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병원 및 인근 시장 어수선한 분위기, 유언비어도||유족들, 고인 죽음 정치적 이용

▲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동구 A병원의 모습.
▲ 독감백신 접종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동구 A병원의 모습.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대구 동구 방촌동 일원은 유언비어가 나돌며 독감백신 접종에 대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숨진 A씨가 백신을 맞은 곳으로 알려진 동구 B의원.

의원 안은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들이 들락거리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독감 접종은 진행되고 있었다.

경찰들이 의원 직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물어보고, 이를 지켜보는 접종 희망자들의 표정에는 불안함이 가득했다.

B의원 관계자는 “오전에 대구시 관계자들이 와서 아직 백신들이 사망인과 관계가 밝혀진 바가 없으니 접종을 계속 하라고 했다”며 “백신접종 후 돌아가신 분은 2012년부터 꾸준히 오셨던 분으로 사고 당일에도 가족 한 분을 대동해 오셨다. 주사를 놔드리고 이상이 없어서 무사히 귀가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병원 측에서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병원 측의 해명에도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B의원과 인접한 전통시장도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상인들 사이에선 ‘독감 주사 맞으면 죽는다’, ‘사실 죽은 사람이 더 많은데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라는 등 근거 없는 소문도 퍼졌다.

▲ 독감백신 접종 후 숨진A씨가 안치된 동구 파티마병원 장례식장의 모습.
▲ 독감백신 접종 후 숨진A씨가 안치된 동구 파티마병원 장례식장의 모습.
하루아침에 고인이 된 A씨의 유족들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동구 파티마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장례식장에는 오전부터 조문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갑작스런 비보에 조문객들도 경황이 없어 보였다.

고인은 평소 파킨슨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지만, 거동에는 무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죽음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몰려든 언론사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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