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판 승부의 수능에서는 하루 이틀 전과 당일의 컨디션이 승패의 관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험생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이 사려 깊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은 수능 당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미리 짚어 둘 필요가 있다.

30일에서 12월3일 시험 당일까지 수험생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난이도 의식 말고 도전정신으로

시험을 칠 때 한 번 보아서 답이 나오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가슴이 두근거리고 정신이 혼미해지는 학생이 많다.

이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를수록 악착같이 달려드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적으로 문제와 씨름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부터는 국사와 영어는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모두에게 동일한 자격을 주는 절대평가다.

하지만 입시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국어, 수학, 탐구 과목은 몇 점을 받느냐보다는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 다시 말해 석차에 따른 백분위 점수와 시험 난이도에 다른 표준점수가 중요하다.

문제가 어렵든 쉽든 모두에게 같은 조건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어렵다고 생각할 때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어렵다고 느낄수록 최선을 다하면 더 차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1교시에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면 나머지 시간도 잘 보내는 경향이 있으므로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과 긍정적인 자기 암시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한 평범한 문제를 자주 틀리는 학생은 문제 풀이를 할 때 주어진 글 안에서 문제가 요구하고 있는 핵심 사항을 찾아내고 유추하기보다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문 외적인 정보들에 엉뚱하게 끌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 풀이를 할 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상식보다는 철저하게 주어진 글에 근거해 답을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예단과 비약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지문과 문항을 끝까지 진지하게 정확하게 읽어보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수험번호와 선택과목 확인

감독관이 매시간 확인을 해주어도 긴장된 상태에서 시험을 치다 보면 문득 앞 시간에 수험번호와 인적 사항 등을 정확하게 표기했는지 의혹이 생겨 나머지 시험에 영향을 받는 수험생들이 많다.

따라서 시험 시작과 함께 수험번호 등을 먼저 표기하고 다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한 번 더 확인하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감독관이 표기 사항을 확인하기 때문에 실수 할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문항 속에 답으로 가는 길이 있다.

많은 수험생이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또한 지문 내용이나 제시된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에 이끌려 틀리는 경우가 많다.

영역별 문항 수와 풀이 시간을 고려하고 시간을 확인한다.

한 문항에 너무 시간을 끌지 않는다. 시간이 남는 경우 다시 볼 필요가 있는 문항은 표시해 둔다.

종료 시간이 임박했는데도 풀이를 다 못했다면 감점이 없으므로 대충이라도 추측해 표기를 해야 한다.

쉬는 시간에 그냥 앉아 있으면 불안할 수 있다.

평소 손때 묻은 요점정리 노트나 오답노트를 가져가서 가볍게 훑어보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능 당일 문제 풀이 요령

많은 수험생이 문제를 보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놓고 시험에 임한다. 따라서 조금만 어려우면 당황해 자기 실력보다 더 망치는 경우가 많다. 시험마다 난이도가 다르고,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영어, 국사를 제외하고는 상대평가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목표 점수 획득 여부를 계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몇 점 맞을 것인가 본다는 시험 자체에 혼신의 힘을 쏟아붓고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문제 풀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1교시 시작 전에 대부분 수험생은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심지어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국어는 극도로 흥분되고 긴장된 상태에서는 글을 읽어도 대의 파악이 잘되지 않고 읽는 속도로 느려지고 정확한 판단도 할 수 없다.

시험 시작 전에 남보다 자신을 좀 더 진정시킬 수 있는 사람이 대체로 성적이 좋다.

1교시 시작 전에 차분하게 자신을 가라앉히며 난이도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어와 마찬가지로 수학도 문제를 정확하게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확률과 통계는 그 어떤 문제보다도 정확하게 읽고 해석하는 것이 핵심 사항이다.

그다음 문제 앞부분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는 과감하게 뛰어넘을 줄 알아야 한다.

일정 시간 생각해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으면 그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한다.

잘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영어 듣기 문제는 방송이 나오기 전에 반드시 문제와 보기를 읽고 무엇을 묻는지를 알고 들으면 대부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과거에는 지문의 처음과 끝부분 몇 줄만 읽으면 대의를 파악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지문 전체를 읽어야 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에 끝까지 읽고 답을 찾아야 한다.

사회탐구든 과학탐구든 문제를 정확하게 읽으면 문제 속에 답에 대한 단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제시된 자료나 도표, 그래프 등을 정확하게 해석하도록 해야 한다.





◆수능 전날은 이렇게

현재 수능시험은 수험생들이 비교적 쉬운 문제로 서로 겨루는 단판 승부이다.

국사와 영어를 제외한 과목은 내가 획득한 점수보다 다른 수험생들과의 상대적인 위치를 따지는 상대평가이다.

난이도가 입시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아니다. 그러므로 비슷한 실력일 때는 마음의 상태가 모든 차이를 만들어낸다.

수능시험 전날과 시험 당일의 컨디션은 엄청나게 중요하다.

문제가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최근에는 한두 문제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실수를 줄이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해마다 많은 수험생이 예비소집 이후 취침 시간까지의 시간 관리가 어렵다고 한다.

공부하려고 하니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막연하고 그냥 잠자코 있자니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불안해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다음은 필자가 지금까지 많은 수험생에게 충고해 매년 탁월한 효과를 본 방법이다.

수능 이틀 전날인 12월1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지금까지 공부한 교과서나 참고서, 문제집 중에서 가장 손때가 많이 묻은 책을 과목별로 한 권씩 골라 책상에 쌓아 둔다.

2일에는 시험 당일에 가져갈 마스크(여분도 가져갈 것), 수험표와 필기구 등을 한꺼번에 담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둔다.

그런 다음 자리에 앉아 전날 쌓아 둔 책에서 국어부터 읽어 나간다. 이때 무엇을 새롭게 암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

그런 식으로는 한 과목도 다 보지 못하고 마음만 조급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공부하며 중요하다고 표시를 해 둔 부분을 중심으로 가볍게 책장만 넘기겠다는 자세로 읽어 나가면 된다.

각 과목을 이런 식으로 보면 3~4시간 만에 전 영역을 다 훑어볼 수 있다.

주마간산 격으로 본 것 같지만 평소에 늘 보던 책이기 때문에 목차나 줄 친 부분만 읽어도 실제로는 모든 내용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전 과목을 보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이제 시험을 쳐도 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한 번 정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잠도 쉽게 들고 푹 자게 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경우에는 하루 정도 자지 않아도 집중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많은 수험생이 시험 하루 이틀 전에 느닷없이 찾아오는 불안감과 긴장감을 견디지 못해 심한 부담과 압박감을 느낀다.

하지만 적절한 불안감과 긴장감은 집중력을 배가시키기 때문에 고득점을 위해 꼭 필요한 심리적 상태다.

불안과 긴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그 상태를 즐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낙관적인 마음가짐과 도전적인 자세로 매시간 최선을 다해 문제 풀이에 몰두하는 수험생이 순위 결정에서 남보다 앞서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도움말 지성학원 진학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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