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반

대구·경북 고교 총동창회 〈44〉대구 남산고등학교

대구남산고등학교 전경
대구남산고등학교는 올해 113주년을 맞은 대구에서도 역사가 깊은 학교 중 하나다.

1907년 미국 선교사의 부인인 마사 스컷 브루언(Matha Scott Bruen) 여사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한 신명여학교를 모태로 한다.

고(故) 김충학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설립했다.

1950년 학제 변경에 의해 신명여중, 남산여고로 분리됐고 2003년 남녀공학으로 전환되면서 지금의 대구남산고로 교명이 변경됐다.

1986년 대입학력고사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동시 전국 수석, 1997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서 대구시 여자 수석이라는 입시 결과는 현재까지도 학교의 큰 자랑거리로 남아있다.

◆‘수선화 안녕’

대구남산고만의 독특한 인사법이 있다. ‘수선화 안녕’이다. ‘고결’ ‘자존심’을 상징하는 수선화는 대구 남산고의 교화다.

이 인사법은 1970년 학생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진석 전 교장선생이 학교만의 인사말을 정하자는 학생들의 건의에 학생부 기획으로 재직하던 김이돌 선생, 학생간부들과 함께 만든 것이다.

안녕(安寧)은 ‘안녕하세요’의 낮춤 표현이 아닌 ‘평안하고 강녕하자’는 의미다.

2003년 남녀공학이 된 이후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사가 어색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한동안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부활했다고 한다.

동창회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총동창회 역사

총동창회 총회는 4월30일 개교기념일에 즈음해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총동창회는 1983년 4월 발족했다. 당시 초대 회장은 이은남(1회) 동문이다.

이후 지역별 동창회가 조직되면서 1986년 11월 서울 지역의 재경 남산여고 동창회가 발족됐고, 서숙희(1회) 동문이 회장으로 선출됐다.

현재는 김채숙(17회) 동문이 총동창회장을, 양현숙(16회) 동문이 재경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총동창회 총회는 4월30일 개교기념일에 즈음해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이날에는 퇴임한 은사들이 참석, 스승과 제자가 사제지정을 나누고 있다.

남산 총동창회는 큰 규모의 행사는 없지만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참여하며 동문, 선후배들이 마음의 정을 나누고 있다.

개교기념일과 스승의 날에 축하하는 자리를 갖고 있으며 모교의 동아리활동과 매년 연말에 열리는 학교축제행사 등에 참여, 지원금을 지급하고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구남산고등학교 총동창회는 매년 수능시험 전에는 회원들이 직접 수능 격려품을 인사말과 함께 전하고 있다.
매년 수능시험 전에는 회원들이 직접 수능 격려품을 인사말과 함께 전하는데 고희가 넘은 선배들도 직접 학교를 찾아 후배를 격려하고 격려품을 전달하고 있다.

◆장학재단

2015년 발족한 남산고 총동창회 장학재단은 현재까지 매년 신입생 2명과 우수 졸업생들을 선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장학재단은 2015년 1월 발족됐다.

2013년 총동창회 총회에서 후배들의 학업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장학재단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2년간의 기금조성을 통해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장학위원 25명의 기부금과 동창회원의 성금으로 기금이 마련됐다.

총동창회 총회나 이사회, 기수별 모임에서 장학재단의 소식이 전달되며 성금이 마련되기 시작했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신입생 2명과 우수 졸업생들을 선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남산고 총동창회는 해마다 각 학년별 남산을 대표하는 리더 학생들에게 ‘비전 남산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학급별로 3명씩 모두 9명의 학생에게 황금 열쇠를 전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해마다 각 학년별 남산을 대표하는 리더 학생들에게 ‘비전 남산인상’을 수상하고 있다.

학급별로 3명씩 모두 9명의 학생에게 사회의 빛나는 지도자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황금 열쇠를 전달하고 있다.

장학재단이 설립되기 전에도 동문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장학금을 지급했다.

