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전환담 당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주 원내대표 신체 수색 시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사전환담 당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주 원내대표 신체 수색 시도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 의원들이 28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성과 항의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등의 손 팻말을 들고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는 청와대와 문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국정연설 이전 문 대통령과의 사전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 이래’ 등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국회 로텐더홀에 늘어서 국회 본청에 들어서는 문 대통령을 맞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 좌석에 놓인 노트북에도 같은 손 팻말을 붙여놓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주요 부분을 언급할 때는 고성을 지르며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또 문 대통령의 연설이 마무리된 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이게 나라입니까” 등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당초 간담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청와대 경호실과의 마찰로 불참을 택했다.

주 원내대표가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면서 국회 경호처 대신 청와대 경호실로 경호 주체가 바뀌었는데 신체 검색 등을 실시하면서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야당은 청와대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이 정권이 모든 분야에서 일방통행을 하고 국민과 거리를 두지만 야당 원내대표까지 이렇게 수색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성토했다.

그는 국회의장 접견실에 입장할 때 경호원들이 다가와 야당 원내대표라고 밝혔으나 휴대전화를 만지고 몸 전체를 수색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주 원내대표의 항의에 청와대 경호처 측에서는 “현장 직원들의 실수였다”고 사과했으나 국민의힘은 수색 시도를 고의로 보고 현장 CCTV 화면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등도 수색을 받았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최재성 정무수석을 통해 10개 공개질의도 보냈으나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야권은 이 같은 연설에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시정연설이 자화자찬과 독주선언으로 가득 찼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105일 만에 국회를 다시 찾은 대통령은 ‘K-방역’과 ‘3분기 성장률 반등’을 내세우며 ‘위기에 강한 나라’라고 했지만 시정연설은 자화자찬과 독주 선언으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디지털 뉴딜’이니 ‘그린뉴딜’이니 대통령 임기 중에 마치지 못 할 화려한 청사진을 내걸고 555조8천억 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요청하는 동안 ‘공시지가 인상’ 소식에 국민들은 또다시 ‘세금 폭탄’ 맞을까 가슴을 졸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근본적 철학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며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지역균형발전에 대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한국형 뉴딜로 해결한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지역균형 뉴딜은 예산안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으로 시정연설용으로 급조된 것“이 아니냐 의심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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