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공연업계 연말특수실종 망연자실…지역 실정에 맞는 ‘핀셋규제’||무턱된 사회적거리두기

▲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또다시 시름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대표 관광 상권인 김광석거리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김진홍 기자
▲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또다시 시름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대표 관광 상권인 김광석거리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김진홍 기자


대구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에 들어가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관련 업계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대구는 최근 추가 확진자 한 자릿수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이 최선이었냐는 지적과 함께 이른바 ‘핀셋규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 호텔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격상으로 연말 소규모 행사나 ‘호캉스’를 누리려고 했던 이용객들의 예약 취소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

인터불고 호텔 대구는 이미 수도권 확산으로 이달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50% 수준이다. 이달에 열릴 예정이었던 결혼식 10여 건이 취소됐다.

토요코인 호텔 동성로점은 “오늘(지난달 30일)부터 취소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올 연말 매출도 기대하기는 힘들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공연장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연말에 예정된 공연을 앞두고 일행과 띄어 앉기가 적용되면서 인원조정과 공연 취소 등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연말까지 대형 행사가 20여 개 예정돼 있다.

콘서트하우스 관계자는 “일부 공연을 취소하거나 인원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며 “기존 관람객 정원은 50%였지만 30%로 재조정하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엑스코에서 4~6일 개최 예정이었던 ‘미스터 트롯’ 대구 콘서트는 18~20일로 연기됐다.

계명아트센터에서 11일부터 내달 9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캣츠’도 일행간 띄어 앉기 등 입장객을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 8월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티켓을 판매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티켓을 회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지역 백화점 문화센터의 줌바 댄스, 스포츠 댄스 등 프로그램은 모두 취소됐다.

대덕문화전당, 아양아트센터 등 구·군별로 예정된 나와 할아버지(12월12일), 송년음악회(12월17일), 크리스마스 콘서트(12월25일) 등 연말 공연도 취소됐다.

연말 특수가 불투명해지자 일부 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도 높다.

대구지역은 이미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때문에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수도권 상황에 맞춘 대안이라는 것이다.

대구 김광석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모(32)씨는 “주말엔 매출이 올라왔는데 이번 거리두기 상향 조치로 없던 관광객들마저 끊기게 생겼다”며 “대구의 경우 코로나 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상황에 맞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망해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불평했다.

뮤지컬 캣츠 상영을 앞둔 파워엔터테인먼트 이철우 대표는 “대구시가 지역의 상황 등을 고려하고 자의에 맞게 대책을 세워 연말 공연계의 피해를 최소화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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