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스페인, 헝가리 등 6개국 신임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스페인, 헝가리 등 6개국 신임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논란이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무너뜨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부동산 정책 논란에도 지켜졌던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여론 40%대가 처음으로 무너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역시 30%를 넘기지 못하며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에 역전 당했다.

일각에서는 여권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레임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6.4%포인트 하락한 37.4%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권의 지지율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대전·세종·충청에서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종전 45.4%에서 30.5%로 14.9%포인트 급락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과 갈등 중인 윤 총장의 부친이 논산 출신이라는 점이 충청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충청지역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는 7.3%포인트 상승한 34.5%로 나타났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7.8%포인트), 중도층(5.5%포인트)에서 긍정평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5.1%포인트 상승한 57.3%로, 정부 출범 후 최고치다.

모름·무응답은 1.3%포인트 오른 5.3%였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이 전주보다 3.3%포인트 오른 31.2%, 민주당은 5.2%포인트 하락한 28.9%로 지난 8월 둘째 주 이후 근 4개월 만에 지지율이 역전됐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는 “윤 총장 직무배제 이슈가 겉으로는 진영 간 첨예한 갈등을 보였지만 조사결과 진보층에서 진영 내 이탈과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지층의 이탈은 레임덕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 지지율 기사를 공유하면서 “추·문 공격이 되치기 당한 게 확실히 입증된다”고 평했다.

그는 “콘크리트 벽이던 대통령 지지율 40%와 민주당 지지도 30%가 맥없이 무너졌다”며 “윤석열 찍어내기가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레임덕’을 언급하며 “문재인도 추미애를 분리하고 살 길 찾아야 하고, 추미애도 빠져나갈 안전담보를 요구해야 하고, 추미애 줄 서던 한줌 검사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며 “그게 바로 정권의 몰락”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 지지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인 20%대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개혁이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회오리 속에서 명분을 퇴색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실제 우리당 지지층에서는 윤석열 하나 어떻게 못 하느냐는 불만이 팽배하다”면서 “그러나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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