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수도권 등 3단계(락다운) 필요성 강조||예고됐던 재유행, 정부가 K-방역 자화



▲ 13일 강릉 아레나 주차장에서 시민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강릉시는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하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 시민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을 도입했다. 연합뉴스
▲ 13일 강릉 아레나 주차장에서 시민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강릉시는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확산하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 시민을 대상으로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을 도입했다. 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구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일선 의사들은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 사태가 이미 예고됐지만 정부가 안일한 대처로 일관해 방역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가 저온에서 활동력이 높아지는 점과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코로나19 확산의 통로가 될 가능성을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했지만, 정부에서 이를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코로나19가 기약 없는 장기화로 국민이 거리두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점에서 정부가 소비쿠폰 등을 풀어 이른 축배를 든 점도 현 사태를 만든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호주의 사례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는 이미 지난 6~8월 겨울철 대유행 사태를 경험했다.

코로나19 초기 강도 높은 방역 조치로 고비를 넘었던 호주는 겨울철(6월)을 맞아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재유행 사태가 벌어졌다.

호주 정부는 빅토리아주 전체를 다른 지역과 교통을 통제하는 등의 강도 높은 ‘락다운’을 시행했다. 2개월간 락다운 끝에 호주는 감염세가 안정돼 현재까지 코로나19 청정지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와 호주의 사정은 다르지만 충분히 참고해 볼 만하다”며 “정부가 락다운 없이 현재의 방역 수준을 유지한다면 조만간 확진자가 하루 2천 명 이상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초기 정부가 중국인 국내 유입을 막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했다. 여기에 11월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재유행 기미가 있었지만 정부가 K-방역 자화자찬을 늘어놓느라 ‘락다운’해야 할 시기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대구도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도 했다.

영신교회(달성군)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주말(12~13일) 동안 63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게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것.

계명대 동산병원 김대현 교수(가정의학과)는 “확진자 추세를 봤을 때 대구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락다운까지는 아니라도 그에 준하는 강화 조치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 봐서도 지금 당장 시행해야 한다”며 “지금 2주 시행해야 얻을 수 있는 효과를 나중에 두 달, 석 달 시행해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정부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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