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항의 속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선미 위원장이 국민의힘 의원들 항의 속에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야당의 반발 속에 단독 채택했다.

각종 자질 논란에 휩싸인 변 후보자의 낙마에 힘써온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를 형사고발하겠다며 소송 전을 예고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협의하기 위한 시간을 더 가지자. 상호간의 예의를 지켜 달라”, “김현미 장관 퇴임식을 정해놓고 임명 강행하는 것 아니냐”고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상임위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이 표결을 밀어붙였다.

21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 없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지난 7월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이후 두 번째다.

표결은 재석의원 26명 가운데 찬성 17명, 기권 9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의원은 전원 찬성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기권했다.

여당은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변 후보자가 과거 잘못된 발언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음에도 의혹으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많은 개혁인사가 좌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 조응천 의원도 “충분히 토론했다. 지난 24일에도 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음에도 협치와 상생의 전통을 잇기 위해 오늘 다시 회의를 열었다”며 “그동안 변 후보자를 현미경으로 지켜봤는데 거두절미돼 매도당한 점이 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던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이헌승 의원은 “막말 파문과 새로이 드러난 성인지 감수성 결여, 준법성 결여, 일감 몰아주기 등 그동안 제기돼 왔던 의혹들이 청문회에서 오히려 증폭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석준 의원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에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에 대한 법원 판결과 관련해 잘못된 부분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며 “이번 보고서가 채택돼 임명이 강행된다면 제2의 대통령 사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문회 국면마다 ‘데스노트’(저승사자의 명부)로 불리며 주목받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부적격 의견을 명시하는 조건부로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의 보고서 강행 처리에 국민의힘은 변 후보자를 블랙리스트 작성, 부정채용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 하겠다며 소송 전을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온갖 비상식적인 망언에 더해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지인 특채 의혹 등 문제가 한두 가지 아니다. 또한 김현미 장관과 20여 차례 부동산 실패를 고치자고 오는 후보자가 정책 방향 더 강화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금명간에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와 특별채용 혐의, 부정채용 혐의로 변 후보자를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보고서 단독 표결은 의회독재”라며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심각한 문제에 대해 법적 절차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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