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논설위원

비판에 귀 막고 자화자찬에 눈멀었다. 정책 실패는 인정 않고 언론과 야당의 지적은 안중에도 없다. 앞만 보고 무한 질주하는 문재인 정권이다. 갈수록 증세가 심각하다. 여야 대화와 상생 정치는 헌신짝이 된지 오래다. 외눈박이 대통령과 참모 덕분이다. 궤도를 벗어난 폭주기관차의 질주가 두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말 많던 변창흠 장관도 임명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이미 유명무실화됐다. 야당 반대는 귀에도 안 들어온다. 벌써 26명 째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수처는 야당 비토권을 없앤 후 통과시켰다. 야당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됐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순간 예정됐었다. 이제 법은 여당이 만들고 싶으면 만들고 없애고 싶으면 없앤다. 기세등등한 여당은 제 입맛에 맞는 물건을 마구 찍어낸다.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 윤 총장 징계를 무효화한 판사 탄핵, 검찰의 수사권 박탈, 윤석열 총장 출마 금지법, 검찰청 폐지 추진 등 법 상식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거의 피해망상 수준이다. 차라리 검찰을 없애는 게 낫다.

-코로나 대응,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 엇박자

대한민국은 세계 12위권의 경제력과 6위권의 국방력을 자랑하는 선진국이자 군사 강국이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여기까지 왔다. 반도체와 휴대폰, 배터리가 세계를 호령하고 죽어가던 조선은 신규 수주를 쓸어 담고 있다. K 팝은 세계를 휘젓고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모두 국민의 역량으로 이뤘다. 우리 국민은 간섭만 않으면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과 능력을 갖췄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된다.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눈치를 보다 1차 팬데믹을 겪었다. 국민들의 인내와 순종으로 겨우 집단 감염을 막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소비 쿠폰 발행과 전문가 경고를 흘려들었다. 정치 방역의 대가는 혹독했다. 전 세계 대유행 속 기적 같은 선방이라며 자화자찬하는 사이 3차 대유행을 맞았다. 교정 시설의 집단 감염 참사는 부실 방역의 표본이 됐다. 백신 확보를 등한시했다. 마스크 ‘희망 고문’을 당했던 국민은 이제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에 희망고문 당할 판이다. 질병관리청을 만들고 K 방역의 주역 정은경을 청장으로 앉히면 뭐 하나. 정치가 개입되면서 K 방역은 만신창이가 됐다.

부동산 정책은 24차례나 내놓았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풍선효과를 반복하며 집값을 올려놓았다.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이 튀고 지방이 뛰었다.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히 미친 가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개정 임대차법은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을 초래하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부 규제는 역 효과만 불러왔다. 부동산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값이 뛰었다. 시장 원리를 외면한 대가는 사상 유례없는 집값 폭등으로 돌아왔다.

-시장 원리 무시한 대가는 실패로 귀결

검찰 개혁은 이미 힘이 빠졌다. 복수심에 불탄 여권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한발 더 나가 윤석열 방지법까지 추진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이젠 검찰청까지 없애려고 한다. 윤석열 솎아내기의 시즌2가 계속된다. ‘문빠’를 등에 업은 진보가 밀어붙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윤석열은 유력 대권후보 지지율 선두를 질주한다. 피노키오의 코처럼 건드릴수록 커진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 가만두었으면 총장 임기 만료와 함께 윤 총장은 그냥 물러났을 터이다.

여당의 입법 독주도 끝을 모른다.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져도 왼 고개다. ‘공수처법’, ‘5.18왜곡처벌특별법’,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마구잡이로 통과시켰다. 정작 급한 법안은 버려둔 채 입법을 정권 방패막이로 휘두르고 있다.

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예수는 심은 데로 거둘 것이라고 했다. 임기 1년 반을 놔두고 레임덕이 나타나고 있다. 문빠의 맹목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정권의 질주는 이제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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