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편의점 外

아이들에게 물려줄 가장 큰 재산 중 하나는 책 읽는 습관이다. 또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 책 한 권을 선물로 준비해보자. 최근 서점 신간 코너를 장식하고 있는 책들 가운데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책 몇 권을 골라봤다.

▲ 이야기 편의점
▲ 이야기 편의점
◇이야기 편의점/심후섭 지음/임윤미 그림/좋은꿈/128쪽/1만2천 원

‘이야기’라는 말은 ‘귀로 먹는 말로 된 약’이라는 뜻을 지닌 ‘이어약(耳語藥)’이 변해서 ‘이야기’로 굳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동적인 이야기는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신체를 구성하는 ‘몸’과 정신을 뜻하는 ‘마음’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흔히들 ‘심신이 함께 건강해야 한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을까?

몸의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도 적당히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독서, 명상, 봉사, 좋은 친구 사귀기, 좋은 이야기 나누기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그 중심에는 좋은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감동적인 이야기를 찾는다. 특히 어린이들은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작가의 평소 지론이다.

작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교육의 수단이 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마음을 가다듬는 재료가 된다’고 한다. 또 ‘감동적인 이야기는 예술의 밑바탕이 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모두를 어우러지게 해 준다’고도 했다.

이 책에 대해 저자는 전 세계에서 널리 전해져 오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모아 이야기 편의점을 열었다. 두고두고 하나씩 몇 번이라도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어린이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마음의 풍요로움을 가꾸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어린이의 마음을 지혜롭게 키워주는 읽기물 시리즈 ‘토마토문고’의 세 번째 책이다.

‘어머니, 안녕히 가세요’, ‘남편감을 팝니다’, ‘소는 왜 힘들게 일할까’, ‘개똥 속에서 빛을 내 봐’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41편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저자 심후섭은 교육자이며 동화와 동시를 쓰는 아동문학가이다. 교육 현장인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 동화·동시·동요를 꾸준히 발표해 여러 작품이 초등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다.

대구시 교육청 장학사로 교육행정에 참여하면서 ‘좋은 시 읽기 운동의 생활화’, ‘아침독서 10분 운동’, ‘삶 쓰기 100자 운동’, ‘학생 저자 10만 양성 운동’, ‘문학영재 교육’ 등의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했다.

▲ 선생님, 코로나19가 뭐예요?
▲ 선생님, 코로나19가 뭐예요?
◇선생님, 코로나19가 뭐예요?/배성호 지음/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104쪽/1만2천 원

이 책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여러 가지 주제를 통해 코로나19가 무엇인지,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민주주의와 인권, 생태적 관점에서 쉽게 알려준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이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말 박쥐 때문에 인간에게 생겼는지, ‘전염병’ 대신 왜 ‘감염병’이라고 부르는지, 민주주의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왜 중요한지, 공공 의료 혜택이 왜 필요한지 등 어린이가 궁금해 하거나 꼭 알아야 할 부분을 32개 질문과 답변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존중해야만 방역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렵고 힘이 들수록 민주적인 방식으로 서로 힘을 모아 연대하고 돌봄을 나누면서 사회적 면역을 길러야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 의료 혜택을 통해 보편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한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코로나19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의료진과 택배 노동자 등 일터 현장의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우리의 삶이 유지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의 일상을 지켜 주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배우며 이겨 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책 부록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련 내용을 담았다.

저자인 배성호 작가는 드넓은 세상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초등 사회교과서 집필 위원과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선생님, 평화가 뭐예요?’, ‘꿈을 담은 교문’, ‘우리가 학교를 바꿨어요’, ‘우리가 박물관을 바꿨어요’ 등이 있다.

▲ 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
▲ 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
◇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스테파니 뒤발·상드라 라부카리 지음/이세진 옮김/104쪽/1만2천 원

우리는 무심코 ‘여자니까’ 혹은 ‘남자니까’라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 남자아이는 용감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있어도 울면 안 된다거나, 여자아이는 얼굴이나 몸매가 예뻐야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그런 것이다.

어른이 돼 직장 생활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입사 면접을 볼 때 여자의 키나 외모를 따진다든가, 회사 생활 중에 무거운 물건을 들 일이 있을 땐 꼭 남자를 부른다든가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성평등은 남녀를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하며,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성 역할에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배어 있으면 능력이 아닌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해 차별함으로써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진정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를 구분 짓는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우리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 남녀를 차별하는 법과 제도를 고치고,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 책 ‘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는 바로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한눈에 알아차리게 하는 신체 구조의 이해에서 출발해, 오랫동안 남자와 여자를 차별의 그물에 가둬 온 고정관념과 편견의 근원을 낱낱이 추적해 나간다.

특히 이 책에는 어린이들에게 던지는 질문이 무척 많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 내려온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 “남자가 여자보다 정말 힘이 센가요?”, “왜 여자만 가슴이 볼록하게 나와요?”, “여동생이 맨날 분홍색 옷만 입으려고 해요!”, “남자와 여자는 왜 월급이 달라요?” 등등 무수하게 많은 물음표들이 이 책 안에 떠다닌다.

그 물음표를 따라 찬찬히 글을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자와 여자를 딱딱 구별지어 차별하게 만든 고정관념과 편견이란 벽을 맞닥뜨리게 된다. 진정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벽을 부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한다. 이 책 ‘어린이를 위한 성평등 교과서’가 성평등의 길로 가는 든든한 길잡이가 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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