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대구시-정부 엇박자, 방역 신뢰 떨어뜨린다

대구시와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지역의 식당, 카페 등 일부 다중 이용시설의 매장 내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연장하려다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돌아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다. 있어서는 안될 혼선이다. 지자체와 정부 간 혼선은 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또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관련 업계를 ‘희망고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 16일 다중 이용시설의 업종별 영업 규제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다만 노래방, 헬스장 등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오후 9시까지 제한적으로 운영을 허용키로 했다.

이날 대구시는 이 같은 방침에 더해 노래방 등 일부 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중점관리시설에 포함된 유흥시설 5종 가운데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규제를 해제키로 했다.

그러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17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업종이나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심해지고, 풍선효과로 인한 감염 확산의 위험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중대본은 핵심 방역 조치는 지자체에서 조정할 수 없다는 공문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가 규제완화 방침을 급히 철회했다. 경주시도 유사한 소동을 겪었다.

대구시와 경주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방침에 더해 자체적 완화조치를 취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지자체와 정부 간 ‘사전협의를 했다, 안했다’는 시비도 일고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대본이 발뺌할 만큼 제대로 된 협의없이 규제를 완화한 것이 문제다. 지금은 코로나로부터 주민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충분한 사전 협의가 필요했다. 중대본이 “규제 완화가 지자체 권한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제지에 나선 것을 탓할 수 만도 없다.

지난 주부터 전국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확진자가 주기적으로 ‘늘었다, 줄었다’를 되풀이할 것이다. 언제든 다시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됐다. 그간 이번과 같은 혼선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것이 의아하다. 유사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시급하게 세세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각심을 늦춰선 안된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