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업종 지에프 대백 지분 9% 이상 확보 '2대 주주'... 경영권 분쟁 씨앗 되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대구백화점 등에 따르면 구 회장은 3자녀를 통해 최근 자사주 11만5천788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구 회장 일가의 대구백화점 지분율은 기존 23.53%에서 24.60%로 1.07% 높아졌다.
주식 매입금액만 10억 원에 가깝다.
자사주 매입은 지난 10월20일 고교준 씨가 주당 8천120원에 5만8천188주를 먼저 사들이면서 이뤄졌다.
매입대금은 4억7천248만6천560원이다. 교준 씨의 대백 주식은 기존 9만4천881주를 더해 15만3천69주가 됐다.
하루 뒤에도 두 자녀가 각각 3만8천800주, 1만8천800주를 매입했다. 매입단가는 주당 8천10원으로 모두 4억6천137만6천 원이다.
3자녀가 매입금액만 9억3천300만 원을 넘는 11만5천788주를 사들였다.
구 회장 일가의 자사주 매입은 경영권 방어 차원으로 해석된다. 대구백화점 측과 관계가 없는 특정 법인과 개인이 대백 주식을 집중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투자업종의 지에프가 대백 주식 98만7천816주를 획득해 지에프와 대표 김모씨의 지분율이 9.13%가 됐다.
앞서 지에프는 11월25일 지분율 7.59%(82만1천648주) 획득으로 주식대량보유에 따른 공시를 한 바 있다. 열흘새 지에프 측은 16만6천168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1.54% 더 높여놨다.
현재로서는 지에프 측이 대백의 2대 주주가 됐다. 지에프 측에서 2대 주주로 대백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구 회장 일가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3년 2대 주주인 씨앤에이치앤 캐피탈(9.48%)이 단순 지분 투자에서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대백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오너 일가가 자사주 매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지에프 측이 자사주를 사들이며 2대 주주가 된 것은 맞다”고 했다.
한편 대구백화점 주식은 7일 종가기준 1만1천150원을 기록했다. 매출하락과 영업이익 적자 속에서도 대백 주식은 최근 서너달 사이 2배 이상 올랐다.
특정계좌 매매과다 종목 등으로 투자주의 공표만 9월 이후 4번 이상 뜬 종목이라는 점에서 주가 상승에 관심이 쏠린 종목이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