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리 外

가을 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아이들의 감성에 아름다운 색깔을 입혀줄 어린이 동화책이 눈길을 끈다. 상상력이 풍부한 흥미로운 이야기 못지 않게 책속에 들어온 삽화가 인상적인 어린이 동화책을 소개한다.

▲ 세상의 소리
▲ 세상의 소리
◇세상의 소리/젬마 시르벤트 지음/김정하 옮김/분홍고래/40쪽/1만6천 원

자연의 아름다움을 되새겨 보는 그림책 ‘세상의 소리’가 출간됐다.

이 책 ‘세상의 소리’는 그림으로 들려주는 세상이야기다. 그림과 글이 음악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며, 일상을 마법으로 채우는 법을 알게 해 준다.

그림에 소리가 있을까? 소리에 색깔이 있을까? 그리고 향기에 모양이 있을까? 책은 현실에서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아이들이 닿도록 선물한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며 그 소리를 듣고, 거기서 오는 일렁임으로 그 향기와 다채로운 색을 상상하게 한다. 바로 그림책이 주는 마법같은 선물이다.

주인공인 소피아는 사색을 즐기는 아이다. 바다와 해변에서 발견하는 수많은 소리로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곤 한다.

방학을 맞아 산골에 자리한 외갓집을 찾아간 소피아는 숲에게 바다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마음속에 가득 바다를 담아 숲으로 들어간다.

고요하던 땅의 안개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피어오르자 어디선가 숲의 음악이 들려온다.

생쥐들이 움직이고 다람쥐가 호두를 들고 나무를 오르내린다. 곤충들과 작은 동물, 큰 동물, 숲속을 흐르는 샘물과 바람이 흔드는 나뭇잎 소리까지 모두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

그렇게 소피아는 바닷가 마을에서 담아온 바다의 소리를 숲속 친구들에게 선물해 준다. 바다와 숲은 그렇게 하나가 돼 아름다운 세상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깊은 밤 달빛이 은은하게 숲속을 비추는 가운데 모두의 연주가 시작된다. 숲과 바다는 하나가 돼 세상의 음악을 연주한다.

소피아는 두 눈을 꼭 감는다.

사색은 마음을 위로하고 감각을 살찌우게 한다. 파도에서 고래의 여정을 찾아내고 들꽃을 스치는 바람에서 계절의 속삭임을 듣는다.

‘세상의 소리’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매 순간 우리와 함께하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들의 이야기를 마음 깊이 느끼도록 도와준다.

▲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안드레아 에르네 지음/이상희 옮김/크레용하우스/16쪽/2만 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병원 여러곳을 둘러보고 거기서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등 일상의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 상식과 일상에서 생기는 과학적 호기심들, 그리고 깊이 있는 과학 이론도 쉽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에서는 병원은 어떤 곳인지를 알아보고, 병원에는 어떻게 가는지, 병원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의사 선생님은 어떤 일을 하는지, 병실은 어떻게 생겼는지 등을 소개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간호사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하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아기는 어디에서 태어나는지, 뼈를 다치면 어떻게 치료하고 수술실은 어떤 곳인지 등 병원이 하는 일을 자세하게 알아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왜 병원에 자주 가는지를 묻고, 예방 접종이나 영유아 검진 등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자주 가야하는 상황들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는 동네에 있는 소아과나 내과보다 훨씬 큰 대형 병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엑스레이, 수술, 주사 등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운 대형 병원에는 피에로가 봉사 활동을 오고,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놀이교실과 놀이방도 있다. 뿐만 아니라 몸이 건강해져서 퇴원하는 날에는 의사 선생님이 용감한 어린이상을 주기도 한다.

저자는 어린이들에게 병원은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곳이라면서 엄마 아빠가 함께 플랩을 열어 보면서 병원의 하루를 따라가 보기를 권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어느새 “나는 커서 의사 선생님이 될 거야”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인 안드레아 에르네작는 1958년 독일 슈투르가르트에서 태어나 신문사 편집자로도 일했다. 이후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하다가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 마음을 담은 연주
▲ 마음을 담은 연주
◇마음을 담은 연주/피터 레이놀즈 지음/김지혜 옮김/길벗어린이/40쪽/1만3천 원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움’은 큰 원동력이 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면 더 오래, 더 꾸준히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성취를 얻기도 한다.

이 책 ‘마음을 담은 연주’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년 라지에게는 피아노를 치는 게 커다란 즐거움이다.

라지가 처음으로 건반을 누르고 두드리기 전까지 피아노는 오랫동안 조용히 놓여 있었다.

라지는 누르는 대로 소리가 나는 피아노가 신기했고, 자기가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내던 라지의 키가 조금 자라 울림 페달에 발이 닿게 됐고, 울림 페달을 누른 채로 건반을 누르면 물감을 섞듯 여러 음을 섞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누가 알려준 적도 누구에게 배운 적도 없었지만, 못한다고 하는 사람도 틀렸다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라지는 피아노를 치는 즐거움 하나로 점점 더 많은 것을 알아가고, 그로 인해 더욱더 즐겁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 책은 많은 베스트셀러 그림책을 만들어 낸 피터 레이놀즈의 음악 이야기책이다. 항상 틀에 갇히지 않은 아이들의 창의력과 예술성을 응원하며 다양한 그림책을 만들어 온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 느꼈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소년 라지가 피아노를 만난 순간부터 오랜 시간 잊고 있던 세계로 다시 빠져들기까지, 부드러운 펜 선과 수채화로 섬세하게 그려 냈다.

라지가 즐거움에 빠져 자신의 음악을 연주할 때는 무지개빛, 틀에 박힌 규칙에 따라 연주할 땐 검은색으로 표현하는 등 색을 통해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느끼며 한껏 즐거워하기도 하고 심한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며 주인공 라지의 마음과 하나가 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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