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옛 성현들에게 길을 묻는다

만화로 즐기는 논어1·2 外

세월이 혼탁해 앞이 보이지 않을 때, 각자가 걸어가고 있는 길에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 옛 성현들에게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올바른 길인지 가끔씩 물어보는 것도 인생을 올바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만화로 즐기는 논어
◇만화로 즐기는 논어1·2/공자·이준구 지음/왕위지 그림/스타북스/304쪽/1만5천 원

논어는 공자의 언행과 공자가 제자 및 여러 사람들과 나눈 대화, 제자들 사이의 대화, 공자의 생각과 비평을 수록한 책이다.

유가의 성전과도 같으며 인(仁)의 실천이라는 이상을 그린 공자의 사상이 그대로 담겨 있다. 모두 20편으로 돼 있으며 각 편 첫 장에서 두 글자 또는 세 글자를 따서 편명으로 삼았다.

각 편마다 단편적인 여러 내용이 있으나 그 특징을 보면 배움의 중요성을 언급한 ‘학이’, 여러 각도에서 ‘예’를 다룬 ‘팔일’, 인덕에 관한 말이 주로 수록돼 있는 ‘이인’, 공자가 제자들의 어리석음과 현명함을 논한 ‘공야장’ 등으로 이뤄진다.

이 책에는 동양의 지혜가 응축돼 있으며 공자의 사상은 물론 제자들과의 관계와 당대의 관습, 정치 등이 들어 있다.

논어는 공자의 유가 사상이나 중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때 가장 기본적 서적이자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배우기 위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사람으로서 도리와 덕치주의를 배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고 넘어가야 할 징검다리이다.

이 책은 공자의 사상을 더욱 풍요롭고 깊게 만든 방랑 생활과 사제 관계를 만화로 그리고 있다.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구절을 유머로 부드럽게 바꾸고 있다.

문장이 단순하면서도 간결해 그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그림으로 더욱 풍부하게 나타내 쉬우면서도 문장만으로 된 해설에 뒤지지 않는 깊이가 있다.

논어 속 주제들은 얼핏 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함축적인 내용들이 숨겨져 있다. 깊이 들여다볼수록 얻어 가는 바가 커서 단순하지 않는 묘미가 들어 있다.

불안한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갖고 인간다움을 역설했던 공자의 가르침에서 시대를 초월한 지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화로 즐기는 논어’에는 논어의 대표 격인 제1편 ‘학이’부터 고대 태평성대를 완성한 요순임금에 대한 내용을 서술한 제20편 ‘요왈’까지를 다루고 있다.

노자가 옳았다
◇노자가 옳았다/김용옥 지음/통나무/504쪽/2만7천 원

‘노자가 옳았다’는 인류의 고전 중 가장 뛰어난 철학과 지혜를 담은 ‘노자 도덕경’을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유려한 우리말로 번역하고, 그 깊은 뜻을 명료하게 해설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과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는 현재 인류문명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난관을 돌파하는 사상으로서 노자철학을 유일한 희망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그동안 저술과 강연을 통해 노자사상을 꾸준히 한국인의 삶으로 내면화시켜왔다. 50년 전 노자를 만나면서 본격적인 철학을 시작해온 도올 김용옥의 사상궤적에서 노자는 가장 결정적이다. 그는 노자를 인류 최고의 철학이라 여긴다. 이 책은 저자의 노자철학 50년의 총결산이자 완성판이다.

노자는 근원적인 사유를 하고, 총체적인 사고를 하고, 포괄적인 생각을 한다. 노자는 고착된 사고의 전복을 요구한다.

노자의 첫 문장은 ‘도가도비상도’이다. 도를 도라는 어떤 규정된 관념의 틀 속에 가두면, 그 도는 늘 그러한 상도(常道)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자는 형이상학의 폭력을 거부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상이 늘 그렇게 지속된다.

노자는 삶의 철학이다. 냉철히 파악되는 천지 대자연의 엄연한 질서를 탐구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좋은가를 이야기한다. 우리에게 그렇게 살지 말고 이렇게 살아보라는 삶의 태도를 가르친다. 노자는 부쟁(不爭)을 말하면서 우리 문명의 근본적 자세변환을 요구한다. 우리의 미래는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라고 한다.

노자는 정치철학이다. 노자의 전편에 깔린 진정한 주어는 성인(聖人)이다. 성인을 주어로 한 가르침은 바로 정치적 리더쉽에 관한 문제이다. 노자가 가르치는 무지, 무욕, 무위의 철학을 통해 사람들 간의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치 리더쉽이고, 그것이 바로 평화의 원천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제부터라도 노자의 통찰을 받아들여, 허(虛)의 문명을 새롭게 건설하자는 당위를 간절하게 설득하고 호소한다.

철학의 숲
◇철학의 숲/브렌던 오도너휴 지음/허성심 옮김/포레스트북스/316쪽/1만6천 원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유명 철학자 이름밖에 몰라요”, “어렵기도 하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등 철학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10대가 어렵다고 말한다.

영어와 수학 성적 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으면서 철학은 아예 공부해야 하는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

십여 년간 초·중학교와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친 철학 교육자인 저자는 영어와 수학 공부 이전에 철학이 먼저라고 거듭 강조한다.

실제로 여러 유럽 국가는 철학을 주요 과목으로 지정한다.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 시험에서 철학은 아예 필수 과목이다. 이들이 철학을 1순위로 여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보다 무조건 중요한가’, ‘모든 진실을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유일한 과목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부의 핵심인 사고력과 논리력도 확장된다. 다만 여전히 우리 교육은 많은 문제를 풀고, 기출 유형을 외우며 지식의 양만 늘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무조건 외우는 기술적 공부를 접고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울 때 더 많은 것이 따라온다.

무엇보다 철학을 익히면 공부에 반드시 필요한 이해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진다. 긴 국어 지문의 내용을 한눈에 이해하고, 문제의 의도를 파악해 정답으로 연결하는 사고력이 향상된다.

생각이 논리적으로 정돈돼 글쓰기도 쉬워진다. 또 숫자에도 강해진다. 수학공식들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고, 그것을 풀이과정에 접목해 정답을 도출해내는 추리력과 논리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 공부해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저절로 익히게 된다. 요령뿐인 공부에서 벗어나 스스로 하는 공부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철학의 진짜 중요한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여전히 조바심에 공부를 재촉하고,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고 있다면 생각의 순서를 바꿔보자. ‘공부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 ‘1등을 해야 한다’가 아닌 ‘공부를 재밌게, 또 잘하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이며, 그 길은 ‘철학의 숲’이 완벽하게 안내해준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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