성을 발판 삼아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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