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최종담판 무산

▲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7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해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협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5·18 특별법 개정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했고, 여야 원내 수장의 합의는 결국 1시간 만에 무효로 돌아갔다.

앞서 민주당은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야권의 ‘비토(거부)권’ 무력화를 골자로 한 공수처 운영·설치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편 법안을 관철하겠다고 피력했고, 논의와 별개로 법사위에서 법안 표결은 강행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이 과정에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하면서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안건조정위 신청으로 법사위는 공수처법 논의를 위한 조정위를 구성해야 한다. 안건조정위는 법사위원들 중 여야 동수로 구성된다.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비교섭단체 몫으로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을 지명했다.

윤 위원장은 안건조정위를 8일 오전 9시에 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지연 전략으로 안건조정위를 택했지만 여당은 안건조정위와 무관하게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절차를 다 거치겠다면서도 “(90일은) 최대의 기간이고, 바로 처리 가능하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에 반발한 야당은 “자기들 멋대로 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우리로서는 법이 허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저지해 나가겠다”며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 처리를 약속한)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하기로 작심한 것 같다”며 “공수처법 등 합의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비난했다. 긴급 의원총회에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이 전부 개·돼지이고 바보냐, 어떻게 변호사 자격을 갖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분이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심지어 조장하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맞서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이 심의되는 국회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항의 농성 중이다.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단독 처리할 경우 국회 로텐더홀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정무위원회에서도 파열음이 났다.

민주당 정무위원들은 이날 경제3법 중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공청회를 진행하겠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무위원들은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명백한 원천 무효”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정무위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관석 정무위원장이 △의사일정 작성 과정에서 야당 간사와 협의가 없었고 △공청회가 아닌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했으며 △합의대로 처리한다는 정무위 전통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또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대한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준비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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