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코로나19 확산에도 한끼도 거르지 않은 무료급식…범어교회·요셉의집

무료급식 문닫는 와중에도 급식 확대한 범어교회
코로나로 노숙자 더 서러워…31년째 무료급식 요셉의집

지난 15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범어교회 관계자들이 한 노숙인에게 밥한그릇을 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더욱 가혹했던 취약계층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무료급식을 운영한 이들이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 중구 ‘요셉의집’과 수성구 ‘범어교회’.

지난 2월18일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대부분의 무료급식소가 운영 중단됐다.

확산세가 잠시 주춤하면서 무료급식소들이 하나둘 문을 다시 열기도 했다. 그러나 수시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무료급식를 찾은 노숙인들은 번번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17일 대구 8개 구·군에 따르면 대구지역 46개의 무료급식소 중 절반 이상인 25곳이 문을 닫았다. 나머지 문을 연 곳들도 대부분 축소 운영되며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맹위에도 무료급식 확대

코로나19가 대구에 맹위를 떨치던 지난 3월 대부분의 무료급식소는 문을 닫았다. 하지만 범어교회는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급식(대체급식)을 오히려 확대 운영했다.

범어교회는 동대구역 광장 앞에서 주 2회 실시하던 무료급식을 코로나19 이후 주 5회로 늘렸다. 무료급식소 중단으로 배를 곪게 된 노숙인들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다.

올해로 17년째 무료급식 봉사를 하는 범어교회 손성일 총무는 “코로나19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며 “코로나 초기 가족들에게 돈을 빌려 노숙인들에게 풍족히 나눠줬었는데, 지금은 긴축 재정 중이다. 그래도 많은 분이 보이지 않게 도와주셔서 아직 버틸 만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범어교회 무료급식소를 찾는 노숙자는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이전 40명가량이 무료급식소를 찾았지만 이젠 두 배 가까운 70~80명이 찾아온다.

노숙인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쏟지만, 가끔씩 힘이 빠질 때도 있다고 한다.

그는 “일부 시민들은 이런 시기에 사람을 모이게 한다며 우리를 비난하기도 하더라”며 “그런 소리를 안 듣기 위해서라도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쓰레기 처리를 확실히 하고 있다. 봉사하시는 분들이 매일 나와 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오전 대구 중구 요셉의집 아가다 수녀가 노숙자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
◆31년째 무료급식 운영 아가다 수녀

대구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요셉의집의 아가다 수녀는 주위의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하기 위해 시작했던 무료급식소가 벌써 31년이나 됐다.

코로나19가 퍼지는 와중에도 아가다 수녀는 무료급식소 운영을 중단할 수 없었다. 요셉의집은 노숙인들에게는 집 같은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요셉의집은 화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한 매주 5회 무료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쉬는 날도 부수적인 먹거리를 준비해 사실상 하루도 쉬지 않는다.

매일 27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지만, 급식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동이 난다. 멀리서 찾아오는 노숙인들은 허탕을 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가다 수녀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숙인들이 따뜻한 국을 먹고 싶어 한다. 국을 담을 용기가 마땅치 않아 못 해드려 미안하다”며 “노숙인들은 연령대가 높고 치아가 좋지 않아 물컹한 음식 위주로 구성하되 고기는 꼭 넣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숙인들이 건강을 유지하며 준비한 음식을 드시고 다음날 또 뵐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지만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박준혁 기자 parkjh@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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