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일까지 리홍재, 박세호 등 참여

▲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 '2021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에는 리홍재, 박세호, 정성근, 최현실 작가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율산 리홍재 작품
▲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기획전 '2021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에는 리홍재, 박세호, 정성근, 최현실 작가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율산 리홍재 작품
“지금까지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그룹의 미술가 집단을 초청해 미술의 또 다른 변화 가능성을 조명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각 장르별로 대상을 바라보는 직관적인 힘을 변화의 동력으로 발산하는 미술가들을 초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하는 전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가들의 특화전시 ‘또 다른 가능성-시대를 넘어’를 기획한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의 성격을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6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리홍재, 박세호, 정성근, 최현실 작가가 참여한다.

서예, 문인화, 한국화 장르를 기초로 전통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전통 서화의 일반적 전시 형태에서 벗어나 각기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들로 구성해, 기존의 규격화된 작품 전시가 아니라 공간 개념으로의 확장을 꾀하도록 유도했다는 게 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통 서화가 서체 혹은 필묵의 전통적인 형식미를 지켜오며 발전을 이어 왔다면, 이번 전시는 전통 화법을 매개로 자신만의 표현을 탐구한다.

서예를 퍼포먼스 예술로 확장시킨 서예가 율산 리홍재가 대표적이다.

28m의 한지에 역동적인 타북 퍼포먼스를 온몸으로 시연한 후 전시실 벽면 전체에 설치하는 작업을 선보인 작가는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품을 전시한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라도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면 죽은 예술”이라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의 형식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조화로운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 초람 박세호 작가의 작품
▲ 초람 박세호 작가의 작품
또 한 명의 서예가는 초람 박세호 작가다. 뜻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서체적 나열이 아니라 필획이 살아있는 붓글씨를 통해 조형적인 모양새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대형 현대 서예 작품과 설치미술을 선보이며 서예의 전통성과 실험성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아방가르드적인 시대정신과 함께 동시대 미술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기운생동이라는 화두에 몰입하며 변형적이고 표현적인 문인화로 발전시키고 있는 학산 정성근 작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그림은 자신의 마음을 보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작가는 일반적 문인화의 구도보다는 초대형 작품을 통해 형식을 파하고, 필묵의 미세한 흐름의 표현을 보여 주기 위해 작품 뒷면에 조명을 비추는 등 문인화가로서는 새로운 전개의 구도를 펼쳐 보인다.

마지막 초대작가는 최현실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명명한 ‘점선드로잉’을 통해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며 새로운 여백과 선을 들어냄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평면과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봉산문화회관 조동오 큐레이터는 “‘시대를 넘는다’라는 말은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며, 그 경계에 서기 위해 수많은 고뇌와 허물을 벗기 위한 몸부림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기 다른 고행의 부산물들로 그 실험적 정신과 태도가 또 다른 시대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학산 정성근 작가의 작품
▲ 학산 정성근 작가의 작품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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