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11〉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

▲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이상현 감독을 필두로 조수현 교사의 지도 아래 총 18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박경용 교장을 포함해 학교 관계자, 지도진, 선수들이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이상현 감독을 필두로 조수현 교사의 지도 아래 총 18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사진은 박경용 교장을 포함해 학교 관계자, 지도진, 선수들이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대구구암중학교
▲ 대구구암중학교
최근 대구구암중학교 여자소프트볼팀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지역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지난 9월 전국 종별 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5일 대구시 소년체전 평가대회에서도 우승했다.

2016년 팀이 창단된 지 불과 4년여 만에 거둔 성과라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각종 대회에서 트로피를 휩쓸고 있는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에 대해 알아본다.





◆실전 같은 훈련을 하자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현 소프트볼 청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겸하고 있는 이상현 감독을 필두로 조수현 교사의 지도 아래 총 18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이 팀의 최대 장점은 선수들의 높은 경기 이해력을 바탕으로 한 물샐틈없는 수비다.

지도진은 선수가 정확한 규정을 인지하고 철저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운영을 중요시하고 있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크게 개인 연습과 기본기, 기술로 구분해 훈련한다.

저학년 선수에는 개인 기초체력 훈련을 중심으로 팀 경기와 병행해 경험을 축적하도록 하고 있다.

10여 명 안팎의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대체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훈련 방향은 늘 실전과 같은 경험에 초점을 둔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의 훈련에는 몇 가지 독특한 방식이 존재한다.

고무공 활용과 시뮬레이션 훈련법이다.

팀 내부적으로 일본 소프트볼팀의 학생 선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고무공으로 훈련한다.

현재 국내 중등부에서는 연식구를 사용하고 고등부 이상에서는 경식구를 사용한다.

연식구와 경식구의 차이는 강도 차이다.

손으로 만져본다면 연식구는 표면이 조금 물렁하고 경식구는 딱딱한 느낌이다.

고무공의 강도는 경식구와 비슷하다.

구암중은 강도가 높은 공을 사용할 경우 강도가 떨어지는 공에 대한 적응은 빠르다는 이점을 이용해 고무공을 훈련에서 사용한다.

고등부로 진학하면 경식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와 비슷한 강도의 고무공 사용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적응 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타격면에서 연식구를 사용하다가 경식구를 쓰게 되면 선수 입장에서는 공의 속성이 달라져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구암중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훈련 방법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복잡한 규정으로 인해 경기 도중 빠른 판단이 어려운 점을 최소화하려고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실제 경기에서 뛰듯 훈련한다.

경기장 환경도 실제 대회 상황을 재현해 진행된다.

투구, 타격 훈련 과정에서 타자와 투수는 심판원 모형을 세워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함으로써 대회 경기 출전 시 집중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지난 9월 열린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에서 전국 강호 팀들을 꺾고 우승했다. 지난 6월 회장기 전국소프트볼 대회전국대회 우승을 포함해 올해 2관왕을 차지했다.
▲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지난 9월 열린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에서 전국 강호 팀들을 꺾고 우승했다. 지난 6월 회장기 전국소프트볼 대회전국대회 우승을 포함해 올해 2관왕을 차지했다.


◆우승만 하는 팀으로 변모해

소프트볼은 TV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투수가 공을 빙빙 돌려서 던지는 야구와 비슷한 스포츠’다.

국내에는 아직 관심을 높지 않은 생소한 비인기종목에 속한다.

척박한 상황 속에서 구암중은 2016년 7월 소프트볼을 교기로 지정하고 팀을 창단했다.

창단된 지는 불과 4년 남짓, 짧은 역사에도 팀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이 빛을 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4월 대구시 소년체전 예선전에서 창단 이후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같은 해 제48회 전국 소년체전에서 전국 최강 광주팀을 이기고 동메달을 목에 거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 전국소프트볼 종별선수권 대회와 회장기 전국소프트볼 대회에서 각 3위 성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서는 우승만 하는 팀이 됐다.

지난 6월에는 회장기 전국소프트볼 대회에서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를 통해 지도진과 선수들은 개별로 공로상, 감독상, 최우수선수상, 우수투수상, 타격상, 도루상, 미기상 등을 받았다.

