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거슈윈, 차이콥스키의 음악세계로 안내해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오보에의 아름다운 선율과 현악기의 소박한 어울림이 인상적인 백조의 호수가 겨울 빛 가득한 12월에 시민들 곁을 찾아온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번 정기공연의 시작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이다. 이어서 조지 거슈윈의 대표작 ‘랩소디 인 블루’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연주하고, 연말 클래식 공연 단골 레퍼토리인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모음곡이 대미를 장식한다.

통상적인 서곡 대신 이날 첫 무대를 여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은 베토벤이 제7번을 탈고한 뒤 약 6개월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그의 작품 가운데 보기 드물게 명랑한 분위기와 낭만적 경향이 있다.

재치와 유머가 깃든 1악장을 시작으로 정확한 리듬의 주제가 인상적인 2악장, 고풍스럽고 우아한 3악장, 경쾌한 4악장으로 이어진다.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베토벤의 교향곡 제8번은 교향곡 제7번과 유사하지만, 그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심각함이나 열정이 부족하다며 창작력이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베토벤은 이 교향곡에서 단도직입적이고 간결하게 쓰는 작곡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줬다. 그리고 베토벤 특유의 엄숙하고 장엄한 교향곡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휴식 후 이어지는 연주는 거슈윈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랩소디 인 블루’다. 도시의 광기를 표현한 이 곡은 ‘재즈의 왕’으로 불린 폴 화이트만이 1924년 그의 악단과 함께 개최한 ‘현대음악 실험’이라는 이색 연주회에서 발표됐다. ‘랩소디 인 블루’는 재즈풍의 리듬과 블루스적 화성에 클래식 피아노 기법과 오케스트라까지 접목해 심포닉 재즈라는 장르를 선보인 최초의 시도였다.

미끄러지듯 상승하는 도입부의 클라리넷 선율은 곡 전체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다. 정통 클래식 음악보다 작품 구조가 허술하다는 한계점도 있으나, 재즈의 선율이 녹아든 관현악곡의 출현에 미국 음악계는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클래식 음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공연의 협연을 맡은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탁월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표현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세계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함께 무대를 만들어 나갈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7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함께 무대를 만들어 나갈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피날레 무대는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음악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백조의 호수’에서 6개의 악곡을 선곡한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장식한다.

이 작품은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정경, 왈츠, 어린 백조들의 춤, 헝가리의 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시도한 세 작품을 모았다. 장중함 대신 명랑한 베의 첫 발레 음악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들로 더욱 풍성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향 ‘제470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6천 원, H석 1만 원이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53-250-1475.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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