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지방대 소멸, 발등에 불 떨어졌다

지방대 붕괴가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학생 수는 줄고 재정난을 견디다 못한 지역 대학이 수도권으로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대학의 타지역 이전을 반대하며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일부 또는 전부를 타지역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이사회는 최근 경주캠퍼스를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 내렸다. 그러면서 학제 개편 등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학교 일부 또는 전부를 이전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주낙영 경주시장이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동국대 동문들과 경주시민들이 반대했다. 동국대 주변 상인들도 반발했다. 경주가 술렁댔다. 주 시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논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이전 저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1978년 설립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그동안 5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또한 동국대 의대와 한의대는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이 컸다. 학생과 교직원 수만 1만 명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촌이 형성돼 지역 경제의 한몫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위상의 대학이 이전할 경우 지역 교육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지역민들이 이전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학 측은 인구 감소와 사회적 수요 변화에 맞춰 대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경주와 함께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전 문제는 대학 존립 문제와 맞닿아 있어 쉽게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발표한 경주 동국대의 정시모집 경쟁률은 3.89대 1로 영남권 4년제 대학 중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국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은 2.7대 1을 기록했다. 3차례 원서를 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이다. 지방대 위기가 현실화되자 탈출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수도권 이전은 지역 기반을 흔들 수 있다. 이미 일부 지역 대학 중에는 학생 유치가 비교적 쉬운 수도권에 분교를 설치, 운영해 오고 있던 터이다. 학생 유치 어려움을 겪던 고령의 가야대학교는 김해로 이전한 전례도 있다.

타 대학들보다는 비교적 상황이 나은 형편인 경주 동국대의 이전 논의가 예사롭지 않다. 지방대 고사가 눈앞에 닥쳤다는 경고다. 교육부는 물론 지자체도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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