지난 9월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에서도 전국 강호 팀들을 연이어 누르고 우승해 올해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구암중 박경용 교장은 “그동안 선수 수급에 문제가 많았으나 현재 조금씩 해결돼 가고 있다. 일반 학생도 소프트볼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를 할 계획”이라며 “학교는 물론 시교육청 등과 함께 선수들이 훈련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 5인방

▲ 김나연
▲ 김나연
①주장 김나연(3학년)

-포지션: 유격수

-주요 수상내역: 2020년 회장기 전국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최우수선수상. 2020년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 우승.

-특징: 안정되고 침착한 경기력으로 주장다운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 학교 전교부회장으로서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본인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 박나림
▲ 박나림
②박나림(3학년)

-포지션: 투수

-주요 수상내역: 2020년 회장기 전국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우수투수상 수상. 2020년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최우수선수상.

-특징: 2019년 소프트볼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활약했고 성인 국가대표를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구암중 에이스 투수.

높은 승부욕과 냉철한 판단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재능과 기술을 보유해 미래가 기대되는 대형 유망주.



▲ 장소영
▲ 장소영
③장소영(3학년)

-포지션: 포수

-주요 수상내역: 2020년 회장기 전국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미기상 수상. 2020년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 우승, 타점상.

-특징: 팀을 위해 가장 힘든 포지션에서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팀의 중심 선수.

대구도시공사 실업팀에서 활약을 꿈꾸고 있으며 앞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 전미소
▲ 전미소
④전미소(3학년)

-포지션: 3루수

-주요 수상내역: 2020년 회장기 전국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도루상. 2020년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미기상.

-특징: 이름처럼 항상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메이커. 시합이나 훈련에 임하면 놀라운 집중력으로 3루 포지션의 역할을 그 누구보다 충실히 수행한다. 매번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



▲ 송지인
▲ 송지인
⑤송지인(2학년)

-포지션: 투수

-주요 수상내역: 2020년 회장기 전국소프트볼대회 우승. 2020년 전국 종별 소프트볼대회 우승 및 타격상.

-특징: 타고난 근면함과 성실함을 기반으로 유연성이 장점인 영리한 투수.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의 현재 전성기 영광을 계속 재현해내겠다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감독 인터뷰

▲ 구암중 이상현 여자소프트볼팀 감독
▲ 구암중 이상현 여자소프트볼팀 감독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선수들의 열정과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현재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에 부임한 이상현 감독(현 소프트볼 청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구암중 여자소프트볼팀은 올해 들어 각종 대회를 휩쓸며 전국에서 관심받는 유망학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팀 구성부터 환경 조성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 감독은 구암중에 부임했을 당시 좋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팀이 창단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부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고 경기에서 나서면 늘 대패하는 등 환경적·정신적으로 바닥이었다”며 “학교와 논의해 재창단한다는 마음으로 선수단을 재정비 하고 여러 지원을 받아 팀 기반을 잡는 데 열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 감독의 노력은 선수들이 가장 먼저 알아줬다.

처음 잡아보는 글러브와 공이였지만 지도진과 함께 훈련에 매진했고 최근에는 좋은 성적으로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1월 첫 전지훈련으로 충북 사범대부설중학교와 연습경기를 했다. 선수들이 너무 긴장했는지 시합 도중 눈물을 보여 경기를 중단한 적이 있다”며 “경기 경험이 없어 두려움에 떨던 선수들이 지금은 경기를 이해하고 상대팀의 약점을 파고들어 승리할 줄 아는 훌륭한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의 실력과 성적 향상의 핵심으로 ‘생각하는 플레이’를 강조했다.

이 감독은 “먼저 크고 작은 실수를 줄여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 자신감은 타격, 투구, 주력 등 모든 동작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요소가 되고 우리 팀의 경기로 이끌어갈 수 있게 된다”며 “우리만의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는 실수하게 마련이고 결국은 승리라는 값진 경험과 가치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모교의 여자소프트볼팀은 지역 인재를 육성해 실업팀 선수로도 활약할 수 있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창단된 팀이라고 판단한다”며 “열매 따 먹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자양분을 통해 여러 열매가 맺을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이고 그 역할을 구암중부터 시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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