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가장 오래된 고교|| 역사와 전통 자랑, 동문 끈끈한 유대감

▲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구미 오상고 전경.
▲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구미 오상고 전경.
▲ 매년 5월 개최하는 오상중고 총동창회장배 골프대회에 많은 동문이 참석해 선후배의 정을 나누고 있다.
▲ 매년 5월 개최하는 오상중고 총동창회장배 골프대회에 많은 동문이 참석해 선후배의 정을 나누고 있다.
▲ 오상고 동문들이 2016년 열린 SBS 고교동창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오상고 동문들이 2016년 열린 SBS 고교동창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오상고 재학생들이 명문고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 오상고 재학생들이 명문고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 김재근 오상고 총동창회장.
▲ 김재근 오상고 총동창회장.
구미시 장천면에 있는 오상고등학교는 구미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학교 중 하나다.

설립자는 김윤환·김태환 전 국회의원의 부친인 매암 김동석 선생이다.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어두운 밤길을 걷는 것과도 같다”고 했던 그는 1945년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오상학원을 설립했다.

그해 4월 오상중학교가, 6년 뒤인 1951년엔 오상고가 문을 열었다.

올해 69년째를 맞는 오상고가 배출한 졸업생만 1만6천993명.

오상고 교훈은 인(널리 사랑하자)·의(바르게 살자)·예(서로 돕자)·지(분명하게 배우자)·신(다 같이 성공하자)이다.

교화는 충절을 뜻하는 ‘설중매’이며 교목은 영원함을 일컫는 ‘은행나무’이다.

2005년 8월 학급증설 인가를 받아 총 30학급으로 증설한 오상고는 2008년에는 축구부를 창단했으며 2015년 3월 교육부의 농산어촌 명품고에 선정됐다.

현재 815명의 재학생이 64명의 교사와 함께 밝은 미래를 꿈꾸며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최근 대학입시 실적은 광역시의 명문고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 4년 간 서울대에 9명이 진학했고, 의과대학 합격자도 18명, 고려대 5명, 연세대 8명, 교육대 22명, 국립대 345명 등이다.

배출한 인재를 보면 명문사학임이 더 분명해진다.

김윤환·김태환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 백승주 국회의원, 오현득 국기원 원장, 박태암 전 대구교육대 총장, 이효태 전 경일대 총장, 박영수 전 경북대 학장, 이돈희 전 대법원 대법관 등이 모두 오상고를 나왔다.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한 이들은 모교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학교와 지역사회 발전을 이끄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상고 총동창회 설립과 발전

오상 총동창회는 중·고 동창회를 구분하지 않고 중·고 동창회를 통합했다.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들이 그만큼 많았던 데다 학교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동창회 설립도 빨랐다.

1회 졸업생을 중심으로 오상 총동창회가 출범한 건 1952년.

정지호 동문이 초대 회장, 류세인·이원기 동문이 부회장에 선출됐다.

초대 명예회장은 학원 설립자인 김동석 선생이 맡았다.

1969년 오상고 대구지구가 조직됐고 1970년 기존 2명이었던 부회장은 3명으로 늘었다.

1971년엔 회칙을 고쳐 모교 교장을 명예회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총동창회는 지역사회와 모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출발은 매암 김동석 선생의 동상 건립 사업이었다.

총동창회는 1974년 12월 발기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장윤 당시 동창회장이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박윤태·임태선·김희섭·류세인 등 17명의 동문이 발기위원으로 참가했다.

총동창회는 1975년 8월 덕무봉 산기슭 매암 선생 묘소 앞에 동상을 세웠다.

이 동상은 1991년 교정으로 옮겨졌다가 2008년 새 동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17년 동안 학교를 지켰다.

동문들의 소식을 알리고 우애를 다지기 위한 행사도 차근차근 마련됐다.

1975년 6월 오상동창회보 창간호가 발행됐고 1980년 10월에는 첫 총동창체육대회가 열렸다.

오상 총동창회는 1991년 4월 정기총회를 열고 9회 졸업생인 장래익 동문을 회장에 선출했다.

오상 총동창회의 첫 세대교체였다.

그때까지는 2회 졸업생인 김해수 동문을 제외하고는 1회 졸업생들이 줄곧 총동창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2000년 9월에는 ‘자랑스런 오상인상’이 제정됐다.

학교의 이름을 빛낸 동문이 대상이었는데 첫 수상자는 류세인·박태암·이효태·전훈이·노수천·장래익·우진용 동문이었다.

올해 출범한 38대 오상 총동창회는 김재근 회장(30회)을 비롯해 한상태 사무국장(37회), 30명 내외의 부회장단, 사무국과 재무국, 홍보국 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도 활발

총동창회의 장학사업은 1976년부터 시작됐다.

오상중과 오상고 재학생 각 1명에게 동창회 장학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당시의 장학금은 대부분 개인 출연금으로 조성됐다.

체계적이지도 않았고 장학기금 확충도 어려웠다.

오상매암장학회가 재학생과 명문대 입학생 등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조성된 기금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었다.

