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갈 길 먼 스마트워크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참으로 많은 변화들이 우리 주변에서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향후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지속될 트렌드를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역시 비대면 비접촉을 중심으로 한 언택트(untact) 현상을 들 수 있겠다. 이는 소비와 생산은 물론 각종 사회적 활동에 이르기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방대하고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우리 일상의 근로환경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 근로자나 기업 모두의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한데 이른바 스마트워크(smartwork)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워크는 통상 재택근무나 이동근무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이 말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경영활동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필수불가결한 인사노무관리 수단으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근로자들 스스로가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업무 효율성 또는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서 근로자나 사용자 측인 기업 양측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의 희생양이 되지 않아도 됨은 물론 재택근무로 인한 이점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한 글로벌 조사업체의 재택근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제고 효과만 연간 근로자 1인당 1.4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물론 출퇴근 시간이 그만큼 줄어드니 기름이나 인쇄용지 등을 적게 쓰는 등 지구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은 생산성 개선 효과의 내재화,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등에 재택근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로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은 홈오피스 구축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육아휴가 기간 연장과 수당을 지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거비 등 생활비가 적게 드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직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대신 이를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재택근무 지원 비용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급여지역화(pay localization) 전략을 도입한 기업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만일 국내에서도 이런 제도들이 도입될 수만 있다면 기업 경영에도 도움이 됨은 물론이요 근로자의 웰빙이나 육아 및 간병 시간 확보,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 대응 등등 많은 사회적 니즈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대도 해 본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뛰어넘어야 할 큰 산들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스마트워크 도입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생산성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 스스로는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관리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크게 변화된 것이 없다는 평가여서 스마트워크 도입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큰 산은 인사관리 측면이다. 근태관리에서부터 성과 평가 및 관리, 보상 지급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팀원이나 조직 구성원 간 의사소통 문제는 인사관리 측면을 떠나 전사 생산성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시나리오별로 적절한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으면 성공적인 재택근무를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어떻게 보면 넘어야 할 가장 시급하고 큰 산은 경영관습일 수도 있다. 경영진 또는 관리자의 자세나 조직의 관성 등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재택근무와 같은 스마트워크가 전사 차원에서 장려되거나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는 매우 힘들다. 특히 재택근무자에 대한 조직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은 스마트워크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많은 장애요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모처럼 확산되고 있는 스마트워크가 제대로 자리잡아 기업 경쟁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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