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수성의료지구’ 금싸라기 땅 왜 흉물 만드나

대구 수성의료지구 내 일부 미분양 부지는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이들 부지가 10년째 흉물로 방치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사업을 주관하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이 외자 유치 조건을 내세워 고자세로 일관한 탓이다. 명분에 얽매여 실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가 바닥권이다. 국내외 경제가 회복기조에 들어서기 전에는 기업의 외자 유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현실과 맞지 않는 조건을 고집해 지역 경제회생 주력사업의 동력을 떨어트리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방치된 용지는 전반적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입지 조건이 좋아 들어가겠다는 기업이 줄지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분양은 2017년 6월 이후 3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수성의료지구 내 지식기반산업용지(10만9천여㎡)는 지난 2015년부터 5차례 분양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총 71필지 중 49필지가 주인을 찾았다. 그러나 DGFEZ는 나머지 22필지에 대해서는 공개 분양을 하지 않고 있다.

DGFEZ는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연구개발 업종이면 어떤 기업이나 입주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상담을 하면 땅값만큼 외자유치를 해 와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며 퇴짜를 놓는다는 것이다.

DGFEZ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성의료지구의 외자 유치실적은 미미하다. 전체 필지의 4% 수준인 3필지를 분양한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외자유치 비율을 당초 20%에서 최근 10%까지 낮췄으나 성과는 신통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시설용지(8만2천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외자유치, 비공개 협상만 고집하다 지금까지 땅을 놀리고 있다. 수년째 개발이 미뤄지고 있는 인근 롯데쇼핑몰과 함께 수성알파시티 양대 흉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GFEZ가 대형 의료기관 유치와 의료관광호텔 건립 등을 구상하고 외자유치에 나섰지만 5년째 성과가 없다.

그간 협상은 대구시 고위층이나 정치권을 통해야 가능했다고 한다. 10여개 업체가 협상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물밑 협상 과정에서 외자 유치와 공사 금액에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 때문에 비공개 협상만 고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역 관련 업계에서는 의료지구 내 ‘알짜 땅’이면 공개 모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자 등 자금동원 능력이 되고 아이디어가 많은 수도권 업체들이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방안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언가. 현실을 무시해 일을 그르치면 안된다. 사업 부진의 원인을 정밀 진단할 때다. 더 늦기 전에 수성의료지구 활성화 방안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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