특히 1997년에는 대구시 여고 중에서 서울대에 최다합격자를 배출, 총 1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적도 있다.

◆학교 곳곳에 선배 사랑 흔적

남산고 총동창회는 후배들을 위해 모교 가꾸기에도 열심이다.

본관 뒤뜰애는 부모와 아이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모자상’이 위치해 있다.

이는 개교 30주년을 맞아 총동차회가 건립한 것이다.

이는 현재 졸업기념 사진을 찍을 때 가장 학생들이 많이 찾는 학교의 중요한 상징물로 거듭났다.

또한 1988년 재경 동창회에서 개교 35주년을 기념하면서 1986학년도 전국 수석 합격을 기념하는 교훈탑도 건립했다.

1986년에는 정두이(3회) 동문이 우산 700개를 기증했는데 이때부터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갑자기 비가 오는 날 ‘우산 빌려주기’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역사만큼이나 큰 소나무, 은행나무 사이사이로 조화를 이루는 수십 점의 조형물은 서숙희(1회) 동문이 기증한 것이다.

잉어들의 보금자리가 되는 연못과 작은 사랑의 폭포는 김영자(2회) 동문이 후배들의 인성교육과 정서교육을 위해 기증했다.

이 외에도 2000년 설희자(18회) 동문은 모교에 대한 사랑을 담은 편지와 함께 2000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양화부문 우수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 일부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화가 임현자(11회) 동문은 본교의 창의관 건립을 축하하며 작품 한 점을 기증했다.

◆자랑스러운 동문

양금희
올해 남산고에는 처음으로 금배지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대구 북구갑의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다. 양 의원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여성 공천을 받아 19대 국회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대구 북구갑의 두 번째 여성 의원이 됐다.

대영교육재단 2대 이사장 서영란(3회), 호암상 첫 여성수상자이자 2000년 미국의 유명 과학 잡지 ‘디스커버리’가 발표한 ‘21세기 세계과학을 이끌 20인의 과학자’에 선정된 미국 시카고대 물리학과장인 김영기(25회), 의사이자 방송인인 여에스더(29회), 김천의료원장 김미경(29회), 국정원 3차장 김선희(33회),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 박지원(55회) 등 다양한 분야에 남산고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연예인과 스포츠인도 있다. 탤런트 최란(24회), 개그우먼 김효진(40회)과 가수 비오브유 맴버이자 슈퍼스타K6 출신인 송유빈, 13회 아시안게임 공기소총 단체부문 은메달리스트 이기영(40회)이 이 학교 출신이다.

◆김채숙 총동창회장 인터뷰

김채숙
‘먼저 의를 구하자. 제 할 일을 다하자, 서로 섬기고 돕자.’

남산고 교훈이다.

김채숙 총동창회장은 가장 큰 학교 자랑거리로 “남산고 동문들은 교훈을 누구보다도 마음 속 깊이 잘 간직하며 실천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김 회장은 “남산고 동문들은 이(利)보다는 의(義)를 중요시한다. 이로움 또는 이익보다 마땅함이나 옳음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서로 존중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크다”며 “총동창회장 2년, 재경동창회장 6년을 했다. 이것만큼은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사례를 들어주겠다며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김 회장은 “남산고 최초 국회의원이 탄생해 이를 축하해 주고자 양 의원에게 화환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며 “이에 양 의원이 꽃은 충분히 많다며 손사래를 쳤다. 정 주고싶다면 화환대신 쌀을 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북구청을 통해 북구 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마음이 이쁘고 갸륵하던지 이를 동문들에게 전하니 동문들도 개인적으로 더 보태겠다고 나섰다”며 “성금은 모아둔 상태다. 코로나19로 아직 전달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북구청을 통해 기부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2018년 4월 총동창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4월 2년의 임기가 끝났지만 코로나19로 새로운 회장을 뽑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을 반영, 후배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여전히 연임 중이다.

김 회장은 “후배들의 자기계발에 ‘든든한 후원자’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남산고에서 다양한 계층에서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많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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