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으로 오프라인 송년회 포기 분위기||오프라인 송년회 대신 랜선 송년회, 홈파티

▲ 최근 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랜선 파티의 모습.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만남을 갖는 것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 최근 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랜선 파티의 모습.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만남을 갖는 것이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대구 동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김모(35)씨는 연말 친구들과 약속했던 송년회를 취소했다. 정부가 지난달 23일부터 특별지침을 위반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이를 전파하면 문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면 모임 자제 등이 특별지침에 해당한다.

김씨는 “최근 공직사회에선 확진이 문제가 아니라 가벼운 술자리만 가져도 혼나는 분위기가 됐다. 올 연말은 송년회 대신 집에서 ‘랜선(비대면) 파티’를 즐길 생각”이라고 했다.

전국적인 코로나19 3차 재유행 여파로 대구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자 ‘랜선 모임’으로 연말을 보내는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랜선 방식’ 송년 모임은 온라인 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모니터 속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비대면 방식이다. 자신의 공간에서 각자 주문한 음식을 먹으면서 화상을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감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어 ‘안전’이 보장된다.

한 공간에 모여 술잔을 부딪치며 한 해의 아쉬움을 달래고 새로운 한 해에 관해 이야기하던 모습이 ‘가상공간’으로 옮겨진 것이다.

최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화상 모임을 제안한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한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소속 회원 10여 명이 화상을 통해 송년회를 하는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랜선 송년회를 개최했다”면서 “빨리 마스크 안 쓰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공직 사회에서도 퍼지고 있다.

대구시를 비롯한 각 기초자치단체는 전국적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연말 송년회 및 행사들을 모두 취소했다.

시민들이 몰리는 연말 해맞이 행사는 물론 직원들끼리 진행하는 송년 행사 및 시무식 등도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함에 따라 일체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일부 공무원들은 랜선 송년회로 가까운 지인 등과 올 한 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코로나19라는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비대면 문화로 전환했지만, 사회가 안정되면 다시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할 것”이라며 “시민들은 조금만 더 인내력을 발휘해 거리두기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랜선 파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12월(1~8일) 대구지역 6개 이마트의 홈 파티 관련 용품 매출은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와인의 경우 작년 동기간 대비 54.5% 늘었으며, 홈 데코용품도 39.1% 증가했다. 테이블 관련 각종 소품은 34.9%, 조명기구 24.1%, 냉장 디저트는 18.5%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랜선 파티 등 송년회 대신 홈 파티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늘어 관련 매출이 작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숙박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구 그랜드호텔의 경우 올해 성탄절 관련 예약 접수 건수가 전년보다 70% 이상 감소했고 호텔 인터불고 대구는 30%가량 예약 손님이 줄었다.

대구 그랜드호텔 조준건 상무는 “성탄절에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피해 객실 예약률이 더 높을 줄 알았다”며 “보통 12월에는 약 180건의 행사가 잡혔는데 올해는 30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성탄절 홍보 등 마케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니 답답하고 예년 같은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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