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 무을저수지. 최근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빙어잡이’ 명소로 알려지면 평일에는 100~200명, 주말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수지에 몰리고 있다.
▲ 구미 무을저수지. 최근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빙어잡이’ 명소로 알려지면 평일에는 100~200명, 주말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수지에 몰리고 있다.


구미의 한적한 시골마을이 빙어를 잡기 위해 몰려든 방문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코로나19 감염 뿐 아니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을 막을 뾰족한 대책은 현재로선 찾아보기 힘들다.

구미시 무을면 안곡리에 있는 무을저수지는 최근 SNS(사회적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빙어잡이’ 명소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의 수가 부쩍 늘었다. 평일에는 100~200명, 주말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수지를 찾고 있다.

이들 상당수가 방학을 맞은 어린 자녀와 함께 저수지를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이다. 이 때문에 저수지 이곳저곳에는 얼음을 깨고 낚시를 즐기는 이들과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꽁꽁 언 얼음 위에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설치해 둔 텐트만 수 십여 동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은 마을 주민들에겐 ‘반갑지 않은 불청객’일 뿐이다.

낚시줄과 폐비닐 등 방문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는 마을의 골치덩이가 된 지 오래. 주말이면 저수지 주변에 주차해 둔 차량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통행 조차 힘들다’고 불편을 호소한다. 일부 방문객들은 비닐하우스에 함부로 들어가거나 농작물를 훼손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가장 우려하는 건 코로나19의 확산이다. 구미시는 지난 1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지만 방문객들은 아랑곳하지 않다. 한 마을주민은 “마을 사람들끼리도 5명 이상은 모이지 않는데 무슨 소란인지 모르겠다”면서 “어떻게든 (이들을) 단속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맹 추위가 한풀 꺽이면서 안전사고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수지의 얼음 두께는 15~20㎝, 하지만 얼음 두께가 충분치 않은 저수지 중심부에서 낚시를 하다간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저수지의 수온은 낮고 수심은 깊은 데다 119안전센터와도 멀리 떨어져 사고가 발생하면 도움을 기대하기 힘들다. 저수지 주변엔 ‘썰매타기, 스케이트, 얼음낚시를 하지 말아달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지만 이를 눈여겨 보는 방문객은 없다.

코로나19 감염과 안전사고 우려에도 구미시에서도 방문객을 막을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당 저수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빙어가 보호수종도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경고와 계도가 전부다. 소유주인 한국농어촌공사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부탁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미시 관계자는 “무을저수지는 겨울철 얼음 낚시를 위한 장소도 아니고 안전사고 대비도 돼 있지 않다”면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곳에서의 낚시나 겨울철 놀이를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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