장학재단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초기에는 자금 사정 등 여러 사정이 녹록치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2004년에 총동창회 장학재단 설립에 물꼬가 터졌다.

그해 11월 총동창회는 장학재단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열렸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재단법인 오상장학회가 설립됐다.

초대 이사장은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태환 동문이 맡았다.

오상장학회는 2억2천700만 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해 본격적인 장학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첫 수혜자는 명문대 진학생이었다.

2007년부터는 입학 성적이 우수한 중·고 재학생들로 대상을 확대했다.

2014년 오성장학회는 매암장학회와 통합돼 오상매암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가 2020년 오상동문장학회로 변경됐다.

장학회가 설립된 뒤 장학금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2006년 700만 원에 불과했던 장학금 지급액은 2012년 2천600만 원, 지난해에는 6천200만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대학교 재학생 장학금 5천600만 원, 오상고 재학생 600만 원, 오상중 500만 원, 오상고 축구부 장학금 1천만 원, 우수중학생 초청 학력경시대회 장학금 700만 원으로 모두 8천4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총동창회는 동문 1인 1구좌 이상 갖기 운동(1구좌 1만 원)을 전개하고 지구별 동창회와 단위동창회, 기별동기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해 왔다.

장학금 조성에 더 많은 동문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다.

◆다양한 행사, 동문간 유대감 높여

총동창회의 첫 번째 공식행사는 1월초 열리는 정기총회와 신년교례회다.

이때 회칙 개정과 회장단 이·취임식이 함께 진행되는 만큼 정기총회와 신년교례회는 오상고의 가장 큰 행사이자 축제로 꼽힌다.

이와 함께 최근 동문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행사는 5~6월께 열리는 동창회장배 골프대회다.

2005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4회째 행사가 열렸다.

오상 골프인의 모임인 ‘상구회’가 주관한다.

총동창회는 SBS 고교동창골프대회와 파크랜드 고교 골프 최강전에서 단골손님으로 참가하고 있다.

특히 SBS 고교동창골프대회에서는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했고 4강 진출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파크랜드 고교 골프최강전에 참가해서는 2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를 통해 획득한 상금은 모두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10월 중순쯤이면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린다.

체육대회는 1천500여 명에 가까운 동문들이 참석하는 오상 동문들의 화합·소통의 장이다.

‘자랑스런 오상인상’ 시상과 오상동문장학회의 장학금 전달식도 이날 열린다.

행사는 기수별로 돌아가며 주관하는데 지난해에는 29회와 39회 동문들이 맡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취소됐다.

역사가 깊은 만큼 지구·기수별 행사도 다양하다.

서울, 대구, 구미, 부산, 울산, 대전 등 6개 지역에서 지구별 동창회가 별도의 행사를 마련한다.

서울지구에서는 단합체육대회와 야유회, 정기총회, 송년의 밤이 열린다.

대구지구는 족구대회와 산악회를, 구미지구는 임원 골프대회와 등반대회 등을 마련하며 화합을 다지고 있다.

◆김재근 회장 인터뷰

오상고 총동창회는 올해 초 30회 졸업생인 김재근 AGC화인테크노한국 대표이사를 총동창회장으로 선임했다.

코로나19 등 어려운 환경 속에 총동창회 운영을 맡았지만 모교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김 회장은 오상고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는 “모교는 물론 총동창회도 역사와 전통이 깊어 타 고교동창회보다 더욱 끈끈하고 활성화돼 있다”며 “이는 지금까지 선배들이 동문회를 만들어 잘 이끌어 오신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선·후배 간 유대관계가 더욱 깊은 이유는 엄격했던 선·후배 관계가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후배의 확실한 예의와 기강이 단결의 매개체 역할을 했다는 것.

김 회장은 “고(故) 김윤환 회장이 동창회를 이끌 때는 그야말로 동창회 행사 자체가 거창하고 동문들의 참석도 어마어마했다”며 “임기 동안 과거의 영화를 다시 한 번 재현해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최근에도 총동창회 행사에는 1천500여 명 동문이 참가하며 예전의 화려했던 동창회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오상고 총동창회는 1년에 2번 큰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하나는 5월에 개최하는 총동창회 골프대회이고 나머지 하나는 10월에 여는 총동창회 체육대회이다.

그는 “5월 골프대회는 개최했지만 가장 큰 행사인 체육대회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취지에서 취소했다”며 “체육대회는 선후배 간 몸을 맞대고 땀을 함께 흘리며 동문의식을 갖게 하는 뜻깊은 행사는 내년에 열릴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동창회는 오성장학재단을 운영 중이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영입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진학 우수학생은 물론, 재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장천면이라는 위치적인 이유로 우수학생 유치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학명문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와 교사는 물론, 동문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고 했다.

젊은 동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은 그의 숙제다.

그는 “과거에 비해 젊은 세대 동문들이 동창회에 대한 애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현재 48회 졸업생까지 동창회에 참석하고 있는 데 더 많은 동문이 참여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재학생들과 동문들에게 “학교를 빛낸 자랑스런 선배들이 많다. 긍지를 갖고 오상인으로서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라며 동문들은 후배들이 더 연마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옛 영광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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